[토요판 특집] 나는 비례 1번입니다
대표주자 7명, 누구에게 끌리십니까
4021만3482명. 새달 11일 치러질 19대 총선의 선거인 수다. 이들에겐 2장의 카드가 주어진다. 하나는 지역구 의원을 선택하는 카드, 또 하나는 지지하는 정당을 선택하는 카드다. 총선을 앞두고 언론에선 지역구 판세 분석에 한창이다. 하지만 지역구 후보 못지않게 정당 비례대표 선택 여부도 사람들의 큰 관심거리다. 각 당 비례대표 1번 후보자가 풀어놓는 이야기는 선택을 위한 참고서다. 흔히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고들 한다. 선거란 소비자(유권자)들이 시장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상품(정치인·정당)을 자유로이 선택하는 행위나 마찬가지다.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을 대표하는 지역구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에서 지역구 입후보자들이 상품이라면, 비례대표 선거에선 개별 정당 자체가 매장에 전시돼 있는 상품인 셈이다. 각 정당이 내세운 비례대표 후보자 가운데, 특히 1번 후보자는 정당이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느냐 유권자로부터 버림받느냐를 좌우할 ‘대표주자’로 꼽힌다. 정당마다 자신들이 내세우는 가치나 비전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인물을 비례대표 후보자 1번에 경쟁적으로 배치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4월11일 치러지는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선 모두 54석의 비례대표 주인공이 가려진다. 이번 선거에서 비례대표 후보자를 최소 1명 이상 내세운 정당은 모두 20곳이다. 이 가운데 7개 정당의 ‘대표선수’들을 지난 28~30일 <한겨레> 기자들이 직접 만나봤다. 비례대표 투표지를 손에 쥔 독자들의 선택에 조금이나마 보탬을 주기 위해서다. 독자들이 후보자와 소속정당을 좀더 입체적으로 비교·평가해볼 수 있도록 후보자들에게 공통 질문을 던졌다.
새누리당 민병주
“원자력연구 경험, 과학정책에 쓰겠다”
① “이화여대 물리학과와 대학원을 거쳐 일본 규슈대학에서 원자핵물리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본 원자력연구소와 이화학연구소(RIKEN)에서 일했고 1991년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들어가 지금까지 20년여간 원자로 설계용 핵데이터 평가, 중수로 안전해석, 원자력 인력수급을 연구해왔다. 이어 폐로·해체 및 사용후 핵연료 처리에 필요한 핵데이터 연구 준비를 하고 있다.”
② “성격상 어려운 일들은 빨리 잊는 편이다. 그래도 굳이 꼽는다면 여성이다 보니까…. 일본의 대학원에 들어갈 때 여학생이라 받기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일본 규슈대학은 실험실이 생긴 지 70년 만에 물리학과에서 여성이 처음이라고 하더라. 내가 들어간 뒤로 일본 여학생 둘이 실험실에 들어왔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처음 들어갈 때도 내 앞에 여성이 없었다. 특채의 경우 대부분 서류 전형이었는데 나만 소장이 따로 직접 봐야 한다며 한 시간 면접을 했다. 전공 관련 질문을 한 40분 한 뒤에 ‘결혼하면 그만둘 거 아니냐’고 묻더라.”
③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부회장과 회장을 지내면서 대덕특구에 사이언스신성어린이집 건설할 때 건설추진위원장을 맡았고,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에 참여할 기회도 많았다. 특히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장을 할 때 정치를 하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다. 그동안 얻은 경험과 생각을 함께 나누고 실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 과학을 통해서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
④ “말 바꾸지 않고 약속을 지키는 정당이다. 새누리당은 국민을 위해 꼭 지킬 수 있는 약속만을 말한다.”
⑤ “내 개인적인 성격과도 잘 맞는 것 같다. 이공계 출신인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이끄는 새누리당은 다른 당에 비해 과학기술계 후보를 많이 추천했고, 여성 과학자를 1번으로 할 만큼 과학기술과 여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국가의 미래가 과학에 달렸다’고 보는 비전이 부합한다.”
⑥ “첫째, 과학기술인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 없이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특히 비정규직 비중을 줄이고 안정적인 연구 여건을 마련해나갈 생각이다. 이런 사회적 인프라를 통해서 우수한 인재가 과학기술을 선택할 수 있는 비전을 보여주는 정책을 펴고 싶다. 둘째, 출산과 육아로 인한 여성 과학인들의 경력 단절을 방지하고 극복해 나가도록 하겠다. 육아의 고민에서 벗어나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대학원 내 직장보육시설 등을 확충하고 싶다.”
⑦ “새누리당은 경제 민주화, 맞춤형 복지, 일자리 정책 등 대표적 정책에 맞춤형 비례대표를 뽑았을 뿐만 아니라 여성, 과학, 장애인, 중소기업, 청년 등 국민 각 분야를 대표할 수 있는 비례대표들을 빠짐없이 추천했다. 이들이 각자 전문 분야의 정책과 법안을 만들어 국민에게 꼭 필요한 일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
글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사진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민주통합당 전순옥
“강북패션벨트 꼭 만들고 싶어”
① “초등학교와 중학교 모두 정규 과정을 마치지 못했다. 1970년부터 77년까지 청계천에서 ‘시다’로 일하며 ‘오버로크’(휘갑치기)도 하고 검수도 했다. 큰오빠(전태일 열사)가 만든 청계피복노조 활동을 통해 일본과 독일 노동운동의 현실을 접했고, 국제연대의 필요성을 절감해 89년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워릭대학에서 한국 여성 노동자를 다룬 <그들은 기계가 아니다>라는 논문으로 비교노동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1년 귀국해 참여성노동복지터와 참신나는옷, 한국패션봉제아카데미(수다공방)를 차려 대표로 일하고 있다.”
② “많았다. 청소일 하며 어학원을 다녔던 유학 초기도 힘들었고. 광주민주항쟁 직후 어머니(이소선)와 작은오빠가 모두 감옥에 갇혀 있을 때 기억도 생생하다. 동생과 둘만 집에 남았는데, 매일 보안사에서 나와 군홧발로 총까지 들고 집 안을 왔다 갔다 했다.”
③ “유학 갈 때 ‘노동운동을 배신하는 거냐’며 말리던 친한 후배가 이번엔 ‘왜 정치 같은 걸 하려 하느냐’며 반대했다. 이번에 새누리당에서도 영입 제의가 있었으나 받아들이지 않았다. 1% 기득권 세력을 대변하는 새누리당에 가는 것은 상상도 하지 않았다. 성실하게 일하지만 하루하루 살아가기가 팍팍한 서민과 노동자를 보듬는 데 도움이 되고 싶었다.”
④ “우리 사회엔 서민 대중, 그야말로 부스러기처럼 약한 사람들이 참 많다. 그런 사람들의 삶을 지탱하고 희망을 줄 수 있는 대안을 가진 당이다. 신자유주의 경제 시스템의 새로운 대안인 사회적기업과 생산자조합을 지원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정당이다.”
⑤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 1번이 핵 과학자인 반면에, 민주당은 봉제공장 여성 노동자로 자라온 나를 선택했다. 99% 서민의 지친 삶, 성실하게 일하면서 기회를 얻지 못하는 소외계층의 삶을 대변할 사람으로 나를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⑥ “‘강북패션벨트’를 꼭 만들고 싶다. 서울 종로구, 중구, 성북구 일대에 영세 의류 공장이 1만개가 넘는다. 1곳당 평균 5명 이상 근무한다. 이걸 한데 묶어 ‘메이드 인 코리아 프리미엄’을 갖는 세계적 패션 특구로 만들고 싶다. 수만개의 좋은 일자리가 생긴다. 3디(D) 산업으로 피폐해진 의류 제조 직종을 살맛 나는 일자리로 업그레이드하도록 노동자 재교육 등 인프라를 갖추는 데 역량을 투입할 생각이다. 유학에서 돌아와 ‘왜 이곳에선 지금도 장시간 저임금 노동을 해야 하는가’라는 새로운 질문이 생겼다. 노조도 해답이 될 수 없는 노동자들의 대안이 뭘까를 고민한 결과물이다.”
⑦ “다수 서민들이 웃음을 띠고 살려면 민주당이 내건 공약을 실현할 수 있도록 믿고 찍어줘야 한다. 찍고 마는 게 아니라, 선거 뒤 민주당이 공약을 잘 실현할 수 있도록 지켜보고 모니터링하는 역할도 국민이 함께 해줘야 한다.”
글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자유선진당 문정림
“장애인 보험 확대…무상의료엔 반대”
① “20년 동안 가톨릭의대 재활의학과 교수로 지내다가 지난해 11월 말부터 자유선진당 대변인을 맡고 있다. 교수 시절에는 대한의사협회 공보이사 겸 대변인과 한국여자의사회 공보이사 등을 맡아 의료 현장과 정책을 연결하는 역할을 했다.”
② “20년 동안 우리 가족을 돌봐줬던 분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을 때 가장 슬프고 힘들었다. 어느 날 새벽 그분이 심근경색으로 내가 근무하던 병원에 실려 왔고, 급하게 시술을 받았지만 영영 깨어나지 못했다. 교육을 많이 받지 못했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분이었지만 나에게는 친언니와 다름없던 분이었다. 특히 내가 의사인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신체적 위험을 알아채지 못한 것이 안타까워 1년 가까이 힘든 시간을 보냈다.”
③ “지난해 11월 자유선진당 대변인이 2주 동안 공석이었다. 그때 의료계 쪽에서 나를 대변인으로 추천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 무대에 뛰어들게 됐다. 대한의학회 정책이사 등의 일을 하면서 입법활동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절감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치활동과 연관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꾸준히 하고 있었다.”
④ “공정하고 따뜻한 보수를 지향하는, 작지만 강한 정당이라고 할 수 있다. 국가 안보는 철저히 하면서 민생과 관련된 현안에서는 국민 행복의 가치를 지키는 따뜻한 보수. 이게 바로 우리 당이 지키고자 하는 바다. ‘지역 패권 정당’과 ‘지역 기반 정당’은 다르다. 지역 기반 정당은 그 지역의 특성과 지역민이 원하는 바를 가장 잘 알고, 그것을 지역 발전을 위해서 일하는 정당이다.”
⑤ “민생에 있어서 의식주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다. 내가 20년 넘게 몸담았던 의료 분야는 국민 생명뿐 아니라 인권과도 관련된 분야다. 우리 당에서 추구하는 국민 행복,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지키는 데 있어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⑥ “장애인의 언어치료 시 의료보험 혜택이 안 되는 부분, 보조기·휠체어의 교부 제한, 보톡스 등 뇌성마비인들의 근육을 풀어주는 약제의 보험 제한 등을 개선하는 법안을 만들고 싶다. 또 금연구역을 확대하고, 경고 문구 삽입 등 금연 방지책 법제화를 추진하겠다. 가장 크게 생각하는 부분은 야권이 주장하는 무상의료 공약이다. 현실적으로 건강보험 재정이 위기인 상황에서 이런 제도를 도입한다면 재정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 무상의료 반대 입장에서 철저하게 검토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⑦ “제3정당이 꼭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제3정당은 거대 여야가 정략적인 싸움으로 정쟁에 몰두할 때 견제·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까지 제3정당은 자유선진당이었고 앞으로도 그렇게 되고 싶다. 제3정당으로서 교섭단체 이상의 의석수를 가지고 19대에서 활동을 할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
글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사진 강재훈 기자 khan@hani.co.kr
통합진보당 윤금순
“농민·소비자 위해 ‘행복밥상법’을”
① “인천 강화의 농사짓던 집에서 태어났고 서울시립대 환경공학과를 졸업했다. 정직하게 살고 싶어 1983년 농민이 됐다. 이듬해 지역 농민회를 만들어 고추 제값 받기 운동 등을 조직했다. 1988년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을 꾸려 2003년부터 4년 동안 회장을 맡았다. 2004년부터는 국제 농민단체인 비아 캄페시나의 동남·동아시아 지역대표로 활동했고, 2005년엔 스위스 민간단체가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한 세계 여성 1000명에 포함됐다. 지금은 통합진보당 농민위원장이다.”
② “1997년 정권교체 뒤 농민운동과 연대했던 학생운동권 출신 인사들과 노동계 인사들이 대거 정부와 국회로 들어갔다. 그즈음 신자유주의 파고가 갑자기 들이닥쳤고, 개방정책이 강화되면서 농민들은 가장 혹독한 피해자가 됐다. 권력에 참여한 ‘동지’들이 잘해주길 바랐지만 속수무책이었다. 농민운동 지도부도 어찌 대응할지 몰랐다. 농민운동 내부가 갈라졌고 많은 갈등과 혼란이 왔다. 외환위기로 사료값이 폭등했고 키우던 염소를 모두 내다파는 등 개인적으로 경제적 어려움도 무척 컸다.”
③ “2003년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투쟁을 하면서 농민들의 현실정치 참여를 추진했다. 당시 전여농 회장으로 총선 후보를 냈고 지방의원도 배출했다. 하지만 직접 나서진 않았다. 그러다가 아들(23)이 대학에 들어간 뒤 ‘같이 집회에 나가자’고 했더니 ‘맨날 데모한다고 세상이 바뀌냐. 정치를 하라’고 하더라. 젊은 세대가 ‘정치가 세상을 바꾼다’는 생각을 한다는 데 놀랐다. 그 뒤 민노당 최고위원 등 정당활동을 하게 됐다.”
④ “노동자·농민과 서민을 대변하는, 99%를 위한 정당이다. 노동이 존중받고, 평화와 통일, 생태, 연대 등의 가치가 구체적인 정책으로 펼쳐지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
⑤ “농민이면서 여성운동도 했고 통일운동에도 참여했다. 20년 넘게 유기농사를 지었고, 생협 활동을 통해 소비자들과도 관계를 맺고 있다.”
⑥ “농민과 생산자·소비자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생산·유통 구조를 만들기 위한 ‘국민기초식량보장법’, 이른바 ‘행복밥상법’을 만들겠다. 쌀, 콩 등 핵심 품목 위주로 20가지가량의 기초농산물을 정해서 국가가 수매하고, 소비자에겐 ‘가격 상·하한제’를 실시하는 것이다. 농민들도 소비자들도 모두 안정적인 가격에 사고팔 수 있다.”
⑦ “통합진보당의 많은 지역구 후보들이 야권연대를 위해 용퇴했다. 지역후보는 야권단일후보를, 정당투표는 통합진보당을 찍어달라. 통합진보당은 의석수가 적을 때도 무상의료·무상급식 등을 전면에 내거는 등 노동자·농민과 서민의 삶터·일터를 지키기 위해 헌신했다. 안정적인 원내교섭단체가 되면 99% 국민을 위해 더 힘있게, 더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글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사진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국민생각 전여옥
“보수의 식스팩…당과 난 싱크로율 99%”
① “서울에서 났다. 이화여대를 졸업한 뒤 <한국방송>에 입사했다. 1990년 12월 도쿄 특파원으로 나갔다가 93년 8월에 퇴사했다. 이후 프리랜서 등으로 2004년 한나라당에 입당해 대변인을 했고, 2006년엔 최고위원을 지냈다. 지난달 9일 국민생각에 입당했다.”
② “난 별로 추위를 안 탄다.(웃음) 1991년 7월 도쿄 특파원 당시 교통사고가 났다. 3주 동안 손가락 하나 까딱 못하고 병원에 있었다. 외국에서 아파 혼자 누워 있으며 고독과 고통 속에서 많이 성장하고 담금질됐다. 또 한번은 1988년 올림픽 전후로 아버지가 건축업을 하다 망해서 1년 반 동안 지하 셋방에서 살았다. 집에 식탁까지 빨간딱지가 붙었다.”
③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내 노력만으로 열심히 일한 걸로 나름 먹고살게 됐고, 부모에게 집도 사드렸다. 이런 한국 체제와 시스템이 자랑스러웠다. 그런데 2004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전 국민이 보는 기자회견에서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을 향해 ‘머리 좋고 좋은 대학 나온 출세한 사람이 왜 시골의 별 볼 일 없는 형님을 찾아갔느냐’고 했을 때 위기의식을 느꼈다. 대통령의 기본적 책무는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것 아니냐. 이건 대통령의 기본 책무에 반하는 행동이다. 한나라당은 유일한 보수정당이었는데 이 당이 없으면 보수가 뿌리째 뽑힌다고 생각했다.”
④ “한나라당(새누리당)은 국민이 170여석이나 몰아줬는데도 국민이 원하는 것을 못했다. 국민생각은 국민을 지켜줄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정당이다. 가장 중요한 건 질서와 치안 유지다. 6·15 선언이나 10·4 선언은 국회가 추인하지 않은 밀실 합의이자 일방적인 대북 러브레터였다. 더구나 북방한계선(NLL)은 바다의 휴전선이다. 당시 서해대전이 일어났는데도 남북이 같이 조업하자고 조인을 하고 왔다. 이를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계승한다고 했다. 충격 받았다. 국민생각은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통일정책을 펼칠 정당이다.”
⑤ “싱크로율 99%다.(웃음) 국민생각은 국회의원을 100명 내외로 줄이자고 했는데 나는 찬성한다. 전교조 문제도 있다. 전교조는 순수함을 잃고 아이들을 전사로 기르고 세뇌시키고 있다. 또 국민생각은 디티아이(DTI) 폐지를 내걸었다. 부동산 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이 규제를 푸는 게 가장 중요하다.”
⑥ 군인과 경찰을 존경한다. 법치가 제대로 서려면 군경이 존경을 받아야 한다. 경찰이 뺨을 맞고, 해군이 해적으로 불려선 안 된다. 민주화운동보상추진 재심청구법을 다듬어 입법화하고 싶다.”
⑦ “보수를 살리려면 국민생각을 보수의 메기로 삼아야 한다. 미꾸라지를 담은 통에 메기를 넣으면 미꾸라지들이 긴장해 팔딱거린다. 국민생각은 보수의 자극제이자 보수의 식스팩이다.” 글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사진 강재훈 선임기자
녹색당 이유진
“탈핵은 시대정신…고리원전 폐기해야”
① “1999년부터 14년 동안 환경운동단체인 녹색연합의 활동가였다. 미군기지 환경오염, 야생동물보호, 국제연대운동을 했고, 2005년부터 에너지와 기후변화 문제에 집중해왔다. 녹색당은 학력을 나타내지 않는다.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공부하는 걸 즐겼다. <동네에너지가 희망이다>, <태양과 바람을 경작하다>라는 책을 썼다.”
② “미군기지 환경오염 문제를 밝혀낼 때였다. 기지 안에 들어갈 수 없어서 외부로 흘러나오는 기름오염 사고나 토양오염 현장 주변을 맴돌면서 입증하는 게 어려웠다. 매향리 미군기지 중금속오염 조사하러 갈 때는 혼자 시료를 채취하느라 갯벌에 구토까지 했다. 엄청난 이슈를 감당해야 하는 버거움이 컸다. 한-미 양국 정부가 함께 풀어가야 하는 문제란 점도 쉽지 않았다.”
③ “얼마나 많은 개발현장이 있었나. 새만금, 4대강, 천성산…. 매번 토건그룹이 개발계획을 내놓으면 반대하고 막으러만 다녔는데, 이래서는 이 싸움이 끝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시민단체 활동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정치를 통해서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결정적인 계기는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났는데도 이 정부는 핵발전소를 확대하고 수출하겠다고 나선 점이다. 반대하는 국민들이 분명히 있는데 어떤 정당도 그 목소리를 대변해주지 않아서 직접 나섰다.”
④ “‘생태적 지혜, 풀뿌리 민주주의, 소수자와 약자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녹색당을 표현하는 단어다. 당의 운영도 ‘반정당의 정당’이다. 기존의 정치가 가지고 있었던 것에 반하는 정당운영을 꿈꾼다. 당원의 절반이 여성이고, 이번 5명의 후보(지역2 비례3) 중 3명이 여성이다. 젊은이들의 참여가 많고, 수평적 관계로 이뤄져 있다.”
⑤ “현재 우리나라 시대정신이 에너지 문제이고, 탈핵이라고 생각한다. 새누리당은 비례대표 1번을 핵 과학자로 정하지 않았나? 우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07년 고리 1호기 수명 연장 논의에 참여해서 이를 승인한 사람이다. 내가 탈핵 의제를 가장 잘 이끌 후보다. 중앙집중적인 핵 발전이 아닌 대안을 말하려 한다.”
⑥ “고리원전 1호기를 폐기하는 것이다. 원전 수명 연장을 폐기하는 방안을 만들어 연장이 안 되도록 하고, 삼척과 영덕에 신규 원전을 못 짓도록 할 거다. 2030년까지 원전을 다 없애는 ‘2030 탈핵법안’을 마련하겠다. 동시에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밥상을 만드는 것도 우선과제다.”
⑦ “이번에 거대 야당에서는 탈핵, 4대강 복원,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농업회생 등의 4가지 과제를 다룰 사람을 공천하지 않았다. 또 새누리당 비례대표 1번은 찬핵을 상징한다. 우리 녹색당이 아니면 탈핵, 에너지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물론 정책적으로 필요한 부분은 다른 진보정당과 연대할 수 있다. 지금도 연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글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진보신당 김순자
“비정규직 설움, 싹 쓸어내야지”
① “2003년부터 울산과학대에서 청소일을 했다. 2006년에 민주노총 연대노동조합에 가입했다가 5개월 만에 해고당했고, 2007년 6월1일에 재입사했다. 청소일 하기 전에는 그냥 ‘울산 아지메’였다. 장사도 하고 당구장도 하고 식당도 했다. 딸과 둘이 살고,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해 초등학교 동창모임 회장을 했다. 내가 모임을 활성화시켰다.(웃음)”
② “1993년 남편과 사별했을 때. 남편은 간이 안 좋아 10년 정도 투병했다. 고쳐보려고 좋다는 거 다 써봤는데 간이 나빠 소화를 잘 못 시키니까 당뇨까지 오더라. 남편과는 장사도 같이 하고 했는데, 내 생애 그때 충격이 가장 컸다. 2006년 노조활동 하면서는 성격도, 생각도 다른 조합원들의 마음을 한데 모아내는 게 어려웠다. 나보다 청소일을 오래 한 선배들이 날 믿을 수 있도록 만들기까지 쉽지 않았다.”
③ “청소랑 노조 일만 열심히 했는데 어느 날 진보신당에서 제의가 들어왔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밤에 잠이 안 오더라. 조합원들도 ‘언니가 방패막이가 돼줬는데 언니가 가면 조합에 타격이 있으면 어쩌노’ 하면서 울더라. ‘내가 좀더 큰일을 하기 위해서 간다 생각하고 축하해주면 일을 잘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④ “내가 비례대표 1번으로 출마한 것부터가 다른 정당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다른 당 출마자들을 보면 이른바 ‘좀 잘나가는’ 분들, 거의가 다 그렇더라. 그냥 ‘비정규직 내가 철폐할게’라고 말하는 정당, 입만 살아 있는 정당이 아니라 행동하는 정당이 진보신당이다. 이 사회를 진보적인 사회로 만들어보겠다는 의지가 있는 당이다.”
⑤ “‘너네들 비정규직 뒤돌아봤나. 비정규직들이 얼마나 통곡하고 있는지 아나. 똑바로 해라’ 하며 진보신당 빨간색 조끼랑 잠바 입고 국회로 출근할 거라 마음먹고 있다. 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다 된다. 잘못된 정치가 있거든 청소하듯 종량제봉투에 담아가 분리수거하고 폐기처분하려 한다.”
⑥ “당연히 비정규직 문제다. 출마하고 비정규직 노동현장을 많이 다녀 보니 대다수가 계단 밑에서 쉬더라. 특히 아파트 청소가 그래. 건물을 지을 때부터 청소노동자들 쉴 공간을 마련하도록 건축법에 의무화할 생각이다. 왜 우리는 밥을 안 주는지도 따져 물어야 한다. 우리도 쉴 공간이 필요하고 밥을 먹어야 한다.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비정규직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사용사유제한을 제도화할 계획이다.”
⑦ “바다에 20~30%의 소금이 들어 있기 때문에 바다가 썩지 않는다는 말을 좋아한다. 그런 진보적인 정당이 없다면 이 사회는 더 나빠질 거다. 다른 정당들이 비정규직 철폐한다, 격차 줄인다 떠들지만 난 이해할 수가 없다. 절반이 넘는 의석을 차지했는데도, 다른 법은 날치기도 잘하더니 비정규직 문제는 해결 안 했잖아. 우리 당은 다르다.” 글 최우리 기자, 사진 강재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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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21만3482명. 새달 11일 치러질 19대 총선의 선거인 수다. 이들에겐 2장의 카드가 주어진다. 하나는 지역구 의원을 선택하는 카드, 또 하나는 지지하는 정당을 선택하는 카드다. 총선을 앞두고 언론에선 지역구 판세 분석에 한창이다. 하지만 지역구 후보 못지않게 정당 비례대표 선택 여부도 사람들의 큰 관심거리다. 각 당 비례대표 1번 후보자가 풀어놓는 이야기는 선택을 위한 참고서다. 흔히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고들 한다. 선거란 소비자(유권자)들이 시장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상품(정치인·정당)을 자유로이 선택하는 행위나 마찬가지다.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을 대표하는 지역구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에서 지역구 입후보자들이 상품이라면, 비례대표 선거에선 개별 정당 자체가 매장에 전시돼 있는 상품인 셈이다. 각 정당이 내세운 비례대표 후보자 가운데, 특히 1번 후보자는 정당이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느냐 유권자로부터 버림받느냐를 좌우할 ‘대표주자’로 꼽힌다. 정당마다 자신들이 내세우는 가치나 비전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인물을 비례대표 후보자 1번에 경쟁적으로 배치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4월11일 치러지는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선 모두 54석의 비례대표 주인공이 가려진다. 이번 선거에서 비례대표 후보자를 최소 1명 이상 내세운 정당은 모두 20곳이다. 이 가운데 7개 정당의 ‘대표선수’들을 지난 28~30일 <한겨레> 기자들이 직접 만나봤다. 비례대표 투표지를 손에 쥔 독자들의 선택에 조금이나마 보탬을 주기 위해서다. 독자들이 후보자와 소속정당을 좀더 입체적으로 비교·평가해볼 수 있도록 후보자들에게 공통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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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연구 경험, 과학정책에 쓰겠다”
새누리당 민병주
“강북패션벨트 꼭 만들고 싶어”
민주통합당 전순옥
“장애인 보험 확대…무상의료엔 반대”
자유선진당 문정림
“농민·소비자 위해 ‘행복밥상법’을”
통합진보당 윤금순
“보수의 식스팩…당과 난 싱크로율 99%”
국민생각 전여옥
“탈핵은 시대정신…고리원전 폐기해야”
녹색당 이유진
“비정규직 설움, 싹 쓸어내야지”
진보신당 김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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