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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5.15 21:52 수정 : 2006.06.09 16:22

사타르 카셈 팔레스타인 나자대학 교수·정치학

세계의창

1979년 팔레비왕에게 반기를 든 이란혁명이 승리로 끝나자, 이란이 언젠가는 ‘핵강대국’으로 등장하는 날이 올 것이라는 예측이 계속돼왔다. 이란 종교지도자들은 ‘자주’를 매우 중시하는 정서와 함께 등장했고, 훌륭한 무슬림은 남을 공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침략자들을 막아내기 위해서 항상 강해야 한다는 것을 종교적 가르침으로 강조했다. 그들은 아랍인과 무슬림이 오랫동안 서방과 이스라엘로부터 모욕당하고 부를 강탈당해 왔으며, 대부분의 아랍·무슬림 정권들은 미국의 꼭두각시로서 국민들을 낙후된 상태로 몰아넣었다고 생각했다.

미국과 아랍 정권들은 이란 이슬람정권이 무슬림의 존엄성과 팔레스타인 해방에 대한 정치적 담론을 채택했기 때문에 초기부터 이란혁명을 의혹의 눈길로 바라봤다. 아랍 정권들은 ‘이란발 열정’이 자신들의 나라로 번질까 두려워했다. 이스라엘도 위협을 감지했고, 미국은 에너지에 대한 고민에 휩싸였다. 이 때문에 셋은 협력해 사담 후세인을 내세워 이란에 대한 전쟁을 일으켰다. 이란은 자체 군사력을 발전시키지 않는다면 이런 취약한 처지가 계속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알아차렸다. 그들은 미국과 유럽 나라들의 포위작전으로 큰 손실을 입었으며, 결국 무기 개발이라는 ‘필요한’ 절차를 밟기로 했다.

오랫동안 이란은 전세계의 관심을 러시아의 협조로 페르시아만에서 건설 중인 전력생산용 핵시설로 유도했고, 서방 정보기관은 이란이 이룬 핵연구 성과를 제대로 감지해내는 데 실패했다. 이란은 파키스탄 핵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의 도움 등에 힘입어 빠르게 핵 기술을 얻었으며, 서방과의 대립 상황에서 기댈 수 있는 어떤 것을 개발해왔다. 만약 무력대치 상황을 맞게 된다 해도, 이란은 유리한 여러 요소를 가지고 있다. 이란은 160만㎢의 광대한 영토와 7천만 인구를 가진 나라여서 전략적으로 공군력과 미사일 능력을 발전시켜왔고, 이스라엘은 미국의 직접 개입 없이는 이란 공격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공격을 받는다면,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의 유전과 정유시설에 보복공격을 할 수 있으며, 유가는 배럴당 200달러까지 이를 수도 있다. 이란은 아직 저항공격에 적극 가담하지 않고 있는 이라크 시아파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이라크 주둔 미군에 엄청난 부담을 줄 것이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미국이 기껏 공군이나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할 수 있을 뿐이라고 확신한다. 이란의 광대한 국토와 새 전쟁을 벌이기엔 부족한 미군의 능력 때문에 지상전은 고려되지 않고 있다. 이란은 공격을 받으면 이스라엘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으며 그럴 능력도 있다. 물론 미국이 군사공격을 감행한다면 이란은 파괴의 고통을 겪게 되겠지만, 많은 전략문제 전문가들은 그것이 이란의 군사적 능력을 마비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본다.

미국은 이란을 계속 위협하면서도 유엔에 의존하고 있으나,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대이란 경제·군사 제재에 따르려 하지 않는다. 프랑스와 영국이 이란 정권을 붕괴시키려는 미국의 노력에 동참할 것인가? 미국은 새로운 군사적 모험을 강행할 것인가?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엄청난 문제에 직면해 있는 미국엔 상황이 쉽거나 편하게 보이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란이 결국 핵강대국으로 등장할 것이며 미국은 이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힘겨운 세월은 이스라엘에도 돌아갈 것이다. 건국 이래 처음으로 이스라엘은 존재에 대한 위협을 느끼고 있다.

사타르 카셈 팔레스타인 나자대학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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