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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5.06 18:05 수정 : 2007.05.06 20:04

사타르 카셈/팔레스타인 나자대학 교수·정치학

세계의창

중동에서 겪고 있는 문제들 가운데 미국이 가장 불안하고 위험하게 여기는 것은 중동의 전통적 세력균형이 도전받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이스라엘은 다른 아랍국들이 군사적으로 대적할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서구 국가들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줄곧 이 시온주의 국가에 군사적 우위를 확보해 주려 했다. 이스라엘이 군수산업 분야에서 큰 발전을 이뤘지만, 미국은 여전히 F15와 F22 전투기 같은 첨단 군사장비들을 제공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시오니즘의 산물이지만, 서구 국가들이 유대국가 창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이스라엘은 결코 수립되지 않았을 것이다. 서구 국가들은 공식, 비공식적으로 이스라엘과 우호관계를 맺어온 전통 아랍 정권들의 생존에 집착해 왔다. 이 정권들은 이스라엘의 안보와 서구식 비전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었다.

이슬람국인 이란은 1979년 국왕을 몰아낸 이슬람혁명 이후 다른 길을 가기로 결정했다. 이란은 처음부터 스스로의 힘을 통해서만 스스로의 안위가 확보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1980년대 초 전쟁에서 아랍, 이스라엘, 서구 국가들이 강하게 밀어붙이자 이란은 따끔한 교훈을 얻었다. 이란은 강력한 군사봉쇄를 당했고, 서구의 군사장비로 무장한 적군과 싸워야 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위험한 국가로 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처음부터 이란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을 강탈한 불법 국가라고 선포했다. 이란 정부를 이끈 성직자들은 테헤란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의 폐쇄를 명령하고, 이스라엘과 모든 관계를 끊었으며, 이스라엘 대사관 건물을 이란내 팔레스타인인들이 활동 센터로 쓰도록 넘겨줬다. 1979년 혁명 이후 이란은 중동에서 미국의 정책에 반대하는 주요 국가였다.

이란은 레바논에 헤즈볼라를 세움으로써 아랍-이스라엘 또는 무슬림-이스라엘 분쟁에서 주요 행위자가 되기로 결단을 내렸다. 헤즈볼라는 1982년 남부 레바논에서 이스라엘에 맞서 저항을 시작했고, 이스라엘을 이 지역에서 몰아냈다.

이란이 이스라엘, 그리고 아마도 동유럽을 사정거리에 두고 걸프만(페르시아만)과 인도양의 미 해군 함정까지 위협할 수 있는 미사일들을 개발해 왔다는 것은 명백해지고 있다. 이란은 핵기술 분야에서도 중요한 진전을 이루었다.

2006년 남부 레바논에서 벌어진 전쟁은 이스라엘과 미국에 적신호가 됐다. 이스라엘이 천명했던 목표들을 고려하면 이스라엘에게는 진정 놀랄 만한 패배였다. 이스라엘의 머리 위로 위협적인 질문이 등장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같은 조직에 결정타를 가하지 못했다면, 시리아나 이란이 전면에 나설 경우 어떻게 될 것인가?


이란의 핵기술이 약진해 중동에서 이스라엘의 핵무기 독점이 종말을 고한다면, 중동은 엄청난 변화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 아랍 정권들은 새로운 내적·외적 도전을 맞게 될 것이고, 아랍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주도권도 사라질 것이다. 이스라엘은 생존의 위협을 느낄 것이다. 일부 아랍 정권들은 무너질 것이고 미국의 이익도 협상 테이블에 오르게 될 것이다.

중동에선 새로운 변화가 벌어지고 있다. 이란이 계속 전진한다면 중동은 새로운 모습이 될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이나 대부분의 아랍 정권들은 무슨 방도를 취할 수 있는지 고민하느라 바쁘다. 이란이 계속 핵기술을 발전시킬 권리를 인정하라고 요구하고, 헤즈볼라가 강력한 무장을 유지한다면, 미국 쪽에서 군사적 선택을 할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미국과 동맹들이 그 전쟁에서 승리할 것인가? 이란은 겁내지 않고 어떤 군사적 모험도 실패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사타르 카셈/팔레스타인 나자대학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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