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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0.07 17:57 수정 : 2007.10.07 17:57

딘 베이커/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

세계의창

지난해 2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으로 취임한 벤 버냉키는 주택시장이 경제에 특별한 위기를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올해 초 그는 (주택시장에)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문제는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국한된다며, 여전히 인플레이션 관리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연준은 이자율을 0.5%포인트 낮췄다. 투자자들에게는 주택시장에 경기침체를 가져올 수 있는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연준의 현실 인식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옮겨갔지만, 낮은 이자율은 주택시장 거품 붕괴의 충격에 대응하기엔 적절치 않다. 주택시장의 문제는 서브프라임 시장을 형성하는 저수입층의 범주를 넘어설 것이기 때문이다.

집값은 가격변동 추이에 따른 예측에 비해 70% 이상 올랐다. 집값 상승은 주택건설 붐을 불러왔다. 2002∼06년 기간에 짓기 시작한 집들의 수는 10년 전에 비해 80% 늘어났다. 한동안 많은 중산층 가정들이 집을 두세 채 보유해, 공급 과잉은 투기 수요에 흡수됐다. 그러나 투기 거품의 결과가 항상 그렇듯, 투기 자금은 결국 바닥을 보였다. 현재의 주택 미점유율은 여느 시기와 비교할 수 없는 최고 수준이다. 공급 과잉으로 집값은 전국적으로 하락세다. 집값 폭등이 심했던 곳에선 연간 두자릿수의 하락률을 보인다.

금융권의 서브프라임 대출 회수 상황은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시장의 주택 구입자들이 대부분 수입이 적은데도 바보같이 대출을 허용한 탓이다. 집값이 떨어지는 건 더 큰 문제다. 집값이 계속 올랐다면 최악의 대출도 회수될 수 있다. 추가로 창출된 자산이 추가 담보가 되기 때문이다.

주택시장의 붕괴가 경제에 끼칠 영향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주택시장의 감소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5%를 차지하는 주택시장에서 신규 건설과 판매는 앞으로 2년 동안 20∼4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국민총생산은 2% 가량 감소할 것이다.

주택가격이 창출한 부의 감소가 소비에 끼치는 영향도 크다. 집값 거품이 창출한 8조달러 이상의 부를 담보로 대출받은 돈으로 집주인들은 호화로운 소비생활을 누리거나 수입에 걸맞지 않은 소비생활을 했다. 거품이 꺼지면 연간 소비는 4천억달러 가량 감소할 것이며, 이는 국민총생산의 3% 규모다.

위의 영향만으로도 경제는 심각한 침체에 빠질 것이다. 그러나 전례없던 채무 불이행의 흐름 속에서 많은 금융기관이 파산하면 자금시장엔 2차적 영향이 예상된다. 이는 경제가 성장을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신용 흐름을 단축시킬 것이다.

많은 부작용이 예상되지만 버냉키는 이자율을 낮출 것이다. 그것은 비교적 약한 무기다. 결과도 그가 기대한 것보다 약할 것이다. 2005년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은 단기금리를 3%포인트 이상 올렸는데도 장기금리는 낮은 상태를 유지해 ‘그린스펀 수수께끼’를 낳았다. ‘버냉키 수수께끼’는 그 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낮은 단기금리가 달러화의 추가하락을 가져올 것이고, 투자자들은 장기채권에 높은 이자율을 요구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버냉키는 연준이 단기금리를 아무리 낮춰봤자 장기금리를 낮출 능력은 없다는 점을 알게 될 것이다.


쉽게 말해 연준은 주택가격 거품 붕괴에 뒤따른 경기침체, 그것도 아주 심각할 수 있는 침체에 힘있게 대응하지 못할 것이다. 그린스펀은 2001년 주식시장 거품 붕괴로 야기된 경기침체로부터 회복 속도가 아주 더디다고 말했다. 주택시장 거품 붕괴 때의 회복은 더욱 더딜 가능성이 크다. 미국 경제의 가까운 미래는 지난 25년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도 어두워 보인다.

딘 베이커/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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