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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1.18 18:14 수정 : 2007.11.18 18:14

사타르 카셈/팔레스타인 나자대학 교수·정치학

세계의창

아랍-이슬람 지역은 심각한 긴장의 중심지다. 긴장은 이미 몇차례 전쟁으로 비화했다. 앞으로 더 많은 전쟁도 예상된다. 팔레스타인은 긴장의 주요 원천이다. 그러나 열강들 사이의 손목 비틀기 무대는 장소를 옮겨가며 계속되고 있다. 오늘날에는 레바논이 그 무대다.

레바논은 1926년 시리아가 현재의 시리아와 요르단, 팔레스타인, 레바논으로 분할된 이후 한 국가로 인정받아왔다. 레바논은 이질적인 종파 또는 분파들로 구성된 나라다. 우선 무슬림이 있다. 이들은 수니와 시아, 드루즈로 나뉜다. 기독교계에도 마로나이트 종파, 정교회, 가톨릭이 있다. 대통령은 마로나이트 종파 사람이, 총리는 수니파, 의회 의장은 시아파가 맡도록 돼있다. 정치적으로 레바논은 크게 두 그룹으로 나뉜다. 한쪽에는 친미 성향의 ‘3월14일 동맹’이 있고, 다른 쪽에는 헤즈볼라가 이끄는 친시리아 성향의 야당이 있다.

시리아군은, 레바논의 평화를 지키고 레바논 종파간 또는 분파간 전쟁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약 30년 동안 주둔해왔다. 많은 레바논인들이 시리아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레바논에서 독재자처럼 굴고 착취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시리아군 철군 여론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라파크 알 하레리 전 총리도 시리아군 주둔을 못마땅하게 여긴 정치인이다. 그는 2004년 2월14일 살해됐다.

시리아가 의심받았고 미국은 즉각 유엔 안보리를 소집해 행동에 나섰다. 시리아는 철군했고 레바논은 격렬한 내부 투쟁을 시작했다. 레바논 의회 선거가 열렸고 총리가 선출됐다. 레바논의 모든 정파가 참여한 정부가 구성됐다.

야당으로 분류된 일부 레바논인들은 포아드 아스 사니우라 총리의 정책에 대해 불평했다. 시아파 각료들이 사퇴해 정부 기능이 마비됐다. 의회 의장은 의회 소집을 거부했다. 주요 레바논 종파가 참여하지 않은 정부는 헌법상 불법이라는 것이었다.

2006년 7월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이스라엘은 패배했다. 패배까지는 아니라도 전쟁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 미국을 둘 다 난처하게 만든 주요 세력으로 떠올랐다. 애초 이스라엘과 미국은 시리아의 레바논 철군과 친이스라엘·친미 성향의 레바논 정부 구성에 관심을 보였다. 이제는 관심사가 늘었다. 헤즈볼라를 무력화해 무장해제하고 아무 영향력 없는 정파로 만드는 일이다. 이스라엘은 이 일에 실패했고, 레바논 내부 세력의 힘이 필요하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유엔 안보리가 전면에 나섰다. 유엔 안보리는 레바논 정부만이 무장할 권한이 있다며 정부 이외의 모든 무장세력은 무기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결정했다. 헤즈볼라는 거부했다. 레바논군이 이스라엘의 침략에 맞서 나라를 방어할 정도로 강해진 뒤에나 무기를 버리겠다고 헤즈볼라는 주장했다.

레바논의 현 상황은 아랍 지역 나라들의 이해관계가 어우러진 균형 지점이다. 이스라엘과 미국, 이들의 아랍 동맹국들은 긴장 완화를 바라지 않는다. 헤즈볼라가 약화돼 내전에 휘말리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헤즈볼라와 시리아, 이들의 레바논 내 동맹세력은 레바논 정부의 기능 정지를 바라며 내전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최근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르 알라는 미래의 전쟁에서 이스라엘은 심각한 패퇴를 맛볼 것이며 그래서 이 지역 전체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바논에서 진행되는 손목 비틀기는 아마 중동지역에서 일어날 새 전쟁이 끝나야 멈출 것이다. 레바논 내부의 상황은 그 전쟁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헤즈볼라가 이긴다면 친미 레바논 세력은 난관에 봉착할 것이다.

사타르 카셈/팔레스타인 나자대학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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