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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2.16 18:43 수정 : 2007.12.16 19:43

딘 베이커/미국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

세계의창

미국 경제에 관한 소식들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1년 전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위원장은, 다른 경제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집값 거품에 대해 걱정할 것이 없다며 미국의 주택시장에 특별히 이상한 점은 없다고 주장했다. 올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처음으로 문제가 불거지자 그는 제한적인 것이라고 확신시켰지만, 결국엔 훨씬 큰 문제라는 게 드러났다.

올여름 버냉키와 연준은 위기가 더 심각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몇몇 주요 은행들이 채권값을 깎아내리자, 그들은 연준의 초점을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황급히 전환했다. 잇달아 금리 인하를 단행한 버냉키와 연준은 여전히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진 않을 것이라며 사람들을 안심시키려 하지만, 지금 그런 선언을 자신있게 받아들이긴 어렵다.

기본적인 흐름은 간단하다. 집값은 떨어지고 있고, 이 때문에 디폴트(채무불이행) 비율은 이례적으로 높아질 것이다. 건설 경기는

더욱 하락할 것이고, 주택 자산이 증발한 소비자들은 소비를 줄일 것이다. 결국 미국에 경기침체가 온다는 것은 거의 확실하며, 세계경제를 침체로 끌고 갈 가능성도 있다.

어떤 잣대를 들이대 봐도 미국 주택시장은 유례없는 포화상태다. 월간 주택판매량 대비 기존 주택과 팔리지 않은 주택의 비율은 기록적인 수준이다. 주인이 있는데도 비어 있는 집의 비율은 과거 최고치보다 50% 가까이 높다. 빈집의 주인들은 임대료 수입을 얻지 못하기 때문에 이는 매우 중요한 수치다. 상당수는 집을 담보로 빌린 돈을 갚아야 하기 때문에 빈집 처분 압력이 상당하다.

주택 수요는 지난 여섯달 동안 급격히 약화했다. 2005∼06년 대출 시장의 25%를 차지하는 서브프라임 문제는 신용을 대폭 깎아내렸다. 은행들은 신용이 좋은 잠재 구매자들에 대한 대출 기준도 강화했다.

주택시장의 과잉공급과 수요감소는 집값을 떨어뜨릴 게 확실하다. 마이애미, 샌디에이고, 라스베이거스와 같은 주요 시장에서 집값은 연간 두자릿수의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뉴욕, 로스앤젤레스, 워싱턴처럼 과대평가가 심하지 않은 곳에서도 높은 한자릿수다. 공급과 수요의 심각한 불균형 탓에 가격의 추락이 언제 끝날지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집값 하락은 담보대출 등에서 채무불이행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봐온 몇백만달러 규모의 채권 평가절하는 모든 게 붕괴되면 별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집값이 안정될 때까지 담보대출의 손실 규모는 몇조달러에 이를 수 있다. 건설과 매매가 줄어들면 소비 약화와 건설 대출 규제 등으로 미국 경제는 침체에 빠질 게 거의 확실하다. 더 심각한 질문은 미국의 경계를 넘어 침체가 세계로 확산될 것인가다.


최근 몇년 동안 낮았던 이자율 때문에 집값에 거품이 낀 나라는 많다. 그러나 미국만큼 주택건설 시장의 비율이 큰 곳은 없다.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는 것도 미국 소비자들이 가장 빨랐다.

대미 수출 감소나 집값의 추락은 모든 곳의 성장을 둔화시킬 것이다. 그래서 정책적 대응이 중요한 문제다. 유럽중앙은행은 나름의 인플레이션 목표치 준수와 이자율 상승, 성장 지속을 위한 유동성 공급과 이자율 하락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만 할 것이다. 중국의 중앙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어떻게 결정할지는 더 중요하다.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세계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세계경제는 중요한 요소들이 옳은 결정을 내려야만 침체를 탈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는 매우 아리송한 ‘가정’을 동반한다.

딘 베이커/미국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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