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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2.24 19:24 수정 : 2008.02.24 19:24

셀리그 해리슨/미국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

세계의창

조지 부시 대통령은 자신이 세운 이라크 정부가 미국의 허락 없이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을 초청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을지 궁금하다. 3월2일부터 바그다드를 방문하는 아마디네자드는 이란혁명 뒤 처음으로 이라크를 방문하는 이란 대통령이 될 것이다.

시아파인 이란은 이번에 시아파인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와 정치적 연대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미국과 알말리키 총리 사이의 마찰이 증가하고 있는 이 시점에 말이다. 부시는 기약 없는 미군의 이라크 주둔이 이란에 맞서기 위해서라고 합리화해 왔다. 그는 연두교서에서 “실패한 이라크는 이란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바그다드 정권의 안정이나 미군 주둔 여부는 이란의 영향력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다. 역사와 인종 구성상 그렇다.

이라크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시아파는 미국이 수니파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림으로써 5세기 만에 처음으로 정권 장악의 기회를 얻었다. 사담 이전의 오토만(오스만)제국과 영국 점령자들은 소수 수니파를 우대하는 분리통치 정책을 써왔다.

최근 공개 자료를 보면, 부시 대통령은 2003년 침공 전까지 이라크 침공이 이란에 이득이 될 것이라는 점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는 이슬람권의 수니-시아파 갈등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었다는 증언들이 나온다. 2005년 이라크에서 민주적 선거가 진행되고 압델 엘아지즈 하킴이 이끄는 온건 시아파가 승리한 초기까지만 해도, 백악관은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시아파 정권 장악을 승인했다. 그러나 수니파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부시에게 ‘시아파 장악은 이란의 득세를 뜻할 수 있다’고 경고하자, 시아파 정권의 힘을 빼기 위해 수니파 부족의 민병대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2007년 여름 이후 부시 정권은 사우디를 만족시키기 위해 체계적으로 수니파를 지원했다. 2007년 중반의 이른바 ‘수니파의 각성’ 결과 수니파 부족 민병대는 8만명 이상으로 늘어났고, 이들은 1인당 무려 300달러의 월급을 받는다. 미국이 이라크 정규군의 적대 세력인 수니파 용병에게 매달 2400만달러를 쏟아붓는 것이다. 미국이 지원하는 이런 ‘내전 교착상태’의 상징은 이라크 안에서 서로 경쟁하는 정보기관들의 존재다. 알말리키가 장악한 공식 이라크 안보부에는 5천명이 이란과의 협조하에 업무를 수행 중이다. 미국과 사우디는 이를 견제하기 위해 후세인 정부 각료 출신이 이끄는 국가정보성(NIS)을 지원한다.

부시 정권의 남은 임기 동안 이라크를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나는 이란에서,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이라크내 이란의 역할에 대한 방침을 정할 때까지 이란 정부는 기다릴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이란이 2003년 이후 새로운 핵 프로그램을 만든 증거가 없다는 국가정보기관 보고서가 발표된 뒤, 미국이 이란의 초기단계 핵 프로그램을 공격할 가능성은 낮아졌다.

문제는 이스라엘이다. 미국의 의도와 관계없이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위협을 여전히 부풀리고 있다. 2007년 9월6일 이스라엘의 시리아 폭격 당시의 해프닝을 기억는가? 당시 워싱턴과 텔아비브발 이른바 ‘단독’ 보도들은 이 공격이, 북한이 제공한 핵무기 시설을 없애기 위한 것이라고 떠들었다. 그러나 시모어 허시 기자는 2월18일치 <뉴요커>에서 다마스쿠스 취재원의 말을 따 “(그것은) 시리아 전체에 흩어진 매우 저급한 기술의 미사일 공장들 가운데 하나”라며, 백악관의 고위 국가안보 관료조차 “우리는 이스라엘을 자제시킬 수 없었다. 시리아 공격은 이란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셀리그 해리슨/미국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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