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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7.20 20:51 수정 : 2008.07.20 20:51

딘 베이커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

세계의창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치솟는 물가와 싸우기 위해 금리를 올릴 태세다. 이게 올바른 길인지는 확실치 않다. 더 높은 금리는 경제성장률을 둔화시키고 사람들의 일자리를 뺏을 것이다. 금리인상이 되레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 최근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이 무엇인지 분명히할 필요가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은 중국을 포함한 개발도상국들의 석유 등 원자재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투기로 가격이 오른 측면도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세계의 늘어난 수요가 가격 상승분의 대부분을 설명해준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다양한 완제품에 비용을 전이시켜, 더 빠른 속도로 소비자 물가의 상승을 이끈다. 물가상승으로 생계비 부담이 커진 노동자들은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하게 되고, 더 높아진 임금은 다시 물가를 상승시킬 수 있다.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올리면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지만, 이와 연관된 측면을 함께 보는 게 중요하다.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석유나 쌀값을 되돌릴 순 없을 것이다. ‘가장 큰 경제’(미국)의 성장둔화조차도 기껏해야 석유나 쌀 등의 원자재 가격에 대한 제한적이고 일시적인 충격을 줄 뿐이다.

만약 우리가 석유와 같은 일부 원자재의 생산을 증가시킬 수 있는 능력의 한계치에 점점 접근하는 시대에 있는 것이라면, 중앙은행들이 어떤 통화정책을 선택하든 더 높은 원자재 가격을 감당하면서 살아야 한다. 물론 경제성장을 떨어뜨리고 실업률을 증가시킬 금리 인상은 임금을 낮추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을 억누를 수 있다.

하지만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잡으려고 성장률을 떨어뜨리면, 동시에 경제의 생산성을 저하시키고 그로써 경제가 임금상승을 지탱할 수 없도록 만들 수 있다. 사실 많은 중앙은행들이 실업 증가 없이 인플레이션을 떨어뜨릴 수 있는 방식이 하나 있긴 하다. 만약 중앙은행들이 달러 매입을 멈추고 외환보유고에 있는 달러를 일부 내다판다면, 달러 대비 자국 통화의 가치가 오를 것이다.

이것은 폭넓게 수입 상품 가격을 낮출 수 있다. 낮은 수입 가격은 높은 상품 가격이 소비자 물가를 더욱 높이는 원리와 마찬가지로 소비자 물가를 낮출 것이다. 실제 많은 나라들에 높아진 통화 가치는 실업률 증가나 임금하락 없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물론 통화가치 상승으로 수출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높은 금리를 통한 전체 경제의 성장률을 둔화시키는 것보다 더 나은 결과가 될 수 있다. 만약 통화가치의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한다면 중앙은행들은 수출 감소의 결과로 잃어버린 성장률을 상쇄할만큼, 저금리로 경제를 부양할 수 있게 된다.


높아진 실업률을 감당하는 비용에 반대되는 것으로서 인플레이션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한 결정은 기본적으로 정치적 선택이다. 그러한 결정을 하는데서 대중들은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거래의 성격과 그러한 거래와 관련해 잠재적으로 어떤 결과들이 나타날 수 있는지 알아야만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국가에서 중앙은행 등의 통화정책결정은 별 주목을 받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금융부문이 중앙은행 정책에 불균형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경향이 있다. 민주주의 국가라면 중앙은행은 대중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는 선출직 관리들의 의견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중앙은행이 책임있는 역할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대중은 인플레 저지 도구들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도구를 선택하는 데 있어 높은 실업률을 첫번째 고려 사항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딘 베이커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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