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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1.28 19:31 수정 : 2008.11.28 19:31

파르진 바흐다트 뉴욕 바사르대 연구교수

세계의창

아랍-이스라엘 갈등 해결이 중첩된 중동 문제를 풀어가는 데 핵심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1948년 팔레스타인 땅에 이스라엘이 건국되면서 중동 안팎에서 숱한 정치적 문제들을 낳았다. 2차대전 이후 식민지에서 일어난 반식민주의 운동으로 세계의 많은 곳에서 서구 식민주의가 퇴조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에서는 이스라엘 건국으로 식민주의 유산이 더욱 강화됐다. 이들 유대인은 1천년 이상 중동 바깥에서 살던 외지인들이었다.

식민주의는 피해자 집단에 복잡한 감정 체계를 만들어낸다. 한편으로는 집단적인 분노와 반발 심리가, 다른 한편으로는 열등감과 체념이 주된 정서로 자리잡는다. 식민주의 초기에는 피지배 국민들에게 열등감과 체념이 지배적이었다면, 반식민주의 운동이 강력해지고 식민주의의 야만성에 대한 각성이 정점에 이른 20세기 후반의 피식민지배 민중에게는 분노와 저항의 감정이 압도적이었다.

역설적이게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 아랍 세계 한복판에 존재함으로써,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독립과 자결권의 필요성에 대한 의식을 깨닫도록 자극하고 있다. 중동과 이슬람 세계의 많은 이슬람 운동은 팔레스타인의 분노와 적개심, 적극성과 저항의 감정으로부터 에너지와 능력을 재충전한다. 아랍과 무슬림의 이런 감정들과 이스라엘의 완고한 태도는 심각한 유혈사태와 대규모 충돌을 불러올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을 없애버리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올바르지도 않다. 이스라엘의 군사력과 미국의 지지는 이스라엘의 오랜 존속을 보장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의 많은 세대가 자신들의 선조가 식민지화한 현재의 땅 말고는 다른 고향을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스라엘의 신세대를 그들 조상이 저지른 범죄로 처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부 사람들은 팔레스타인 사람과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공통의 시민권이 주어지는 단일국가를 제안한다. 그러나 지난 60년 동안 쌓여온 깊은 적대감 때문에 두 민족이 한 나라에서 산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해법은 없어 보이지만, 조건이 충족된다면 2개 국가 방안이 해법일 수 있다. 물론, 이스라엘은 1967년 병합한 팔레스타인 영토를 되돌려줘야 한다.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귀환할 권리도 주어져야 한다. 동예루살렘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권리도 인정돼야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팔레스타인 국가의 수립이다. 서방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경제 인프라와 인적자원 개발을 위해 대규모 팔레스타인 재건기금을 제공해야 한다. 이것은 끔찍한 식민지배를 겪어온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이다.

‘팔레스타인판 마셜 계획’에는 부패나 잘못된 기금 운용 등 많은 함정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발전한 팔레스타인 국가에서 사람들이 성공을 누리고 교육을 받는 것만이 수십년 동안 중동을 갈등과 전쟁으로 몰아넣은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실질 해법이 될 수 있다. 이스라엘의 안전에 대한 최선의 보장은 바로 안정적인 팔레스타인 국가다. 그때라야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분노와 열등감이 아닌 성공의 충만감으로 스스로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 2개 국가 방안을 실행하는 과정에는 팔레스타인 사람들도 참여해야 한다.

파르진 바흐다트 뉴욕 바사르대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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