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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8.08 20:15 수정 : 2010.08.10 08:34

딘 베이커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2.4% 성장에 그치자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런 염려에는 상당한 근거가 있다. 미국 경제 성장세가 매우 느린데다, 내년 이후에도 성장을 억제할 요인들이 여럿 있다.

현재 성장이 느린 주요 원인들은 처음 침체에 빠졌을 때의 원인들과 거의 같다. 주택용과 상업용 부동산 모두 극심한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양쪽 부문 모두 엄청난 과잉건축을 부른 거품이 존재했다. 주택부문 공실률은 분기마다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신규주택 착공 건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초기 몇 년에 맞먹을 정도로 저조한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부문도 대부분 비슷한 과잉공급에 부닥쳐 있다. 전국적으로 가게, 사무실, 호텔의 공실률이 매우 높다. 주택부문은 바닥을 찍은 듯한 반면에, 거품이 비교적 나중에 터지고 건축기간이 더 긴 비주거용 부동산에서는 아직도 붐이 풀려가는 중이다.

미국 경제에서 최대의 관심사는 국내총생산의 70%를 차지하는 소비다. 거품이 만든 주택자산에 근거해 사람들이 돈을 쓰던 시기에 소비는 붐을 이뤘다. 지금은 주택 거품이 만들어낸 부 8조달러 중 6조달러 가까이가 사라져버렸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소비회복을 말하지만, 소비는 더욱 위축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소비가 지금만큼 유지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소비자들이 주택가격이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통에 주택자산 증발의 의미를 아직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가격은 거품이 완전히 빠지면서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4월말로 만기가 된 세금공제가 그동안 주택가격을 떠받쳐왔다. 5월과 6월엔 주택구매 붕괴가 뒤따랐다. 많은 주택들이 구매자가 없는 시장에 나앉아 있다. 엄청나게 많은 재고 주택들은 2010년 남은 기간에도 집값을 급속하게 떨어뜨릴 것이다.

소비 약세에 더해 주와 지방정부의 재정감축에도 경제는 타격을 받을 것이다. 공공부문의 조세수입은 경기침체기 동안 곤두박질쳐왔다. 대다수 지방정부는 균형예산 규정 준수 요구 때문에 감축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을 것이다. 연방정부의 경기부양책 지출도 지난 2분기에 정점을 찍었을 것이다. 올해 4분기엔 이런 지출이 다소 줄고, 2011년 2분기엔 급감할 것이다.

무역은 지난 2분기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몇 분기 동안 국내총생산 계정에서 부정적 요인이 될 것이다. 유럽의 채무위기는 이들 나라의 성장을 늦추고 수입 수요를 저해할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 위기가 달러화 가치를 높여 미국산 제품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 경제는 ‘재고 순환’(재고 변동에 따른 경기 순환)의 종점으로 치닫는 중이다. 지난 5분기에 걸쳐 미국 경제는 급속한 비율로 재고가 감소하던 것에서 최근 분기 동안 빠른 속도로 재고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재고 순환은 이 기간 동안 엄청난 성장촉진을 제공했고, 평균 1.5%포인트만큼의 성장을 보탰다. 하지만 재고 순환의 끝이 다가오면서, 국내총생산 성장은 최종수요(순수한 소비 성격의 수요)에 기댄 성장률에 근접할 것이다. 최종수요의 성장은 지난 회복기 4분기 동안 겨우 1.5%, 가장 최근 분기엔 1.3%에 그쳤다. 이는 올해 후반기에 들어가면 잠재적 국내총생산 성장률에 긍정적 요인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대부분의 변화 요인은 부정적이다. 위축된 상업용 부동산 투자, 악화되는 무역적자, 지방정부에서부터 연방정부에 이르기까지 공공부문 지출 감축 등이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더블딥은 아주 현실적인 가능성이다. 더욱 중요한 점은 미국이 일자리를 거의 늘리지 않는 성장의 길을 가고 있다는 점이다. 실업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며, 2011년에도 떨어질 가망이 별로 없다. 이는 좋은 상황이 아니다.


딘 베이커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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