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10.31 19:26
수정 : 2010.10.31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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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 베이커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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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 이후 미국민은 최소 2년은 집권당과 다수당이 다른 시절을 보낼 게 확실해 보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과 일해야 할 것 같다. 공화당의 득세가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판에 힘입은 건 분명하나, 유권자들이 오바마 정부의 어떤 점들에 반대표를 던졌는지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민주당은 최근 10년 동안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시절의 엄청난 재정적자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는 데 시간을 다 보냈다. 이것은 값싼 대중선전이었다. 달러 가치가 낮지 않았다면 무역수지는 개선됐겠지만, 재정적자 폭이 작다는 것은 실업률이 더 높을 수도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 부시 정부 시절에 정부 재원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과 부자감세로 낭비됐다는 주장이 거세지만, 재정적자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재정적자가 실제로 그렇게 크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끊임없이 재정적자에 불평을 늘어놓는 것은 정부 부채에 대한 대중들의 본능적인 의구심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위기 관리에 대한 대안 제시에 주저한다. 미국 경제의 근본적 불균형은 과대평가된 달러화 때문이었다. 이것은 빌 클린턴 정부 시절 재무장관이었던 로버트 루빈과 래리 서머스가 남긴 유산이다.
달러화의 과대평가는 개발도상국들의 달러 보유량 확보 요구 때문에 지속됐다. 대량의 달러 보유 수요는 루빈과 서머스와 국제통화기금(IMF)의 동아시아 금융위기 해법의 직접적인 결과였다. 금융위기 국가들이 국제통화기금의 가혹한 구제금융 조건에 굴복하는 것을 피하는 길은 막대한 양의 외화를 쌓아놓는 것이었다. 이는 저평가된 현금을 보유하고 미국에서 대규모 무역흑자를 보는 것을 의미했다.
루빈과 서머스는 ‘거품경제’의 최대 지지자였다. 이때 거품은 주식거품이었지만, 정책결정자들은 자산거품에 의한 성장도 반겼다. 두 사람 다 주택거품으로 이익을 봤는데, 특히 루빈은 씨티그룹 회장으로 있으면서 1억달러 이상을 챙겼다. 공화당이 재정적자를 공격해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는 것은 놀랄 것도 없다. 사실상 민주당은 제 꾀에 빠져 패배한 것이다.
여소야대 의회가 정부를 통제하는 것은 경제에 시급한 조처가 필요한 시기에는 곤란할 수 있겠지만, 반대로 더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는 것도 상상해볼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선을 원하지만 두자릿수 실업률로는 그게 어렵다. 미국 하원의 공화당 원내대표인 존 베이너 의원도 그 자리를 지키고 싶어할 것이다.
베이너 의원이 ‘반대 정책’이 지금까지 잘 먹혀왔다고 보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고 마음먹을 수도 있다. 그러나 베이너 의원 역시 국가경제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는다면 경기부양책을 지지할 것이다. 그가 감세를 추진하리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오바마는 재정지출 확대를 요구할 것이다. 이는 지출 증대와 추가 감세에 대한 합의로 이어질 것이다. 이는 민주-공화 양당 모두가 완전히 반기지는 않겠지만, 경제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불행히도 이런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아주 크지는 않다. 정치인들은 웬만해선 선거 승리 전략을 포기하지 않는다. 오바마 대통령은 남은 임기 2년 동안 재정적자 감축 정책을 펴겠다고 여러차례 밝혀왔다. 이는 경제에 재앙이 될 수 있다. 미국 경제는 더 큰 침체 압박 속에서 매우 저조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몇년간 성장을 뒷받침했던 재고 주기는 판매 대비 재고율이 정상 수준에 가까워지면서 종료시점에 있다. 재고량을 고려하지 않은 최종수요는 지난해 1.2% 증가에 그쳤다. 지방정부들은 재정적자에 대응해 지출을 줄이고 있다. 주택값은 다시 떨어지고 있는데, 이는 주택의 자산가치를 더욱 떨어뜨리고 소비활동도 억제할 것이다. 연방정부 차원의 추가 부양책 없이는 실업률 증가와 경제 약화가 지속될 게 뻔하다.
딘 베이커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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