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1.21 20:19
수정 : 2011.01.2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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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리그 해리슨 미국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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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 나는 아소 다로 총리로 대표되는, 핵무장을 요구하는 우익이 위축될 걸로 생각했다. 오카다 가쓰야 새 외상은 미국을 향해 핵무기의 선제사용 배제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에서 어떤 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게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수십년 동안 일본을 다스려왔던 관료사회의 매파 그룹은 여전히 실질적 권력을 갖고 있으며, 점점 강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13일 간 나오토 총리가 “만일 북한으로 인한 한반도 긴장으로 일본의 군사적 개입이 정당화된다면, 남한에 거주하는 2만8000명의 일본인들을 구출하기 위해 배, 수송기, 필요하다면 군대도 보낼 것”이라고 말하면서 극점에 올랐다. 더 놀라운 건 이런 일들의 배경에는 일본의 군국주의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에스 엠 페카넨과 폴 칼렌더-우메즈가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공동으로 펴낸, 일본의 우주방위 프로그램에 대한 책인 <일본의 국방>을 보면, 일본은 지난 10년간 조용히 군사적 목적의 우주기술을 발전시켜왔다. 로켓, 위성, 우주선 등. 일본 관료사회 내부의 군국주의 매파는 일본의 우주기술 개발이 군사적 프로젝트로 이어지도록 힘을 써왔다.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는 “일본은 미국과 제휴해 발전시킨 탄도미사일 방어능력에 더해 위치추적·표적확인 등을 통해 전시에 미사일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위성을 개발해왔다”고 지적했다.
왜 남한은 경제적으로 비참한 지경에 처해 미국과 남한의 실질적 도움을 얻으려 애쓰는 북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나? 남북한 모두가 직면한, 진정한 위협은 일본의 군국주의다. 북한이 협상을 하려면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관들을 받아들이고, 나아가 남한의 에너지 지원에 대한 대가로 남한에 1만2000개의 연료봉을 파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연료봉 매각은 비핵화를 향한 굳건한 단계가 될 것이다. 북한은 핵무기 프로그램 매각을 암시했고, 핵 프로그램 매입 구상은 새로운 것도 아니다. 내가 2005년에 조직한 ‘한-미 정책 전문가 태스크포스’는 대북 원조의 조건으로 플루토늄 무게에 따른 원조금액 결정을 제안했고, 구체적으로 ㎏당 2500만달러를 예시했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플루토늄을 약 40㎏으로 가정할 때 약 10억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계산됐다.
비핵화는 또 분명히 비무장지대(DMZ) 긴장완화와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2007년 10월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이의 서해 공동어로구역 설정 합의를 부활시켜야 한다. 일본의 군사적 위협에 직면한 상황에서 남북한간 평화 필요성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새로운 일본의 자위대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은 지역의 주요한 위협세력으로 중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전까진 러시아였다. 이와 연관돼 일본과 대만 사이에서 영토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난사군도 방어를 위해 해군력 증강도 요구하고 있다. 남한의 (군사적) 관심은 어디에 있나? 중국에 대항하는 일본과 라인업을 같이할 것인가, 아니면 중국과 맞서는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의 한 부분이 되어 중국에 대항할 것인가?
궁극적으로는 동북아시아 평화와 안정은 ‘중립 한국’에 의해 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남한이 미국과 영원한 군사적 연대에만 치중해 중국에 맞서는 형태로 위상을 정립할 경우, 중국은 더 쉽게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북한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는 것을 싫어한다. 2005년 1월 강석주 당시 북한 외무성 부상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중국이 동아시아를 장악했던) 19세기가 아니다”라고.
셀리그 해리슨 미국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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