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미 울프 미국 사회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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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나 배우자가 바람피운다면
이를 개인적으로 처리하길 원하나
온 세상이 나서 떠들기를 원하나
요즘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 총재나, 엘리엇 스피처 전 미국 뉴욕주지사,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 등의 성범죄 추문이 들릴 때마다 그들이 어떻게 발각됐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감시의 눈초리가 산재한 사회에 살고 있다는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서구 민주주의 사회에서 감시의 수준은 천천히 높아졌으나, 시민들의 대응 속도보다는 빨랐다. 미국에서, 또 영국에서도 감시를 긍정적으로 포장하는 노력들이 진행중이다. 뉴욕시의 지하철 승객들은 이제 무작위적으로 가방 수색을 받을 수도 있다고 권고받고 있다. 미국의 활동가들은 자신들의 이메일과 전화통화가 감청당하고 있다고 당연히 추측하고 있다. 사실 버라이즌이나 에이티앤티(AT&T) 등 이동통신회사들은 국가안보국(NSA)의 도청을 위한 영역을 만들어줬다.
성범죄는 처벌돼야 한다. 그러나 특히 미국에서는 합의에 의한 염문에도 정치경력이 끝장나고 있다. 합의에 의한 성인 간의 성관계는 다른 사람들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 공인, 특히 정보기관이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은 3차원적인 감시를 받고 있다. 그물망처럼 엮인 정보의 속성상 이런 전천후적인 감시 전략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인간의 성충동은 위험스럽고 자기파괴적인 행동으로 이끌지만,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극작가들의 소재였다. 성추문은 다른 것보다 재미있기 때문에 항상 대중들의 관심을 돌리는 유용한 소재가 될 것이다. 시민들의 관심은 거대한 기업 부패와 정부 부정에서 벗어나 재수없는 두 개인들의 이야기로 향할 것이다.
감시사회의 일상화를 애도하는 또다른 이유는 개인적인 성문제와 다른 종류의 심리적 해방감 사이의 연관이다. 이는 폐쇄사회가 시민들의 성생활을 감시하는 이유이다. 폐쇄사회는 언제나 성해방을 두려워했고, 정치적 반대자들을 성문란자로 엮으려 했다. 1950년대 공산주의와 동성애 위협론은 미국의 공적인 상상력에 둥지를 틀었다. 1890년대 영국의 데카당스 시절, 페미니스트와 사회주의자, 그리고 이상주의자들은 가족의 생활을 위협하는 프리섹스주의자로 그려졌다.
모든 사람은 비밀을 가지고 있다. 감시사회가 정착하고 나서 이를 깨달으면 너무 늦다. 당신의 사생활과 비밀을 생각해보라. 만약 당신이나 배우자가 바람을 피운다면, 당신은 이를 개인적으로 처리하길 원하는가 아니면 온 세상이 나서서 떠들기를 원하는가? 그렇지 않으면 당신이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정부 관리가 나서서 당신의 반려자와 상의하기를 원하는가?
아마 당신은 아예 이런 문제를 언급하지 않으려 할지 모른다. 감시사회에 사는 것은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공인들처럼 사생활 노출 우려에 직면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더 크다. 만약 당신이 알코올 중독이나, 동성애, 도박중독, 혹은 세금에 대해 상담할 때 당신은 이를 공개할 용의가 있는가?
공적인 감시는 국가안보적 당위로 팔리고 있다. 이는 국가에 누구라도 협박할 수 있는 권력을 주는 것이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국 외교전문을 보자. 이는 국무부 직원들에게 유엔 관리들의 생체정보를 확보하라고 요구했다. 우리는 지금 협박의 지정학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것인가?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들, 지역 주민들, 직장 동료들에게 우리를 위험으로 몰아넣고 있는 비밀들을 폭로해야 한다. 개인적인 행동을 노출시키겠다는 위협을 제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언론 소비자로서 우리는 힘을 갖고 있다. 언론이 섹스스캔들을 팔아먹으려고 할 때 이를 거부해야 한다. 부적절한 성행동은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일은 자유의 상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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