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창] 워싱턴 ‘광인’에 대한 이해 / 딘 베이커

딘 베이커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

미국 밖에 있는 사람이 요즘 워싱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이해하기는 아주 어려울 것이다. 미국 대통령들이 항상 훌륭한 지성인은 아니었지만, 대개는 그들이 적어도 미국과 세계에 영향을 주는 주요 사안들을 이해할 것이라고 추정됐다. 또 역대 대통령들은 정치적 편향에 상관없이 각 분야 전문가들을 주위에 두고, 정책을 만들거나 공식적인 발언을 하는 데 그들에게 의존했다.

이런 역사가 영광스럽지만은 않았다. 조지 부시 대통령의 전문가들은 미국을 불필요하고 끝날 것 같지 않은 이라크전으로 끌어들였다. 빌 클린턴과 조지 부시 대통령의 최고 경제보좌관들은 주택 거품의 토대를 깔아, 그 거품의 붕괴는 우리에게 70년 만의 최악의 경제위기를 안겨줬다.

하지만 그런 끔찍한 실수를 해도 대통령들은 주요 정책 분야에서 나름대로 드러난 노력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그렇지 않다. 정말로 그는 대외 및 국내 정책의 분야 대부분에서 아무것도 아는 게 없다. 70년 동안 이 나라에서 살아온 사람인데도 기본적인 정책 사안들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거의 아는 게 없다. 더 심각한 것은 그가 신경도 안 쓴다는 것이다.

그의 믿을 수 없는 무지는 거의 매일 드러난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내내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고 격렬히 비난했다. 하지만 지난달 시진핑 주석과 만나고는 그와 좋은 관계를 맺었다고 말했다. 환율을 얘기해서 그 관계를 깨고 싶지 않다고 했고, 한국이 중국의 일부였다는 흥미로운 얘기도 했다.

국내 문제에 대한 지식도 나아 보이지 않는다. 미국 흑인 역사를 기리는 달인 2월에는 위대한 노예해방가이자 민권운동가인 프레더릭 더글러스가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말했다.(그는 120년 전에 죽었다) 또 거의 300만표나 뒤졌는데도 대선에서 자신이 이길 수 있었던 선거인단 제도를 이해조차 못하는 것 같다. 자신을 인터뷰하는 기자들에게 마치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는 것처럼 50개주의 선거인단 투표 지도를 일상적으로 제시한다. 그 기자들 모두 이미 그 지도를 잘 안다.

공화당은 부자들이 가능한 한 많이 소유하고 빨리 소유하게 만드는 수단이 됐다. 그와 관련된 이데올로기나 철학적 약속은 없다. 이는 그저 그들의 주머니를 채우려는 문제다. 건강보험 개혁안의 중심은 향후 10년간 6천억달러 이상의 세금 감축이다. 이런 감축은 최상위 1%에게 거의 배타적으로 해당한다. 그들의 건강 상태가 좋다면 건강보험료를 더 적게 지불하는 것도 보너스다.(이 건강보험안으로 2400만명이 보험을 잃게 된다) 트럼프가 개요를 밝힌 세금 개혁안은 최고 부자들에게 매해 수백만달러를 절약할 수 있게 하고, 부동산세를 폐지함으로써 그 부자들이 사망할 때 그 가족들은 수십억달러를 절약할 수 있게 된다.

부자들을 더 부유하게 만드는 것은 세금 분야뿐이 아니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학자금 대출과 연금 계좌부터 신용카드 결제까지 금융업계가 모든 것에 부과하는 수수료를 낮추는 금융 규제를 철폐하려고 싸우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폐기하려는 데 더해 다른 환경 규제들도 약화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광산에서 채굴을 한 뒤 토지를 복원시키게 하는 규제를 번복하는 행정명령 발동이다. 이는 광부들 일자리를 보호하는 대책으로 선전됐지만, 그 반대의 효과를 낼 것이다. 트럼프는 석탄회사들이 노동집약적인 지하 채굴을 더 적은 노동자로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명확히 능력이 안 되는 대통령을 축출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공화당은 최고 부자들을 위한 결과물을 그가 내놓는 한 어떤 조처도 취할 의향이 없다. 이들은 재선에만 관심이 있다. 의회에서 경력이 끝날 때면 그들은 고액 로비스트로서 두번째 경력을 찾을 것이다. 공화당이 트럼프를 버리는 유일한 경우는 트럼프가 실제로 대중을 당혹스럽게 만들어 상·하원의원 상당수의 재선 전망을 위태롭게 할 때가 될 것이다. 우리는 그럴 정도까지 오지 않았다. 이는 트럼프가 계속 미친 짓을 하고 부패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