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미국은 아직도 주한 대사를 임명하지 않았다. 꼭 모욕으로만 해석할 필요는 없다. 유럽연합(EU)이나 독일, 터키 등 아직도 공석인 중요 대사 자리가 적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고위 외교직을 채우는 속도가 매우 느리다. 주독일 대사의 사례에서처럼 민주당 의원들이 지명자의 인준을 막는 경우들도 있다. 그러나 잠재적 전시상태에 있는 최전방 국가에 미국의 대표가 없고, 평창 겨울올림픽에 주한 미국 대사가 참석하지 않는 것도 이상하다. 워싱턴의 모든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미 관계를 이간질하기 위해 ‘매력 공세’를 사용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대사를 임명하지 않아 미국 스스로 한-미 관계를 균열 내고 있다는 사실은 아무도 지적하지 않는다. 사실 트럼프 행정부는 ‘리트머스 검사’를 통과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첫째, 대사 후보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성심을 입증해야만 했을 것이다. 다시 말해,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였을 때 트럼프에 반대한다거나 ‘반트럼프’ 서명에 참여하지 않았어야 한다. 둘째, 후보자는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도 지지할 의사가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두 번째 자격은 상당히 어려운 조건이다. 아주 예외적인 사람을 제외하곤, 한국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대북 선제공격이 참혹한 사상자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몇달 동안 유력한 주한 미국 대사 후보는 빅터 차였다. 그는 현재 조지타운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고, 이전에는 조지 부시 행정부의 국가안보회의에서 근무했다. 부시 행정부에서 근무하기 전엔 <포린 어페어스>에 이른바 ‘매파적 관여’라는 글을 기고해 강경한 대북 입장의 근거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에서는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 차관보의 대북 접근법을 지지했고, 6자회담을 설계한 사람 중의 한 명이다. 지난 2016년 대통령 예비선거 동안, 그는 어떤 ‘반트럼프’ 서명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트럼프를 비난하는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빅터 차는 두 번째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음이 밝혀졌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대화 과정에서 대북 선제공격의 타당성에 회의적인 목소리를 냈다. 어떤 면에서 그는 ‘매파적 관여’라는 그의 초기 입장으로 돌아왔다. 최근 <워싱턴 포스트>에 올린 기고에서 그는 미국이 제재, 동맹에 대한 군자산 이전, 비확산 체계의 강화, 심지어 지속적인 군사옵션 계획 등을 포함해 북한에 대한 강압적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도 트럼프 행정부에는 여전히 충분하지 못했다. 빅터 차의 낙마는 트럼프 행정부 안의 매우 혼란스러운 사고를 보여주는 신호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외교정책 담당 연구원인 톰 라이트는 한 언론에 “트럼프 행정부의 예방공격이 엄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빅터 차가 지명되지 않을 것이라는 뉴스는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큰 신호였다”고 말했다. 미군 분석가들은 수만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고, 10만명 이상의 미국인과 수많은 한국인들에게 미칠 잠재적인 결과를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을 포함해 몇몇 참모들은 미국의 결의를 보여줄 수 있다며 예방적 공격의 일종인 ‘코피 전략’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중요한 것은 북한도 트럼프 행정부가 그런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 정권교체를 시도하려는 침략자라고 북한은 오랫동안 주장해왔다. 이제 북한은 자신의 주장을 증명할 수 있는 더 구체적인 증거를 댈 수 있게 됐다. 북-미 양쪽의 오판으로 우발 전쟁의 발발 가능성은 지금보다 더 높았던 적이 없다. 올림픽이 끝나면 트럼프 행정부는 호전적인 접근법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서울에 미국 대사가 없는 상황에서, 한-미 간 간격은 더 벌어질 것이고 북-미 간 간격도 그럴 것이다.
칼럼 |
[세계의 창] 한국을 위한 외교가 없다 / 존 페퍼 |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미국은 아직도 주한 대사를 임명하지 않았다. 꼭 모욕으로만 해석할 필요는 없다. 유럽연합(EU)이나 독일, 터키 등 아직도 공석인 중요 대사 자리가 적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고위 외교직을 채우는 속도가 매우 느리다. 주독일 대사의 사례에서처럼 민주당 의원들이 지명자의 인준을 막는 경우들도 있다. 그러나 잠재적 전시상태에 있는 최전방 국가에 미국의 대표가 없고, 평창 겨울올림픽에 주한 미국 대사가 참석하지 않는 것도 이상하다. 워싱턴의 모든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미 관계를 이간질하기 위해 ‘매력 공세’를 사용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대사를 임명하지 않아 미국 스스로 한-미 관계를 균열 내고 있다는 사실은 아무도 지적하지 않는다. 사실 트럼프 행정부는 ‘리트머스 검사’를 통과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첫째, 대사 후보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성심을 입증해야만 했을 것이다. 다시 말해,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였을 때 트럼프에 반대한다거나 ‘반트럼프’ 서명에 참여하지 않았어야 한다. 둘째, 후보자는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도 지지할 의사가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두 번째 자격은 상당히 어려운 조건이다. 아주 예외적인 사람을 제외하곤, 한국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대북 선제공격이 참혹한 사상자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몇달 동안 유력한 주한 미국 대사 후보는 빅터 차였다. 그는 현재 조지타운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고, 이전에는 조지 부시 행정부의 국가안보회의에서 근무했다. 부시 행정부에서 근무하기 전엔 <포린 어페어스>에 이른바 ‘매파적 관여’라는 글을 기고해 강경한 대북 입장의 근거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에서는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 차관보의 대북 접근법을 지지했고, 6자회담을 설계한 사람 중의 한 명이다. 지난 2016년 대통령 예비선거 동안, 그는 어떤 ‘반트럼프’ 서명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트럼프를 비난하는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빅터 차는 두 번째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음이 밝혀졌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대화 과정에서 대북 선제공격의 타당성에 회의적인 목소리를 냈다. 어떤 면에서 그는 ‘매파적 관여’라는 그의 초기 입장으로 돌아왔다. 최근 <워싱턴 포스트>에 올린 기고에서 그는 미국이 제재, 동맹에 대한 군자산 이전, 비확산 체계의 강화, 심지어 지속적인 군사옵션 계획 등을 포함해 북한에 대한 강압적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도 트럼프 행정부에는 여전히 충분하지 못했다. 빅터 차의 낙마는 트럼프 행정부 안의 매우 혼란스러운 사고를 보여주는 신호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외교정책 담당 연구원인 톰 라이트는 한 언론에 “트럼프 행정부의 예방공격이 엄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빅터 차가 지명되지 않을 것이라는 뉴스는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큰 신호였다”고 말했다. 미군 분석가들은 수만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고, 10만명 이상의 미국인과 수많은 한국인들에게 미칠 잠재적인 결과를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을 포함해 몇몇 참모들은 미국의 결의를 보여줄 수 있다며 예방적 공격의 일종인 ‘코피 전략’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중요한 것은 북한도 트럼프 행정부가 그런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 정권교체를 시도하려는 침략자라고 북한은 오랫동안 주장해왔다. 이제 북한은 자신의 주장을 증명할 수 있는 더 구체적인 증거를 댈 수 있게 됐다. 북-미 양쪽의 오판으로 우발 전쟁의 발발 가능성은 지금보다 더 높았던 적이 없다. 올림픽이 끝나면 트럼프 행정부는 호전적인 접근법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서울에 미국 대사가 없는 상황에서, 한-미 간 간격은 더 벌어질 것이고 북-미 간 간격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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