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4.28 16:46
수정 : 2019.04.29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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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7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부터)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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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국제관계 학자인 주펑은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중국으로 돌아갈 때 비자를 취소당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정부를 위해 정보 수집을 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학자들을 단속하고 있다. 미국은 또 수년간 특정 미국 학자들에게 비자 제공을 거부한 중국에 보복을 하고 있다.
나는 수년간 주펑과 함께 일해왔다. 그는 최고의 중국 정책 분석가들 중 하나로, 수많은 국제회의에 참석하는 매우 존경받는 정치학자다. 지식재산권이나 민감한 정보에 접근권이 없는 그를 스파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주펑의 비자 취소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저지른 가장 최근의 자멸적 행동이다. 중국은 대부분 ‘반중국’으로 의심되는 학자들의 접근을 제한해왔다. 예를 들어 최근 트럼프의 조언자인 마이클 필스버리가 중국에서 열리는 콘퍼런스에 참석하는 것을 막았다.
이에 반해 미국은 미-중 관계 개선을 가장 열망하는 주펑 같은 학자들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학생들에게 새로운 비자 제한을 가했다. 심지어 모든 중국 학생들의 유학을 금지하는 것도 고려했다.(미국 대학들에는 중국 학생 34만명이 있다.) 이 학생들과 학자들은 양국의 협력적 미래를 담보할 최고의 희망이다.
미-중 문제에 관한 언론의 헤드라인은 대부분 무역전쟁에 초점을 맞추지만, 무역 분쟁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두 나라는 기술, 인권, 국제법 문제로도 다투려 한다. 그들은 대만해협이나 남중국해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비싼 무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남아시아에서 베네수엘라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국제 분쟁들에서 서로 반대편에 서 있다.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에 걸쳐 영향력과 자원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국제 질서는 냉전 이후 시기의 대부분을 미-중 협력에 의존해왔다. 이념적 시각이 다른 두 나라의 편의적 결혼이었다. 그러나 이제 이혼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두 강대국 간의 긴장이 고조되면 한국 같은 중간 강국들은 매우 어려운 위치에 놓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체로 이 특별한 난제를 피해왔다. 임기 초반에 그는 미국이 한국에 배치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해 중국을 이해시키려고 했다. 그리고 최소한 북한에 관해 도널드 트럼프와 좋은 관계를 발전시켜왔다.
미국은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해 전투기 같은 고가의 군사장비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행정부는 미군 주둔 비용을 아시아 동맹국들에 떠넘기려 하고 있다. 한국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 8.2% 인상에 합의했다. 이 합의는 단지 1년짜리다. 트럼프 행정부는 내년에도 강하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는 아시아 지역 및 그 너머에 대한 중국의 주요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인 일대일로 구상이 있다. 지난해 일본은 동남아시아 건설 프로젝트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약속하면서 이 야심찬 계획에 서명했다. 심지어 이탈리아도 중국과 손잡고 제노바와 트리에스테 같은 항구에 대한 접근을 제공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일대일로 사업을 연결하는 것에 열의를 보여왔다. 일대일로는 남북 철도 재건 같은 주요한 남북 협력 사업에서 자금 조달을 용이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의 경제적 야망에 냉담하다. 그래서 미-중의 이혼 가능성이 더 높아지면 한국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선택해야 할 수도 있다. 진실은, 한국의 군사력은 미국 없이도 살아남을 수 있을 정도로 강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한국 경제는 중국 없이 생존할 수 없다.
미국과 중국 사이가 멀어지면 한국에 좋을 게 없다. 한반도 통일과 동북아에서의 훨씬 많은 것들은 최소한 미-중의 다정한 관계에 달려 있다. 문재인 정부는 미국과 북한을 중재하려고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한국 외교관들에게 또 하나의 중재 임무를 추가할 것을 요청하는 건 아마도 너무 과할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옆에서 지켜만 보기에는 미-중 데탕트에 너무 많이 투자해왔다.
존 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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