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꼬마 로켓맨’이라고 부르고 “화염과 분노”로 위협한 게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이에 김 위원장은 트럼프를 “노망난 늙은이”라고 부르며 미국에 똑같이 맹렬한 공격을 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지금, 두번의 정상회담과 우호적인 친서 교환, 그리고 비무장지대(DMZ)에서의 극적인 악수는 한때 매우 긴장됐던 두 사람의 관계를 거의 지워버렸다. 트럼프가 ‘공격적 위협 뒤에 다정한 외교’라는 똑같은 공식을 갖고 국제관계를 다루고 있다고 추정하기 쉽다. 예를 들어 트럼프는 멕시코에 미국행 난민들을 차단하지 않으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가, 멕시코와 합의하며 이를 철회했다. 트럼프는 중국에도 위협을 가했다가 최근 휴전했다. 그다음은 이란이다. 트럼프는 취임 이후 이란과 그 지도자를 계속 공격했다. 그는 이란핵협정을 겨눴고 지난해 미국은 그 협정에서 탈퇴했다. 미국과 이란은 최근에는 선박 사고와 드론 격추 등을 놓고 전면적 충돌 직전까지 갔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같은 사람들은 이란에 대해 더 공격적인 정권교체 전략을 지지하지만 트럼프는 그런 확신이 덜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란에서 지상전을 개시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는 이란과 대화하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겉보기에는 트럼프가 북한에 했던 것처럼 이란에도 똑같은 전환을 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북한과 이란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북한의 경우, 트럼프가 가진 외교적 판은 깨끗했다. 오바마 정부는 북한과의 협상에 실패했다. 그래서 트럼프는 이 문제에서 전임자들보다 성과를 내는 대통령으로, 개척자로 자신을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트럼프는 대북 정책으로 노벨평화상을 건질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이란은 다른 문제다. 트럼프는 이란핵협정을 파괴해 오바마 정부의 유산만 찢어버리는 게 아니다. 그는 그 협정에 많은 정치적 자본을 투자한 유럽의 동맹들과 러시아, 중국을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그는 국제사회에서 ‘미국이 스스로 서명한 합의는 지킬 것’이라는 믿음을 훼손하고 있다. 그리고 트럼프는 물론 이란을 화나게 했다. 오바마 정부가 없앴던 제재를 복구하고 추가 제재를 가한 것은 이란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이란에서 트럼프의 이런 행동을 반기는 유일한 집단은 미국과의 화해를 원하지 않는 강경파다. 트럼프가 협상으로 방향을 돌리려 한다 해도 이란은 대화에 더 이상 관심이 없을 수 있다. 이란 당국자들은 미국의 말을 신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트럼프가 미국이 서명한 수많은 합의에서 걸어 나온 걸 보고 이란은 깨달은 바가 있다. 트럼프가 적국들에 일관된 접근법을 갖고 있는 건지도 명확하지 않다. 그는 오바마 시대의 협정을 대체하고자 쿠바와 새로운 합의를 위해 협상하는 데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와 대화하고 싶어하지 않는 걸로 보인다.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도 미국은 정보기술에서 사이버 보안에 이르기까지 강경한 접근법을 유지하고 있다. 달리 말해 “시끄럽게 말하고 큰 막대기를 흔들되 궁극적으로는 협상하라”와 같은 일관된 트럼프 독트린 따위는 없다. 더구나 미국 외교정책은 국무부나 국가안전보장회의, 정보기관의 조언은 거의 빠진 채 오로지 대통령의 손에 집중돼 있다. 지난 한해 동안 북한과의 전쟁 위험은 상당히 감소했다. 그러나 이란과의 전쟁 위험은 아직 높다. 전쟁이 우발적으로 일어날 수도 있고, 오판으로 일어날 수도 있다. 아니면 트럼프가 어느날 아침에 일어나 그가 가한 모든 위협을 실행하기로 결심해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가 비무장지대에서 김정은을 만나기로 한 것과 똑같이 아주 짧은 순간의 결정으로 이란에 공격을 개시할 수도 있다. 백악관에 변덕스럽고 일관성 없고 근본적으로 무책임한 대통령이 있다는 것의 의미는 바로 이런 것이다.
국제일반 |
[세계의 창] 트럼프의 엄포외교 / 존 페퍼 |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꼬마 로켓맨’이라고 부르고 “화염과 분노”로 위협한 게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이에 김 위원장은 트럼프를 “노망난 늙은이”라고 부르며 미국에 똑같이 맹렬한 공격을 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지금, 두번의 정상회담과 우호적인 친서 교환, 그리고 비무장지대(DMZ)에서의 극적인 악수는 한때 매우 긴장됐던 두 사람의 관계를 거의 지워버렸다. 트럼프가 ‘공격적 위협 뒤에 다정한 외교’라는 똑같은 공식을 갖고 국제관계를 다루고 있다고 추정하기 쉽다. 예를 들어 트럼프는 멕시코에 미국행 난민들을 차단하지 않으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가, 멕시코와 합의하며 이를 철회했다. 트럼프는 중국에도 위협을 가했다가 최근 휴전했다. 그다음은 이란이다. 트럼프는 취임 이후 이란과 그 지도자를 계속 공격했다. 그는 이란핵협정을 겨눴고 지난해 미국은 그 협정에서 탈퇴했다. 미국과 이란은 최근에는 선박 사고와 드론 격추 등을 놓고 전면적 충돌 직전까지 갔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같은 사람들은 이란에 대해 더 공격적인 정권교체 전략을 지지하지만 트럼프는 그런 확신이 덜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란에서 지상전을 개시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는 이란과 대화하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겉보기에는 트럼프가 북한에 했던 것처럼 이란에도 똑같은 전환을 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북한과 이란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북한의 경우, 트럼프가 가진 외교적 판은 깨끗했다. 오바마 정부는 북한과의 협상에 실패했다. 그래서 트럼프는 이 문제에서 전임자들보다 성과를 내는 대통령으로, 개척자로 자신을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트럼프는 대북 정책으로 노벨평화상을 건질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이란은 다른 문제다. 트럼프는 이란핵협정을 파괴해 오바마 정부의 유산만 찢어버리는 게 아니다. 그는 그 협정에 많은 정치적 자본을 투자한 유럽의 동맹들과 러시아, 중국을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그는 국제사회에서 ‘미국이 스스로 서명한 합의는 지킬 것’이라는 믿음을 훼손하고 있다. 그리고 트럼프는 물론 이란을 화나게 했다. 오바마 정부가 없앴던 제재를 복구하고 추가 제재를 가한 것은 이란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이란에서 트럼프의 이런 행동을 반기는 유일한 집단은 미국과의 화해를 원하지 않는 강경파다. 트럼프가 협상으로 방향을 돌리려 한다 해도 이란은 대화에 더 이상 관심이 없을 수 있다. 이란 당국자들은 미국의 말을 신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트럼프가 미국이 서명한 수많은 합의에서 걸어 나온 걸 보고 이란은 깨달은 바가 있다. 트럼프가 적국들에 일관된 접근법을 갖고 있는 건지도 명확하지 않다. 그는 오바마 시대의 협정을 대체하고자 쿠바와 새로운 합의를 위해 협상하는 데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와 대화하고 싶어하지 않는 걸로 보인다.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도 미국은 정보기술에서 사이버 보안에 이르기까지 강경한 접근법을 유지하고 있다. 달리 말해 “시끄럽게 말하고 큰 막대기를 흔들되 궁극적으로는 협상하라”와 같은 일관된 트럼프 독트린 따위는 없다. 더구나 미국 외교정책은 국무부나 국가안전보장회의, 정보기관의 조언은 거의 빠진 채 오로지 대통령의 손에 집중돼 있다. 지난 한해 동안 북한과의 전쟁 위험은 상당히 감소했다. 그러나 이란과의 전쟁 위험은 아직 높다. 전쟁이 우발적으로 일어날 수도 있고, 오판으로 일어날 수도 있다. 아니면 트럼프가 어느날 아침에 일어나 그가 가한 모든 위협을 실행하기로 결심해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가 비무장지대에서 김정은을 만나기로 한 것과 똑같이 아주 짧은 순간의 결정으로 이란에 공격을 개시할 수도 있다. 백악관에 변덕스럽고 일관성 없고 근본적으로 무책임한 대통령이 있다는 것의 의미는 바로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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