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스마트폰 등교금지, 법률 의존은 부작용 더 커

[사람과 디지털] 구본권의 스마트 돋보기

스마트폰의 중독적 사용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내려서 걸어다니면서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풍경이 늘어나더니 최근엔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도 스마프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위험한 장면이 잦다. 2016년 9월 현대해상화재보험이 광화문 네거리의 보행자들을 조사한 결과, 33%가 보행중에, 26%가 횡단보도를 건널 때 스마프폰을 사용했다. 아차사고를 경험한 사람도 22%로 조사됐다. 삼성화재가 2014~2016년 보행중 주의분산 사고 1723건의 사상자를 조사한 결과, 61.7%인 1105명이 휴대폰 사용중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고 사상자의 절반 이상이 10대(22.9%)와 20대(30.8%)였다.

문제가 심각하니 법률적 대책도 잇따르고 있다. 2017년 7월 미국 호놀룰루시는 도로를 건너는 보행자가 모바일기기를 보는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시 최대 99달러의 벌금을 물리도록 하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캐나다 온타리오주도 비슷한 법률을 발의했다.

프랑스 의회는 지난 7월30일 오는 9월 새학기부터 15살 이하 학생들이 학교에 스마트폰과 태블릿피시(PC)를 갖고 등교할 수 없도록 하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프랑스는 2010년부터 수업중 스마트폰 사용을 법률로 금지해왔는데 이번에 아예 스마트 기기를 학교에 가져오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스마트폰 등교 금지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선거공약인데, 이번 법안이 찬성 62, 반대 1로 통과됐다. 15살 이상 학생들이 다니는 고등학교는 재량에 따라 학생들의 스마트 기기 사용금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으며 특별활동이나 장애학생은 스마트폰 사용 금지의 예외다. 프랑스 고등법원은 올해초 운전중 스마트폰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도로 측면에 차를 주차한 상태라 해도 휴대전화 사용 적발시에는 약 18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스마트폰은 단순한 전화기를 넘어 전자사전, 계산기, 내비게이션, 주소록, 메모장 등 생활에 필수적인 기능을 맡는 만능도구가 됐다. 부작용 때문에 이를 법률로 전면 차단할 경우 더큰 부작용과 문제점이 생겨날 수 있는 상태다. 법률 제정의 목적도 실제 완벽한 사용금지라기보다 사용자들에게 경각심과 주의를 높이기 위한 규정을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 법률로 풀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위험성에 대한 사용자의 인지와 자제력이 더 중요하다.

구본권 한겨레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