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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문재인 대표(왼쪽)와 정세균 전 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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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한용의 정치 막전막후] 38. 정세균 새정치연합 전 대표 인터뷰
“재신임을 지금 묻겠다는 건 추석 밥상을 차지하겠다는 것
지금 대표는 총선에만 ‘올인’ 해야지, 대선 행보 하면 안돼
수염 쥐어뜯기면서도 받아주는 게 당 대표가 해야 할 역할”
문재인 대표가 자신에 대한 재신임을 묻겠다고 전격 선언하면서 폭발한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부 갈등이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투표 및 여론조사 연기로 일단 봉합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이번 사태 와중에 이른바 ‘범친노’로 알려진 정세균 전 대표가 연석회의 소집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사실은 정세균 전 대표의 반대 때문에 문재인 대표가 재신임 투표를 밀어붙이지 못했다고 봐야 합니다.
궁금했습니다. 연석회의를 왜 제안했는지, 문재인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야당 위기의 근본적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었습니다.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정세균 전 대표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데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구주반으로 편성되어 있습니다. 12일 낮 유럽으로 떠났습니다. 출국 전 12일 아침 서울시내 한 식당에서 그를 만났습니다. 1시간20분 동안 편한 분위기에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국정감사를 떠날 수 있겠느냐고 물었더니 “국회의원으로서 국정감사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의무이기 때문에 일단 유럽으로 떠나지만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 일정을 앞당겨서 귀국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김한길 전 대표도 같은 구주반 소속이라 유럽으로 함께 떠난다고 했습니다.
당장 문재인 대표가 어떤 선택을 할 것으로 보느냐고 물었습니다. 재신임 투표 및 여론조사는 추석 직전으로 미루고 중앙위원회는 예정대로 16일에 강행할 것 같다고 전망했습니다. 정세균 의원의 전망은 정확한 것으로 몇 시간 뒤 확인되었습니다. 그는 이런 걱정을 덧붙였습니다.
“재신임을 지금 묻겠다는 것은 추석밥상을 차지하겠다는 것이지요. 그 나름대로 상당히 정교하고 전략적인 계산을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자칫하면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할 수 있어요.”
이어진 정세균 의원과의 대화를 문답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숲이 무엇인가?
“우리에게는 인적자산들이 있다. 안철수, 박원순, 안희정, 심지어 손학규까지도 인적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쓰임새 없이 소진돼서는 안된다. 꼭 필요할 때, 즉 민주주의나 대한민국의 미래나, 아니면 최소한 당의 명운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 본인들도 자신이 민주진보진영의 자산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우리 당 구성원들도 이들을 소중히 여기고 아껴야 한다. 그런데 그런 의식이 좀 부족한 것 같다.”
-지난 9일 얘기를 해보자.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회견과 정세균 의원의 연석회의 회견이 어떻게 한꺼번에 이뤄진건가. 문재인 대표의 회견을 알고 있었나.
“전혀 몰랐다. 또 나는 기자회견을 나 혼자 준비했다. 문재인 대표가 나의 회견을 알았을 리가 없다. 나는 기자회견 시간을 오후 3시로 잡고 문재인 대표와 당 지도부에 오후 2시쯤 알리려고 했다. 그런데 점심을 먹고 회견을 준비하는데 갑자기 문재인 대표가 2시30분에 회견을 한다고 했다. 그렇게 되면 기자들도 문재인 대표에게 다 몰려갈 것 아닌가. 보다 중요한 것은 문재인 대표와 내가 정면대결을 하거나 아니면 반대로 짜고 치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나는 문재인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려는 것인데 문재인 대표는 결단을 했다고 하니 잘못하면 싸움이 되겠더라. 그래서 10분쯤 생각하다가 문서로 대체하고 회견을 취소했다.”
-회견문에서 ‘대한민국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참담한 현실의 가장 큰 책임은 제1야당에 있다’고 했는데 실제로 밖에서는 그런 지적을 많이 한다. 야당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나.
“정당이 평소에는 자기 정체성에 충실해야 한다. 야당은 반대가 주임무다. 평소에는 야당의 직무에 충실하다가 선거 때에는 중도를 견인하고 때로는 상대당을 넘나드는 정책도 써야 한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새누리당을 따라갈 수가 없다. 선수들이다. 우리는 전략적이지 못하고 용의주도하지 못하다. 일관성이 중요하다. 일관성이 있어야 신뢰가 나온다.”
-당내 문제는 어떤가.
“마찬가지다. 나는 혁신안 자체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혁신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단합하고 소통하고 격려하는 프로세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번에 그렇게 하지 못해서 좀 아쉽다. 지난 4월13일 경선룰을 국민 60%, 권리당원 40% 선거인단으로 최고위원회에서 의결했다. 선거 1년 전에 결정한 것이다. 나는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 아무런 설명도 없이 바꿨다. 그동안 권리당원을 열심히 모집한 사람들이 납득을 하겠나. 우리나라 정당 시스템은 미국식 양당제를 많이 받아들였고 당내부의 거버넌스는 유럽식으로 절충이 되어 있다. 따라서 미국식 오픈프라이머리와 유럽식 당원경선을 50 대 50으로 하는 것이 우리 현실에 맞다고 본다.”
혁신안 자체보다 만드는 과정에서 소통하는 프로세스가 중요
-야당의 문제는 구조적인 것인가, 리더십 때문인가.
“우리 당의 문화 때문이다. 플레이어들의 철학과 이해관계 양 측면이 있다. 자신의 철학도 중요하지만 과거에 확립된 관행과 히스토리도 중요하니 존중하고 조화를 이뤄야 한다. 이해관계도 좀 양보하고 균형감각을 갖추는 똘레랑스가 필요하다. 그런데 자기 주장만 하고 있다.”
-왜 그런가? 언제부터 그렇게 됐나?
“과거 큰 지도자들이 있을 때는 큰 지도자들이 중심을 잡았다. 그런데 열린우리당 때부터 리더십이 계속 바뀌었다. 그러면서 당이 좀 천박해진 느낌이다. 130석 정당이면 자중자애하고 품격을 유지해야 한다.”
-안철수 의원이 당의 문제점으로 낡은 진보와 부정부패를 제기했다.
“내가 반성했듯이 좀 힘들어도 원칙에 충실하고 일관성을 지키고 어렵더라도 수시로 룰을 바꾸지 말고 그래야 한다. 또 자기한테는 너그러운 잣대를 들이대고 남에게는 엄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데 이런 것을 좀 넓히면 그런 지적인지도 모른다. 친소에 관계없이 균일하게 엄격해야 한다.”
-그게 왜 안될까.
“박근혜 대통령을 불통이라고 비판하지만 우리는 잘 소통하고 있는가 반성해야 한다. 낡은 진보라고 비판할 수 있는 소지가 없지 않다. 충분히 소통하면 바로 잡힌다. 안철수 의원이 당에 와서 충분히 토론할 기회가 별로 없었을 것이다. 정치를 오래한 나 같은 사람은 아무 의원에게나 전화해서 얘기할 수 있지만 안 의원은 아무래도 잘 안된다. 내가 산업자원부 장관 시절 안 의원을 초청해 식사를 하며 두 시간 정도 충분히 대화를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안 의원이 공동대표 시절 만났을 때는 노원 지역구에 바빠서 밥을 먹는둥마는둥 하더라. 다른 의원들과도 소통의 기회가 별로 없었을 것이다.”
-부정부패는 어떻게 보나. 많은 의원들이 재판이나 수사를 받고 있다. 야당 탄압인가.
“냉정하게 보면 분명히 여야를 차별대우하는 것 같다. 여권은 눈감거나 축소하고 우리는 키운다. 이명박 정부 시절보다 심해졌다.”
-한명숙 전 대표 대법원 확정판결에 대해 대처를 잘못한 것 아닌가. 유무죄는 주장할 수 있지만 국민들에게는 사과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그게 사람 관계라…. 선거를 앞두고는 주권자의 심리를 잘 살펴야 한다. 국민들의 눈높이와 우리의 사정을 잘 조화시켜야 한다. 특히 선거에 임박해서는 국민의 눈높이를 잘 살펴야 하는데, 부족했을 수 있다.”
-호남, 수도권 젊은층, 진보, 합리적 보수 등 야권의 다양한 지지층이 있는데 융합되지 않는 이유가 뭘까.
“내가 대표를 할 때는 재보선에도 공동선거대책위원회를 만들었다. 정세균, 김근태, 손학규, 정동영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나섰다. 인적자산을 최대한 활용했다. 그분들도 언론에 나오고 해서 좋아했다. 그렇게 재보선과 지방선거를 이긴 것이다. 그냥 된 것이 아니다. 총동원 체제가 중요하다. 그런데 그 이후에는 당내 리더들을 활용하지 못하더라. 대표 한 사람만 언론에 나온다. 다른 정치인을 좋아하는 지지자들은 소외감을 느낀다. 우리가 가진 인적자산을 보존하고 키우고 활용하는 것이 정당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다.”
-언론환경은 어떻게 보나?
“최악이다. 이런 상황을 예상했기 때문에 과거에 언론악법을 막으려고 국회에서 그렇게 치열하게 싸운 것이다. 언론악법 때문에 단식투쟁을 하고 의원직 사퇴서도 받았다. 13일 동안 본회의장을 점거했다. 종합편성채널(종편)은 지난 대선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학습 효과가 있다. 그리고 경제가 워낙 나빠서 민심이 여권을 이탈하고 있다.”
-야권에 기회가 있다는 얘긴가.
“그렇다. 민생은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 청년 실업률이 공식적으로는 10%대지만 실질적으로는 23%다. 경제 나쁘지 청년실업 심각하지 박근혜 정부가 홍보로 커버하지만 성과를 못낸다는 것을 국민들이 다 안다. 상대방이 굉장히 약하다. 거기다가 저쪽에 유력한 정치인이 별로 없다. 우리는 문재인 안철수 박원순 안희정이 있다. 그러니까 우리가 본전만 해도 총선에 패하리라고 보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가 본전을 못하니까 문제다.”
-종로 지역구 민심은 어떤가. 야당이 왜 인기가 없나.
“확실하지 않아서 그렇다. 싸워야 한다. 야당 지지자들은 흐물흐물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에게 싸운다고 욕하는 사람들은 어차피 우리를 찍을 사람들이 아니다.”
-호남을 중심으로 전통적인 야당 지지층이 문재인 대표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데.
“문재인 대표가 억울한 면도 있다. 대통령 선거 이후에 이미지 손상이 심하다. 특히 지난 전당대회에서 타격을 많이 입었다. 김한길 전 대표도 ‘친노’라고 공격했다. 문재인 대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말을 안하고 문재인 대표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런데 문재인 대표를 몰아내고 선거를 치를 수 있나.
“그래서 문재인 대표를 욕보이면 안된다. 인재를 중히 여겨야 한다. 아를테면 정동영 전 의원도 폄훼하지 않는게 좋다. 문재인 대표를 욕보이고 끌어내리는 모양새가 되면 일부에서는 통쾌하겠지만 전체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 그래서 본인이 적절한 결단을 해서 본인도 역할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역할을 하도록 하는게 좋다.”
-연석회의를 제안한 것이 그 때문인가.
“그렇다. 더이상 우리 지도자들을 깎아 내리지 말자는 것이다. 안철수 문재인 박원순 마찬가지다. 무너뜨리면 안된다. 누군가 무너지면 갈등이 커지고 리더십에 공백이 생긴다. 원샷에 해결해야 한다. 다 모여서 어떻게 할 것인지 얘기하다 보면 서로 답을 찾을 수 있다. 문재인 대표도 대화를 하다 보면 자신이 어떻게 할 것인지 길이 나올 것이다. 그렇게 모여서 대화하고도 답을 찾지 못하면 국민들에게 버림받을 것이다. 지금은 대동단결, 대통합이 최대의 혁신이다. 국민들은 조금 바꾸는 혁신에 관심이 없다. 민주진보진영이 대통합해서 나서면 힘을 실어줄 것이다. 분열하고 갈등하면 투표장에 가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대표의 대결단이 연석회의 전제조건은 확실히 아닌가.
“동시에 하자는 것이다. 같이 얘기하고 서로 듣고 문재인 대표도 하고 싶은 말 다하고 그러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어제 중진들이 모였는데 다양한 의견이 있었지만 다른 의견을 경청하니까 뜻을 모을 수 있었다. 결국 연석회의를 통해 대통합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 최고의 혁신이다. 멀게는 정권교체, 가깝게는 총선승리의 지혜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총선승리는 과반의석이나 1당을 의미하는데 가능한 일인가? 2012년 당시 얻은 130석 정도가 최대치 아닌가?
“그렇게 보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180석도 얘기했다. 2012년 총선 당시 이명박 정부의 실정으로 심판론이 하늘을 찔렀다. 야권은 통합했다. 나도 1당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인적자산 보존하고 키우고 활용하는 것이 정당 경쟁력에 중요
-그런데 왜 안됐나.
“첫째, 공천에 실패했다. 둘째, 현안대응을 잘못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제주 강정마을, 김용민 사건 때문에 20석은 날아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은 노무현 대통령이 한 것인데 미 대사관 앞에 가서 시위를 했다. 중도가 이탈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도 마찬가지다. 김용민은 국민눈높이에서 읍참마속 했어야 했다. 막판에 툭툭 떨어졌다. 나는 출구조사에서 15%를 이겼는데 실제로는 7.1%를 이겼다. 김용민 사건으로 지지가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동네에서 미장원에 갔는데 주인이 ‘민주당은 국민이 차려준 밥상도 못먹냐. 떠먹여줘야 하냐’고 하더라. 그게 민심이었다.”
-자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단결하고 통합해야 한다. 선거는 구도다. 신당출현은 불가피하다. ‘통합이 최선이고, 연대는 차선이고, 단일화는 기본이고, 분열은 최악이다’라고 내가 대표 시절 했던 말이 있다. 지금이 그렇다.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인천 선거연대가 이뤄졌는데 내가 날치기를 하다시피 해서 통과시켰다. 그래서 구청장, 시의회 선거에서 크게 이기고 진보정당 구청장도 두 명이 나왔다. 여전히 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안되면 연대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신당이 찻잔속의 태풍에 그치도록 우리가 강해져야 한다. 안철수 의원 같은 지도자를 당내에 붙들어둬야 한다. 역할을 줘야 한다. 대화하고 참여시켜야 한다. 누가 대선후보가 되느냐보다 정권교체가 중요하다.”
-총선 전망은.
“구도를 잘 만들고, 환경을 활용하고, 현안 대응을 잘하고, 표를 모을 수 있는 사람들로 총동원체제를 갖추면, 지금 걱정들 하는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는 생각보다 괜찮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아직도 희망을 갖고 있다.”
-현안 대응 역량은 결국 리더의 몫인데.
“리더의 철학과 순발력이 중요하다. 좋은 참모들도 있어야 한다. 탁월한 리더가 없으면 중지를 모아야 한다. 다들 경륜이 있는 사람들이라 중지를 모으면 순발력이 나온다. 내부 소통을 강화해 힘을 모아야 한다.”
-정세균 의원이 대표를 할 때는 당내 소통이 잘 됐던 것 같은데 후임자들은 왜 안될까.
“글쎄 그걸 안하더라. 우리가 소통은 빵점이라고 생각한다.”
-정치를 오래한 사람으로서 문재인 대표에게 조언을 한다면?
“중지를 모으는 노력을 더 했으면 좋겠다. 지금은 당내 폴리틱스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사실은 그런 말을 한번 해준 적도 있다. 대국민상대 정치행보는 하루 한건만 하고 나머지 시간은 당내소통과 의견수렴을 하는게 좋겠다고 했다. 4·29 재보선 뒤 실책이 있었다. 당내 정치를 더 열심히 했어야 했다.”
-문재인 대표가 그렇게 안한 것 같은데.
“문재인 대표는 나와 판단이 좀 달랐던 것 같다. 지지율이 높으면 다 따라올 것이라고 본 것 같다. 맞는 생각일 수 있지만 거기에 너무 치중했던 것 같다. 지금 대표는 총선에만 올인해야 한다. 대선행보를 하면 안된다. 대선행보를 하면 총선 준비도 안되고 견제도 들어오고 비협력자들도 나온다. 지혜롭지 못한 일이다. 지금은 화합과 통합에 좀더 열중해야 한다. 안철수 의원과 공존해서 총선 승리하고 그 다음에 경쟁해서 대선후보가 돼야 한다. 승리의 기반이 없는데 후보가 되면 뭐하나. 패배하는 대선 후보는 안되는 것보다 못하다.”
-결국 한마디로 정리하면 통합하라는 얘기다.
“내가 대표할 때 몇몇 의원이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며 달려들었다. 심지어 6·2 지방선거를 패배로 규정했다. 그래도 나는 오냐오냐 하면서 수염을 쥐어뜯기며 받아주었다. 당대표는 아울러야 한다.”
인터뷰가 끝나갈 즈음 정세균 의원은 “내가 어제 문재인 대표를 만났다”고 털어 놓았습니다. 연석회의를 제안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문재인 대표를 찾아가 차를 한잔 마셨다는 것입니다. 문재인 대표는 “재신임을 받으면 그래도 상황이 종결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연석회의는 그 때 가서 생각해보겠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연석회의를 지금 소집하려는 정세균 의원과 생각이 다른 것입니다. 정세균 의원은 “문재인 대표가 참여하지 않는 연석회의는 의미가 없고, 분열 상태 치유책으로 하려는 것이니, 당분간 연석회의 성사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를 마친 저는 정세균 의원과 헤어지고 서울 양재동 국립외교원으로 갔습니다. 천정배 의원 둘째딸 결혼식을 그곳에서 했기 때문입니다.
예상대로 문재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 등 많은 정치인들이 축하 인사를 왔습니다. ‘천신정’ 멤버였던 정동영 전 의원, 신기남 의원, 그리고 권노갑 상임고문, 김홍업 전 의원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기자들은 취재에 열을 올렸습니다. 문재인 대표를 붙잡고 재신임 투표와 중앙위원회를 어떻게 할 것인지 물었습니다. 문재인 대표는 “중앙위는 예정대로 하고 재신임투표는 연기하는 쪽으로 원만하게 해결됐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이날 저녁 문재인 대표는 이석현·박병석 등 중진들과 만나 재신임을 연기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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