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송기성 목사, 이수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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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 설립 130돌 기념 공동행사 여는 새문안교회 이수영 목사, 정동제일교회 송기성 목사
두 미국 선교사 1885년 나란히 세워
세계적인 선교 성공사례로 꼽혀 30·31일 공동 국제심포지엄·예배도
“한국교회 미래·희망은 남북통일에”
북한동포 앞서 탈북민부터 품어야 두 교회는 오는 30~31일 언더우드와 아펜젤러의 모교 교수와 출신 학자들을 초청해 ‘아펜젤러와 언더우드의 선교정신과 현대 한국 교회의 발전방향’ 주제로 심포지엄을 연다. 이날 합동예배에서 이·송 목사는 ‘두 선교사, 하나의 꿈, 그리고 우리’라는 슬로건대로 설교와 성만찬집례를 사이좋게 나눠맡는다. 두 교회는 지금껏 서로 당임목사를 부흥회 설교자로 초청하는 등 남다른 우애를 나눠왔다. 먼저 형님격인 이 목사는 “두 선교사 이래 한국교회는 세계교회가 경이적인 눈으로 바라볼만큼 성장했는데, 교인 규모만 늘린 게 아니라 정부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고아원·양로원·장애인 시설과 병원을 지어 구제사업을 하고, 서구식 신교육을 시작해 국민의 의식을 깨우고 문화창달에도 지대한 기여를 했다”고 ‘선교 130년’을 평가했다. 아우격인 송 목사는 “1885년 아펜젤러가 27살로 조선에 왔을 때 90㎏였던 몸무게가 5년 뒤엔 63㎏로 줄었고, 선박 사고로 44살에 소천할 무렵엔 59㎏에 불과했다. 조선과 조선 사람들을 위해 선교사들이 얼마나 고생하고 헌신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며 “그 희생에 감사하며 정직한 반성과 회개의 기회로 삼아 민족과 신앙의 양심 앞에서 한국교회가 나아갈 희망을 제시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교회는 국외 파송 선교사 규모에서 몇년 전부터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섰다. 그만큼 세계적인 위상이 굉장히 높아졌는데, 두 선교사의 정신을 잘 계승하고 있는지는 반성할 필요가 있다. 예수님께서 ‘누구든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와라’고 한 것은 이기적인 욕심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겸손과 희생과 순종하라는 말씀인데, 부흥하고 성장하다보니 교만해져 자기 희생을 잊고 신뢰와 사랑과 존경을 상실한 것 아니겠느냐. 소외되고 박탈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은데, 우리가 그 자리에 내려갈 줄 아는 자세를 갖추어 사회적인 신뢰와 사랑을 되찾아야만 지도적인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다.”(이 목사) “제가 목회를 시작했던 40년 전까지만 해도 가난하고 어려운 환경이었다. 하지만 예배당이 커지고 교인이 늘고 목사의 생활에도 여유가 생기면서 영성이 식었고, 교회가 물질적·세속적 가치관과 성공주의에 많이 노출되다 보니 권력과 우상숭배에 빠지기도 했다. 우리가 아무리 ‘교회가 희망이다’라도 얘기해도, ‘너나 잘하라’고 손가락질 받으면 무슨 전망이 있겠는가.”(송 목사) 두 목사는 한국교회의 미래 비전과 관련, 남북 문제와 통일에 대해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이 목사는 “강도를 만난 사마리아인과 같은 북한동포들이 잘 살게 되기까지 섬기고 도움을 주도록 교회가 열심히 가르치고, 의식을 불어넣고, 대사회적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며 이렇게 밝혔다. “한국교회가 북의 교회 재건을 꿈꾸고 기도하고 있는데, 사실 그 주역은 우리가 아니라 탈북자들이 될 수 밖에 없다. 주체사상으로 70년간 세뇌된 사람들에게 가슴으로 다가갈 메시지를 전달하기 어렵다. 탈북자들도 통일 이후 북한동포들로부터 배척과 의구심의 대상이 될테지만 주체사상이 뭔지 알고, 북한에서 살았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들이 나서고, 남한 교회는 뒤에서 돕고 지원하는 구실을 해야 한다. 그래서 먼저 탈북민이 조국의 품에 안겼다는 평화를 느끼도록 돕는 사역이 필요하다.” 송 목사는 “이 목사의 제안에 따라 교회 예산 1%씩을 통일기금으로 비축중”이라며 “이 가운데 일부를 탈북민 교회를 세우는 데 지원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왜 2만9천여명의 탈북민을 섬기는 게 중요한 일인지’ 덧붙였다. “한국교회가 사람을 키워야 한다면서도 정작 탈북민들을 품지 못해 외국 이주노동자와 조선족들 보다 더한 사회적 차별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교회마다, 북의 문이 열리면 달려가서 예배당 지을 궁리만 하고 있다. 그건 넌센스다. 북엔 마을마다 마을회관과 교화소 등 모임 장소가 이미 많다고 들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자본주의에 젖은 남한 사람들로는 안된다. 북에 가서 동포들을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은 탈북민들이다. 지금부터라도 그들을 도와야 한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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