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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9.19 21:02 수정 : 2016.09.19 21:06

스마트 상담실

Q. 아이가 학교폭력으로 우울증을 겪은 뒤 소통을 꺼리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스마트폰과 사회관계망서비스로 세상을 만나고 있습니다. 혹시 사회관계망서비스로 아이가 나아질까요?

도피처 대신 현실의 소통으로 이끄는 계기로

A. 학교폭력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이후 사이버 폭력에 대한 우려도 높습니다. 학교폭력으로 인해 아이와 부모님의 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짐작조차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상처를 치유할 수 있기 바랍니다. 다만 도피처로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위험함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에스엔에스는 시공간을 넘어 다양한 사람과 소통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정체성을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의 스트레스나 불만족 등이 이를 통해 과장되고 왜곡될 수도 있음을 늘 경계해야 합니다. ‘좋아요’나 타인의 관심에 대한 왜곡된 집착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그를 위해 현실에서 상식 밖의 일을 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자신의 행복이나 만족보다는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과 사랑으로 전이되어 자신의 삶은 없고 다른 사람들의 관심에 온 신경을 집중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아이가 세상과 만나는 유일한 소통의 창구가 에스엔에스라면 아이가 현실 세계에서 채우지 못하거나 원하는 욕구를 왜곡된 방식으로 채워가고 있지 않나 관심 있게 살펴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사이버에서마저 소외된다면 아이에게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막히게 되는 걸 의미합니다. 지속적으로 아이에게 세상과 만나는 방식은 다양하며 많은 사람들이 아이의 행복을 바라고 있다는 정서적 지지를 보내주어야 할 것입니다.

“물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물입니다”라는 광고가 있었습니다. 학교폭력으로 말미암아 상처를 입고 마음을 닫았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길은 어쩌면 사람들밖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에스엔에스에서 소통한다고 했지만 어쩌면 누군가의 관심이 필요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사이버 세계 역시 현실 세계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살고 있으니까요. 에스엔에스가 현실 세계의 상처를 안고 사이버에서 자신을 고립시키는 동굴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밖으로 나올 수 있는 통로가 되길 바랍니다.

김형태 깨끗한미디어를위한교사운동 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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