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1.10 18:26
수정 : 2019.11.11 02:05
“초등 교사인데, 아이들이 음란물에 노출돼 있어요”
Q. 초등 4학년 교사입니다. 요즘 반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많이 쓰는데 일부는 메신저로 낯선 사람들과 대화하고 신체 사진을 주고받도록 유도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더군요. 친구들에게도 음란물을 전달하거나 같이 보는 게 유행처럼 되기도 합니다. 타인의 관심을 받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이용하기도 하는데 위험한 일도 생길 수 있어 고민입니다.
A. 한 개인의 삶에서 성적 발달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개인의 성장은 가정만이 아니라 사회·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아이들을 둘러싼 디지털 환경을 살펴보면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하면서 소셜미디어가 음란물 유통의 주된 경로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온라인의 비대면성과 익명성은 아동들마저 스마트폰을 통해 일상에서 접하기 힘든 해로운 내용에 무방비로 노출되게 합니다. 성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선정적인 대화나 이미지를 보는 게 성적 일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디지털 역기능을 지혜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러한 현실에 대한 어른들의 문제 인식과 책임감 있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우선 아이들에게 성인용 매체 및 콘텐츠의 문제점에 대해 생각해 보고 학급과 가정에서 토론하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을 주시기 바랍니다. 성적인 목적으로 콘텐츠를 생산·유포하는 행동에 따르는 법적 책임에 대한 교육도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내용을 상대방에게 제공하는 사람은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집니다.
다음으로 아이의 스마트폰에 음란물 차단 앱을 설치하거나, 스마트폰을 일반 휴대전화로 대체하는 것과 같은 조처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과의존 상태에서 성인용 매체나 콘텐츠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기술적 관리만으로는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기술적 관리와 함께 아이 스스로 모바일 콘텐츠를 비판적 관점에서 선별해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도록 도와주는 노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성인용 매체에 대한 과의존 위험 수준이 높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부모님의 관심이 많고, 친구·교사와의 관계가 좋을수록 과의존 수준이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이들이 가족관계에 대해 심리·정서적 안정감을 느끼고 또래 친구들과도 건강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세요.
정부만 한국정보화진흥원 디지털포용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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