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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1.31 20:11 수정 : 2016.03.20 23:09

조성대 교수의 미 대선 깊이 보기
①제도를 알면 대선이 잘 보인다

2016년 백악관의 주인을 결정할 미국 대선이 1일(현지시각)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를 시작으로 9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미국 정치를 전공한 조성대 조지워싱턴대 방문교수(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가 워싱턴 현지에서 미국 대선을 깊이있게 분석하는 글을 비정기적으로 연재한다.

미국 대선은 용어도 어려울 뿐 아니라, 제도와 규칙도 한국과 너무 다르고 복잡하다. 하지만 규칙을 잘 알면 더 재밌게 관전할 수 있다. 본선은 7월 중하순에 열리는 민주·공화 양당의 전당대회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이번에는 본선에 나갈 양당의 대표선수를 뽑는 6월14일까지의 경선에 대해 알아보자.

첫째, 각 주의 경선을 통해 양당의 전당대회에서 후보를 선출할 대의원을 뽑는다. 후보를 직접 선출하는 것은 아니다. 각 주별 경선 결과에 따라 각 후보들이 확보해나가는 대의원 수를 파악하기는 어렵지 않다.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의원 수는 각각 4764명과 2472명이다.

아이오와 코커스에 할당된 대의원은 민주·공화 각각 52명과 30명에 불과하다. 2월 9일 프라이머리가 열리는 뉴햄프셔주에 할당된 대의원도 각각 32명과 23명에 지나지 않는다. 세상의 주목도에 비해 선거결과에 미치는 영향력은 아주 적은 셈이다.

그러나 시작이 반이라 했던가. 두 곳의 경선은 선두주자를 결정하는 효과가 있다. 이곳에서의 승리는 언론의 주목과 함께 막대한 정치후원금을 보장한다. 전통적인 정당엘리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도 있다. 그래서 모든 후보가 거액의 정치자금을 써가며 승리하거나 최소한 도약의 발판을 만들려 한다.

둘째, 대의원 선출 방법이 각 주마다 다르다. 경선은 코커스와 프라이머리로 구분된다. 코커스의 경우 당원으로 등록한 사람들만 참여할 수 있다. 프리싱트라 불리는 최소단위 선거구를 시작으로, 하원 선거구와 주 전체 선거구를 거치는 당대회를 통해 전국 전당대회에 참여할 대의원을 뽑는다. 이에 비해, 프라이머리는 굳이 당원으로 등록하지 않아도 참여할 수 있다.

프라이머리는 비교적 최근까지 미국만의 독특한 선거제도였다. 19세기 말 부패한 정당정치가 도입 배경이다. 정당 보스, 사업가, 관료들의 동맹체인 이른바 ‘정당 머신’에 의한 정경유착, 매관매직, 금권정치 등의 폐해를 척결하고자 공직후보 선출권을 일반 시민에게 확대한 결과였다. 선거 효과만을 따진다면 당원만 참여하는 코커스에서 정당의 기율과 노선이 강조되는 데 비해, 프라이머리에서는 대중적 인지도와 인기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코커스와 프라이머리의 차이는 후보별로 유불리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2008년 신예 버락 오바마가 당의 터줏대감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을 제치고 본선에 진출한 배경에는 풀뿌리 당조직의 힘이 강한 코커스에서 압승해 전국적으로 바람을 일으킨다는 전략이 한몫했다. 즉, 기층 당조직의 부활과 활성화에 기대는 전략이 프라이머리보다 코커스에서 더 유효하다.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 풀뿌리 조직인 무브온의 지지를 받은 버니 샌더스 쪽이 코커스 선거에 더 집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셋째, 대의원 배분방법이 각 주나 정당마다 다르다. 민주당은 후보자의 득표율에 비례해 배분하고 공화당은 각 주별로 승자가 독식하는 제도를 채택한 주가 많다. 물론 전·현직 정당 간부나 의원으로 구성되며 자유롭게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각 당의 슈퍼대의원(민주당 713명과 공화당 210명)은 이 과정에서 예외다.

경선이 조기에 끝나기도 한다. 주목할 곳은 공화와 민주 각각 25%와 22%의 대의원이 걸려있는 3월 1일의 ‘슈퍼화요일’ 경선이다. 한 후보가 이 12개 주 경선에서 압승할 경우 다른 후보들은 자금이나 조직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조기 사퇴하기도 한다. 약세 후보들 간의 이합집산도 목격할 수 있다. 특히 대의원 배분이 승자독식으로 이루어지는 공화당의 경우, 이는 낯선 광경이 아니다. 반면 득표율에 비례해 대의원을 배분하는 민주당은 긴장감이 비교적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조성대 조지워싱턴대 방문교수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슈퍼대의원들의 표심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당내 지명도와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이들의 지지선언은 여론의 향방을 바꾸는 힘이 있다. 지난 2008년 1월 말 케네디 대통령의 유일한 혈육인 캐롤라인 케네디의 <뉴욕타임스> 시론을 통한 오바마 지지선언은 클린턴과의 지지율 두 배 차이를 단숨에 박빙으로 만드는 파장을 일으킬 정도였다.

조성대 조지워싱턴대 방문교수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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