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3.02 18:56
수정 : 2017.03.02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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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강원도 태백시 구문소 인근 고생대 화석지에서 취재 중인 조홍섭 기자. 이광춘 상지대 명예교수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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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퇴임으로 직장 떠나지만, 직업은 영원한 기자. 한국의 대표적 환경전문 언론인 1세대 조홍섭 기자는 말한다.
-가장 보람있었던 일은.
“1988년 화성 매향리 미국 공군사격장 주민대책위원장 전만규씨 제보로 그 문제 처음 제기한 것. 30년 넘게 전쟁터 같은 소음, 진동, 유탄 피해 입으면서 국가 안보 위해 꾹 참아왔다더군요. 오랜 싸움 끝에 폭격장 없앴지만 요즘 다시 전투비행장 후보지로 떠오르다니….”
-아쉬웠던 순간도.
“1980년대 말 경북 봉화군 석포제련소 노동자들이 카드뮴 중독 시달린다는 제보 받고 취재했어요. 노동자 앞니가 황산 증기에 녹아 절반가량 사라질 정도. 그런데도 노동자 혈중 카드뮴 농도가 법정 직업병 기준치 아래로 나오자 기사화 포기. 기준도 문제지만 피해자 쪽 서려는 노력 부족. 두고두고 후회.”
-극적 피해 현장 많이 목격하셨죠?
“진짜 환경피해란 오랜 시간 걸쳐 서서히 생명 갉아먹는 것. 매향리에서도 주민 자살률이 다른 곳보다 훨씬 높았죠. 폭력성도 높아져 여러 사건 벌어졌고. 극심한 소음공해가 낳은 피해지만 인과관계 증명 쉽지 않지요.”
-한국인 환경의식에 관해 한마디.
“전통적인 검소한 생활방식이 편리하고 많이 소비하는 삶으로 바뀐 게 가장 심각. 젊은 세대에선 매일 더운물 샤워가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75억 인구가 이렇게 사는 걸 지구가 감당 못하죠.”
-글쓰기 계속하실 텐데.
“자연사에 천착하려 해요. 지질과 지형이 어떻게 형성됐나, 그곳의 생물은 어떻게 그런 모습으로 살게 됐나 등 거시적으로 자연 이해하고 즐기는 일. 빙하기 피난처였던 동북아, 제주도와 울릉도의 특별한 생물 등 갈라파고스 안 가도 주변에 재미난 주제 많아요.”
고경태 신문부문장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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