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부타의숲 정신분석클리닉 대표 타인으로부터 과도하게 많은 충고나 확신 없이는 일상의 판단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예를 들면 국가 정책이나 공식적인 연설문 작성 같은 중요한 일도 사적으로 의지하는 대상에게 ‘컨펌’을 받아야 한다)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들도 타인이 책임질 것을 요구한다. (자기의 진퇴를 국회의 결정에 떠넘기기 등이다.) 타인의 돌봄과 지지를 지속하기 위해 불쾌한 일이라도 자원해서 한다. (의존하는 대상의 사적 이익을 위해 자발적이며 적극적으로 대통령의 권력을 불법적으로 사용한다.) 혼자서는 자신을 돌볼 수 없다는 심한 공포 때문에 불편함과 절망감을 느낀다. (옷이며 가방을 선택하는 것 등, 일상의 많은 것들을 스스로 돌보지 못하고 의존했음은 명백하다.) 친밀한 관계가 끝나면 자신을 돌봐주고 지지해줄 근원으로 다른 관계를 시급히 찾는다. (아버지에서 최태민으로, 또 정윤회, 최순실로….) 정신병리학에서는 타인에 대한 의존이 없으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의존성 성격장애로 진단한다. 8개의 진단 기준 중 항목 5개를 충족하면 의존성 성격장애로 진단할 수 있다. 위의 다섯 항목 말고도 한두 개의 기준에서 의존적 성향이 뚜렷하지만, 이미 진단 기준을 충족했으므로 생략한다. 그 사람의 아버지는 우리가 먹을 음식을 지정해주고(혼분식), 우리가 부를 노래를 작사 작곡 해주고(새마을 노래), 우리가 살 집의 형태를 지정해주었다(석면 덩어리 슬레이트 지붕과 신작로). 급기야 그는 부부의 이부자리까지 파고들어 낳을 아이 숫자까지 정해주었다. 덕분에 이대로 가면 이 민족은 700년 뒤에 소멸해버릴 운명에 처해버렸다. 국민을 ‘애완’으로 만들었던 박정희와 그를 숭앙했던 신민들은, 30여년이 지나 다시 그의 자식에게 의존하기로 결정했다. 북한의 도발, 누란지위에 처한 나라 경제, 살벌한 취업 전쟁, 노인빈곤율 등등 국민을 위협할 거리는 널렸다. 두려운 국민들은 의존하고 싶었을 것이다. 이명박에게 한 번 속고도,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며 더 강력한 의존 대상으로 박근혜를 지정했다. 하지만 그 사람은 우리의 공적인 의존을 한 몸에 안고 사적인 관계에 모든 것을 의탁했다. 인간은 의존하면서 산다. 하지만 그(녀)가 의존해서는 안 되는 대상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단호하게 그 의존을 거두어들여야 한다. 박근혜는 평생 그랬듯 계속 의존을 선택했지만, 시민들은 자율을 회복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혁명의 거리에 꽃핀 자율의 행위들이 이것을 증명한다. 혁명이 시민을 만든다! 자율이 의존을 이겼다! 시민은 그 사회와 유기적으로 존재한다. 자율은 삶을 자기 완결적으로 꾸려 내면서도 타자들과, 사회와 교감하고 상보하면서 살아내게 한다. 시민은 사회로부터 분리될 수 없기에, 의존의 극복은 독립이 아니라 자율이다. 자율이 촛불혁명을 만들었고, 또한 촛불혁명이 우리를 더욱 자기 완결적 삶을 사는 시민으로 성장시켰다. 정의로움이 삿됨을 이겼다. 시민의 횃불이 강물이 되고 들불이 되어 삿된 협잡을 무릎 꿇렸다. 이와 같이 우리 삶에도 자신의 그림자를 극복하기 위한 혁명이 가끔 필요하다. 불가능하다 생각한 것을 가능하게 한 그 힘은 불의에 대해 분노했기 때문이다. 내 삶을 되찾기 위해서는 자신의 부당한 의존에 대해 분노해야 한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지만, 그 빛은 내가 밝혀야 한다.
칼럼 |
[이승욱의 증상과 정상] 의존의 종말! |
닛부타의숲 정신분석클리닉 대표 타인으로부터 과도하게 많은 충고나 확신 없이는 일상의 판단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예를 들면 국가 정책이나 공식적인 연설문 작성 같은 중요한 일도 사적으로 의지하는 대상에게 ‘컨펌’을 받아야 한다)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들도 타인이 책임질 것을 요구한다. (자기의 진퇴를 국회의 결정에 떠넘기기 등이다.) 타인의 돌봄과 지지를 지속하기 위해 불쾌한 일이라도 자원해서 한다. (의존하는 대상의 사적 이익을 위해 자발적이며 적극적으로 대통령의 권력을 불법적으로 사용한다.) 혼자서는 자신을 돌볼 수 없다는 심한 공포 때문에 불편함과 절망감을 느낀다. (옷이며 가방을 선택하는 것 등, 일상의 많은 것들을 스스로 돌보지 못하고 의존했음은 명백하다.) 친밀한 관계가 끝나면 자신을 돌봐주고 지지해줄 근원으로 다른 관계를 시급히 찾는다. (아버지에서 최태민으로, 또 정윤회, 최순실로….) 정신병리학에서는 타인에 대한 의존이 없으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의존성 성격장애로 진단한다. 8개의 진단 기준 중 항목 5개를 충족하면 의존성 성격장애로 진단할 수 있다. 위의 다섯 항목 말고도 한두 개의 기준에서 의존적 성향이 뚜렷하지만, 이미 진단 기준을 충족했으므로 생략한다. 그 사람의 아버지는 우리가 먹을 음식을 지정해주고(혼분식), 우리가 부를 노래를 작사 작곡 해주고(새마을 노래), 우리가 살 집의 형태를 지정해주었다(석면 덩어리 슬레이트 지붕과 신작로). 급기야 그는 부부의 이부자리까지 파고들어 낳을 아이 숫자까지 정해주었다. 덕분에 이대로 가면 이 민족은 700년 뒤에 소멸해버릴 운명에 처해버렸다. 국민을 ‘애완’으로 만들었던 박정희와 그를 숭앙했던 신민들은, 30여년이 지나 다시 그의 자식에게 의존하기로 결정했다. 북한의 도발, 누란지위에 처한 나라 경제, 살벌한 취업 전쟁, 노인빈곤율 등등 국민을 위협할 거리는 널렸다. 두려운 국민들은 의존하고 싶었을 것이다. 이명박에게 한 번 속고도,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며 더 강력한 의존 대상으로 박근혜를 지정했다. 하지만 그 사람은 우리의 공적인 의존을 한 몸에 안고 사적인 관계에 모든 것을 의탁했다. 인간은 의존하면서 산다. 하지만 그(녀)가 의존해서는 안 되는 대상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단호하게 그 의존을 거두어들여야 한다. 박근혜는 평생 그랬듯 계속 의존을 선택했지만, 시민들은 자율을 회복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혁명의 거리에 꽃핀 자율의 행위들이 이것을 증명한다. 혁명이 시민을 만든다! 자율이 의존을 이겼다! 시민은 그 사회와 유기적으로 존재한다. 자율은 삶을 자기 완결적으로 꾸려 내면서도 타자들과, 사회와 교감하고 상보하면서 살아내게 한다. 시민은 사회로부터 분리될 수 없기에, 의존의 극복은 독립이 아니라 자율이다. 자율이 촛불혁명을 만들었고, 또한 촛불혁명이 우리를 더욱 자기 완결적 삶을 사는 시민으로 성장시켰다. 정의로움이 삿됨을 이겼다. 시민의 횃불이 강물이 되고 들불이 되어 삿된 협잡을 무릎 꿇렸다. 이와 같이 우리 삶에도 자신의 그림자를 극복하기 위한 혁명이 가끔 필요하다. 불가능하다 생각한 것을 가능하게 한 그 힘은 불의에 대해 분노했기 때문이다. 내 삶을 되찾기 위해서는 자신의 부당한 의존에 대해 분노해야 한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지만, 그 빛은 내가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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