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7.11.21 08:21 수정 : 2017.11.21 13:52

정봉주 전 의원의 ‘몸짱’ 비결
‘BBK’ 허위사실 유포죄로 징역 1년
가둔 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폐쇄공포증 이기기 위한 방편으로도
조폭들도 놀랄 만큼 지독하게 ‘팔팔’
 
팔굽혀펴기 하루 1천번씩 하고
상·하체 단련하고 물 페트병 들기도
 
가슴-등-어깨-팔다리 근육 분할운동
무거운 것보다 정확한 자세 먼저
 
한계 넘어서려는 용기로 극한까지
어려서부터 축구 쿵후 복싱 등 ‘만능’

그는 아직도 식스팩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믿기 어려웠다. 식스팩은 만들기는 어려워도, 쉽게 사라진다. 5년 전이다. 그가 1년간 수형생활을 하고 나와서, 교도소 독방에서 혼자 아무런 운동기구 없이 식스팩을 만들었다며 <골방이 너희를 몸짱 되게 하리라>라는 책을 냈을 때 감탄했다. 식스팩은 젊은이도 만들기 어려운 근육이다. 매일 기구를 사용하는 운동은 물론, 닭가슴살과 단백질 보충제 등 식이요법을 병행해야 생길까 말까이다. 그런 식스팩을 부실한 교도소 식사와 한 평이 안 되는 골방에서 그는 맨손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도 그는 식스팩을 유지하고 있다고 장담했다. 아무리 입담이 좋은 정봉주(57)라지만 보기 전엔 믿을 수 없었다.

 미국 유학을 갔다 와서, 전국에 70여개의 학원이 생길 만큼 성공적인 프랜차이즈 영어학원 사업을 하던 그는 2004년 4월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기도 했다. 그는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과 관련, 비비케이(BBK)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죄로 징역 1년에 피선거권 박탈 10년을 선고받았다.

교도소 독방에서 공포감을 이기기 위해 맨손 운동을 하며 식스팩을 만들었던 정봉주 전 의원은 출감 후 5년이 지난 지금도 울퉁불퉁한 복근 근육을 유지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잠 하루 3시간 이내

 정 전 의원은 지금 하루 두 개의 고정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일주일에 사흘은 각종 텔레비전 프로그램 녹화를 한다. 누구보다 바쁜 하루하루를 보낸다. 지난 19일 그가 이용하는 체육관에서 그의 식스팩을 보기 전에 우선 그의 하루 일과를 물었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체육관에서 2시간 운동한다. 기구 운동을 하면서, 실내 달리기를 6㎞ 한다. 그리고 낮에 바쁜 일정을 보낸다. 하루 취침 시간은 불과 3시간. 오래전부터 3시간 이상 자지 않았다고 한다. 그 시간마저 그는 아깝다고 한다. 대신 그는 낮에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에 숙면을 취한다고 한다. 쪽잠에 익숙하다.

 그가 ‘드디어’ 상체를 보여준다. 정말 식스팩이 있다. 정교하게 다듬어진 모양은 아니지만, 그의 복부에는 울퉁불퉁한 근육이 살아 있다. 복부 근육뿐 아니라 어깨, 가슴, 팔의 각 부분 근육이 제자리에서 꿈틀거린다. 옆으로 조금 나온 허리만 아니었으면 20~30대 몸짱의 몸이기에 충분했다. 오기였다. 그는 자신을 감옥에 보낸 이들에게 출소하는 순간에 팔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골방에서 운동을 했다고 했다.

 “공부의 결과는 머릿속에 있어 보여줄 수 없지만, 몸으로 한 공부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잖아요. 비록 감옥에 있지만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죽기 살기로 운동했어요. 물론 폐쇄공포증이 있어서 그 공포를 이기기 위한 방편이기도 했어요.”

교도소 독방에서 책을 이용해 근육 운동을 했다. 정봉주 전 의원은 자신을 감방에 보낸 이들에게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오기로 운동을 했다고 했다.

 

 “근육은 찢어져야 강해져” 

그는 감방에서 함께 수감됐던 조폭들이 놀랄 만큼 지독하게 운동을 했다고 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다. 초등학교 때는 선수로 나갈 것을 고민하기도 할 만큼 축구를 잘했다. 형이 우슈 선수였던 영향으로 중학교 때는 쿵후에 몰입했다. 고등학교 때는 복싱 아마추어선수로 대회에 출전해 입상하기도 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에 입학한 그는 학군사관(ROTC) 신분으로 학내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돼 1년6개월의 징역형을 살았다.

 “그때는 감옥생활에 적응하는 데 단지 2주가 걸렸어요. 마음 편히 먹고 수형생활을 했어요. 그런데 6년 전 감옥에 들어갔을 때는 6개월간 불안과 공포감에 시달렸어요. 아마도 놓아야 할 것이 많았기 때문일 겁니다.”

 그는 세로 2m, 가로 1.4m의 교도소 독방에서 ‘맨손 헬스’를 했다. 교도소 들어가기 전 운동 전문가로부터 맨손으로 할 수 있는 운동에 대해 배웠다. 체중이 10㎏ 빠졌다. 팔굽혀펴기(푸시업)를 하루 1천번씩 했다. 1세트 100번씩 10세트를 했다. 물구나무서서 팔굽혀펴기도 했다. 하체를 단련하기 위해 벽에 등 대고 앉아 버티기와 앉았다 일어서기를 했고, 허리와 엉덩이 근육 단련을 위해 엎드려 상체와 하체 들기를 했다. 물이 가득 담긴 페트병을 들어 올리며 근육을 키웠다.

 “근육은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찢어집니다. 근육은 찢어져야 강해집니다. 찢어진 근육 사이로 새로운 근육이 채워집니다. 단백질이 역할을 합니다. 새로운 근육이 자리잡는 데는 최소 48시간이 걸립니다. 그러니 근육을 쉬게 하면서 골고루 운동을 해줘야 합니다.”

정봉주 전 의원은 교도소에서 운동할 때 물이 가득 찬 페트병을 이용해 어깨와 팔 근육 운동을 하기도 했다. 그는 들어 올리는 무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확한 자세와 한계를 극복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기회 되면 복싱대회 출전”

 정 전 의원은 ‘분할운동’을 강조한다. 가슴과 등, 어깨, 팔다리 근육 등을 매일 번갈아 운동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가슴운동을 하면 가슴에 뻐근함이 느껴집니다. 이 뻐근함이 바로 찢어진 근육이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찢어진 근육을 계속 찢으면 새로운 근육이 자랄 틈이 없죠.”

 또 그는 ‘정확한 자세’를 강조한다. 무거운 것을 드는 것보다 정확한 자세가 먼저라는 것이다. 아무런 기구 없이 식스팩을 만든 것은 정확한 자세로 근육에 자극을 준 덕이라고 한다. 가슴운동을 하려면 헬스장에 가서 엄청나게 무거운 역기를 들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한계를 넘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한다. “근육은 아주 강해서 한계에 도달하지 않으면 절대 찢어지지 않아요. 도저히 들 수 없는 한계지점까지 운동을 해야 해요. 마지막 하나에서 근육은 찢어져요. 단 극한에 가서도 자세를 망가뜨려서는 안 돼요. 망가진 자세로 하나를 더 하는 것보다, 제대로 된 자세에서 마지막 하나를 실패하는 것이 100배 나아요.”

 정 전 의원은 젊고 당당하게 사는 비결은 상상력이 풍부해야 하고, 그 상상력은 젊은 에너지에서 나오고, 젊은 에너지는 건강한 몸에서 나온다고 했다. 실제 그는 몸뿐 아니라 얼굴에도 주름이 거의 없었다. 기회가 되면 복싱대회에 출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의 도전은 끝이 안 보인다.

정봉주의 비포 그리고 애프터

 글·사진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이길우 기자의 기찬몸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