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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1.12 09:00 수정 : 2017.11.12 17:05

아파트 숲을 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재두루미. 새끼가 뒤따르고 있다.

[애니멀피플] 윤순영의 자연 관찰 일기
김포는 아파트 숲에 재두루미 나는 세계 유일 장소
도로 건설, 농경지 매립, 불법 건물 난립해 벼랑끝

아파트 숲을 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재두루미. 새끼가 뒤따르고 있다.
10월14일 한강 갯벌에서 올들어 처음으로 26마리의 재두루미를 관찰했다. 재두루미는 아직 한강하구를 떠나지 않는다. 추수가 끝나야 농경지로 날아든다. 10월28일, 추수가 다 끝난 홍도평에 재두루미가 농경지로 날아들었다.

농경지의 추수가 끝날 때까지 한강 갯벌에서 머무는 재두루미.
무리는 부부 두루미와 짝을 맺지 못한 두루미, 그리고 가족으로 이뤄진다. 재두루미 가족은 지난해 새끼 한 마리를 데려오더니 올해는 두 마리다. 재두루미는 해마다 월동했던 농경지를 정확히 찾아와 먹이터로 이용하기 때문에 확인이 가능하다. 농지매립, 도로건설, 건축물 등으로 훼손이 심각한 홍도평야에도 여전히 재두루미가 찾아온다.

재두루미 가족.
볏짚을 말아 보관하는 곤포 사일로는 철새들의 먹이를 앗아간다.
한강하구는 재두루미의 명맥이 이어지는 곳이다. 1992년 7마리를 발견하고 먹이 주기를 시작하여 2003년에는 120마리로 꾸준히 늘었다. 그 이후 김포 우회도로가 홍도평을 가로질러 개설되면서 취식지는 반토막 났고 급격한 변화가 시작되었다. 주변 농경지는 매립과 불법 건축물 등이 들어서면서 재두루미는 서서히 줄기 시작했다.

홍도평 불법 건축물이 재두루미 서식지를 훼손한다. 그 위를 날고 있는 재두루미.
홍도평 비닐하우스는 재두루미 서식지를 방해하고 곤포 사일로는 낱알을 걷어가 먹을 것을 부족하게 만든다.
재두루미 뒤편으로 금파초등학교와 금파중학교가 보인다.
현재 60여 마리의 재두루미가 김포평야와 부천시 대장동 평야를 오가며 겨울을 난다. 그러나 농경지 감소와 개발로 재두루미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살얼음판을 걷는 힘겨운 겨울나기다. 재두루미는 개발로 인한 방해요인을 이리저리 피해 다니며 눈칫밥을 먹고 있다. 김포시 시암리 습지는 1970년대까지도 2000마리 이상의 재두루미가 도래하는 우리나라 최대의 재두루미 월동지였다.

잠자리에서 일어나 홍도평으로 향하는 재두루미 무리.
농경지로 내려앉는 재두루미.
재두루미가 앉아 나락을 쪼아먹을 논은 점점 줄어든다.
이제라도 보호 노력을 기울이면 지킬 수 있겠지만 김포의 난개발로 인해 재두루미는 점점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재두루미는 귀소본능이 강해 처음 찾았던 곳을 죽을 때까지 찾아오는 습성이 있다. 우리들이 보호하기만 한다면 재두루미는 약속의 땅을 끊임없이 찾아올 것이다.

글·사진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겨레 환경생태 웹진 <물바람숲> 필자 crane5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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