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개인기 멍스타 ‘시크릿’의 비밀을 알려주마

[애니멀피플] 동물뉴스룸 토크
썰매 타고, 그림 그리고, 대걸레로 청소하는
팔방미인 반려견 ‘시크릿’과 ‘메리’의 이야기

개와 고양이가 인스타그램을 주름잡고 있습니다. 외국 주요 언론들도 ‘꼭 팔로우 해야 할 멍냥이' 등의 기사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위키피디아에 오른 미국 샌프란시스코 포메라니언 ‘부', 일본의 시바견 ‘마루’ 등이 이 세계를 평정했는데, 최근 들어 무섭게 인스타그램 차트를 ‘역주행'하는 개가 있습니다. 이름은 시크릿. 세살 된 암컷인데, 그림 그리기, 보드 타기, 탁구 치기… 개인기로 치면 최고인 것 같습니다. (인스타그램 ‘마이 오시 걸’) 이달 초에는 썰매를 언덕에 끌고올라가 그걸 타고 내려오는 영상이 소개되어 저도 한참 웃었습니다. 동물뉴스룸 토크에 그 주인공을 모셨습니다. 물론 시크릿은 아니고, 시크릿과 함께사는 17살 소녀 메리 피터스입니다. 워낙 수줍은 성격 탓에 인터뷰는 처음이라고 하는군요. 메리가 ‘시크릿’을 털어놓았습니다.

메리 피터스(17)와 그의 반려견 시크릿. 2015년부터 함께 살고 있다. 메리 피터스 제공

-안녕, 메리? 자기 소개 좀.

“메리 피터스라고 해요. 미국 워싱턴주 벨링엄에 사는 17살 소녀. 개 훈련시키는 걸 좋아했어요, 그러다 2015년 부모님에게 강아지 키우는 걸 허락받았죠. 머리 좋고 팔팔한 오스트레일리언셰퍼드를 골랐어요. 아빠 말대로 ‘개가 생겨야 할 것처럼 생긴’ 개가 바로 오스트레일리언셰퍼드거든요. 오레곤주까지 가서 시크릿을 데려왔어요. 그뒤 매일 시크릿과 일상을 보내고 있죠.”

-시크릿이 썰매 타기를 무척 좋아하나봐요. 연말 연초에 전 세계적으로 이 영상이 인기를 끌었는데, (본격적으로 유명해지기 전인) 작년에도 썰매를 탔더군요.

“내가 생각하기엔 시크릿은 나와 함께하는 모든 재주를 즐거워해요. 그 중에 썰매타기를 가장 좋아하는 거 같아요.(스케이트보드 타는 것도요. 우리 집에 보드가 있는데, 시크릿은 거기서 펄쩍 펄쩍 뜁니다!) 재밌는 건 시크릿이 가장 좋아하는 게 썰매를 끌고 여기저기 돌아다는 거예요. 막대기 가져오기와 비슷한 거 같아요!”

-어떻게 썰매 타기를 가르쳤어요?

“클리커(딸깍 소리를 내는 훈련도구)를 이용해 재주를 가르쳐요. 저는 매번 조금씩 배우도록 도와줘요. 예를 들면, 맨 처음엔 시크릿이 썰매 위에 올라가 가만히 있으면 보상을 줘요. 그 뒤엔 언덕에 올라가 편안히 타고 내려올 때까지 차츰 단계를 밟아나가는 거죠.” -그림도 그리고, 스케이트보드도 타고, 대걸레로 청소하고, 도가(개와 함께하는 요가)도 하던데… 시크릿이 가장 좋아하는 게 뭐예요? “음. 솔직히 말해서 시크릿이 가장 좋아하는 건 나랑 하이킹하면서 내가 나뭇가지(매우 큰 걸로!)를 던지면 쫓아가서 가져오는 거예요. 수영도 정말 좋아하죠. 그때도 나뭇가지나 프리스비를 가져온답니다.”

“시크릿 생일 축하해! 벌써 세살이 된 걸 믿을 수가 없네. 나는 너한테 많은 걸 가르쳤는데, 네가 나한테 결국 더 많은 걸 가르쳐준 걸 몰랐어. 가장 멋진 3년을 보냈어.” (2017년 1월2일)

-동물행동학자 프란스 드발은 개에게서 ‘시간감'(미래를 인식하는 능력)을 비롯해 다양한 인지능력이 있다고 하더군요. 시크릿에게서도 비슷한 능력을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놀란 적은 없으세요?

“음. 시크릿은 언제건 많은 걸 해요. 사람들은 개의 지능을 너무 저평가하지요. 우리가 무엇을 하려는 줄 시크릿이 처음부터 완전히 이해하고 있어서 놀란 적이 많아요. 이런 일이 있었어요. 내가 시크릿에게 연필을 주고 콧등 위에 세워 균형을 잡아보려고 했거든요. 그러자 ‘연필 떨어뜨리기'가 목표가 아니란 걸 금방 알아채는 거예요. 그리고 최선을 다해서 연습했지요. 저는 연필을 콧등 위에 올리고 (떨어지지 않게 들고) 움직이는 걸 가르쳐야 했어요.”

-시크릿이 도가(개와 함께하는 요가)를 좋아하나요? 훈련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나요?

“매일 해요. 항상 다른 동작을 해봐요. 내가 생각하기엔 시크릿은 모든 종류의 도전을 좋아하는 거 같아요. 하기 싫은 건 안 해요. 시크릿에 달렸죠. 오히려 훈련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지루함을 더 못 견뎌하는 거 같아요. 그래서 다른 것도 많이 합니다. 하루에 한번 하이킹은 꼭 가고요, 동네 상점에도 놀러가고, 반려견 공원도 가죠.”

남종영 애니멀피플 편집장 [e-mail]

나뭇가지 가져오기를 가장 좋아하는 시크릿. “시크릿과 프리스비와 다른 놀이를 했어요. 그리고 퇴역한 디스크 독(원반 던지기 경연을 하는 개)과 반려견주도 만났습니다.” (2016년 9월29일)

“시크릿은 다른 동물을 보는 걸 좋아해요” (2017년 7월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