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똥괭이네’ 고양이들이 촬영하는 모습이다. ‘22똥괭이네’ 임아무개씨 제공
천안시 서북구 한 건물 밑엔 거꾸로 뒤집힌 페인트통, 먼지 덮인 포대 자루 등 잡동사니가 쌓여 있다. 그 작은 틈으로 카메라가 들어가자 생후 한 달 된 새끼고양이들이 꼬물거리고 있다. 지난해 3월 고양이 유튜브 채널 ‘캐츠패치’에 올라 온 길고양이 ‘감귤이’의 육아현장이다.
‘캐츠패치’는’ 2명의 개인구조자 염지연(29)씨와 곽보림(28)씨가 유기동물과 아픈 동물들을 돕기 위해 만든 유튜브 채널이다. 2015년부터 꾸준히 개인 구조 활동을 하다 지난 1월부터 유튜브를 포함한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주로 길고양이, 유기묘, 학대묘의 이야기를 전달한다. 탕수육 국물에 온몸이 데인 길고양이 ‘망고’, 담뱃불에 화상을 입었던 ‘설이’ 등 8마리의 길고양이와 폐가에 묶여 있던 유기견 ‘순식이’ 등이 함께 사는 모습이 담겨있다.
염씨는 “구조할 때 필요한 치료비나 안락사 없는 보호소, 쉼터, 개인구조자들을 돕고 싶어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캐츠패치’는 구독자 1만명이다. 많이 보는 영상은 63만 뷰까지 나온다. 광고승인이 난 지 한 달이 되지 않아 수입은 아직 없지만, 홍보활동으로 번 돈을 보호소 후원금 등으로 기부하고 있다.
‘캐츠패치’의 주인공 ‘설이’가 인형을 보고 있다. 설이는 최근 입양을 갔다. 염지연씨 제공
‘캐츠패치’ 고양이들이 쉬고 있다. 염지연씨 제공
구조한 길고양이 22마리의 사연을 올리는 ‘22똥괭이네’ 채널도 인기다. 최대 34만 뷰를 기록하고 있다. 이 채널을 만드는 20대 임아무개씨는 “영상을 보고 꼭 품종 고양이만이 아닌 길고양이들도 예쁜 집고양이가 될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고양이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길고양이나 반려묘 관련 유튜브 영상이 인기다. 검색해보면 개설된 고양이 채널만 2만개를 넘는다. 그중에서 7마리 반려묘를 관찰하는 ‘크림히어로즈’ 채널은 구독자가 7월 기준 122만을 넘었고 ‘수리노을’, ‘김메주와 고양이들’은 각각 55만, 20만을 넘겼다. 귀엽고 흥미로운 고양이들의 일상을 넘어 ‘고양이 관리 비용’, ‘고양이 꼬리 언어’ 등 키울 때 필요한 상식과 정보를 제공하며 구독자를 모으고 있다.
‘김메주와 고양이들’ 채널을 운영하는 김혜주(31)씨는 “아마도 고양이는 개보다 만날 수 있는 일이 흔하지 않아 신비감, 궁금증, 새로움 등을 유발하는 것 같다”며 “재미만을 위한 자극적인 콘텐츠보다는 고양이의 특성을 알고 올바르게 돌보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반려묘 수는 233만 마리로 2012년 116만 마리에서 2배 증가했다.
임세연 애니멀피플 객원기자
seyounyim@gmail.com,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캐츠패치’ 고양이들이 타워에 올라가 쉬고 있다. 염지연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