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애니멀피플 생태와진화

외딴 호수에 사는 물고기는 어디에서 왔을까

등록 2018-03-19 07:59수정 2018-03-19 10:05

[애니멀피플] 조홍섭의 생태 뉴스룸
일반인은 “새가 알 옮겨”, 과학 연구는 전무
운반 과정에 마르지 않는지 등 실증연구 필요
중국 내몽골의 바다인 자란 사막 사구 위에 수많은 작은 호수가 있다. 지구 호수의 대부분은 이처럼 작고 이들 상당수에 물고기가 살지만 그 이유는 모른다. 미 항공우주국(NASA) 제공
중국 내몽골의 바다인 자란 사막 사구 위에 수많은 작은 호수가 있다. 지구 호수의 대부분은 이처럼 작고 이들 상당수에 물고기가 살지만 그 이유는 모른다. 미 항공우주국(NASA) 제공
과학적 발견은 알려지지 않은 것을 찾아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무얼 모르는지 알아내는 것도 중요한 발견이다. ‘외딴 호수에 어떻게 물고기가 살게 됐나’ 같은 문제가 그렇다.

최근의 조사 결과 세계의 호수는 모두 1억1700만개이고 그 가운데 면적 1㏊ 이하인 작은 호수가 9000만개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런데 작은 호수 가운데는 주변 물길과 전혀 연결되지 않거나 일시적으로만 물이 있는데도 물고기가 사는 곳이 적지 않다. 이 물고기가 어디서 왔는지는 오랜 수수께끼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서부의 염분을 띤 작은 호수들. 미 항공우주국(NASA) 제공
오스트레일리아 서부의 염분을 띤 작은 호수들. 미 항공우주국(NASA) 제공
가능성은 몇 가지 있다. 첫째, 외딴 호수처럼 보여도 먼 과거 다른 하천이나 호수와 연결됐을 가능성이다. 지질학적 역사까지 거슬러 오르는 이 가설은 그럴듯해도 실제와는 잘 맞지 않는다. 미국 동북부 호수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생물지리학적으로 물고기가 없어야 하는 호수의 70%에서 물고기가 발견됐다. 둘째는 누군가 옮겨 놓았을 가능성이다. 낚시를 위해 또는 기르던 물고기를 애초에 없던 곳에 풀어놓는 사람들이 있다. 산 미끼로 준비한 물고기를 낚시가 끝난 뒤 풀어놓기도 한다.

물고기를 옮기기엔 성체보다 알이 훨씬 편하다. 낚시꾼의 뜰채나 레저용 보트에 끈끈한 알이 들러붙었다가 멀리 떨어진 호수에 떨어질 수 있다. 전통적으로 가장 그럴듯한 설명은 새가 옮긴다는 것이다. 물새가 부리나 다리, 깃털 등에 물고기 알을 붙인 뒤 먼 호수로 날아가 떨어뜨린다는 가설이다. 찰스 다윈도 ‘종의 기원’에서 “물고기 알은 물을 떠나서도 생명력을 유지하기 때문에 우연한 기회에 이동하기에 적합하다”고 했다.

스위스 연구자들이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조사했다. 온라인 포럼과 블로그에 오른 글을 살펴보고 물과 어류 전문가와 정책결정가에게 설문조사를 했다. 그랬더니 가장 흔한 대답은 ‘새가 물고기 알을 옮긴다’는 것이었다. 일반인은 ‘물고기가 비와 함께 떨어진다’는 믿음이 그다음으로 많았다.

연구자들은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찾아보았다. 놀랍게도 이 문제를 다룬 실증적인 과학 연구는 거의 없었다. 새의 몸에 물고기 알이 들러붙는지, 운반 과정에서 마르지 않고 생명력을 유지하는지, 운반한다는 증거가 있는지, 그리고 이동 현상을 유전적으로 뒷받침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어류와 어업’ DOI: 10.1111/faf.12270

북극으로 흐르는 시베리아의 큰 강 주변에는 빙하기의 유산인 수많은 작은 호수가 있다. 이들은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제공
북극으로 흐르는 시베리아의 큰 강 주변에는 빙하기의 유산인 수많은 작은 호수가 있다. 이들은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제공
ecothink@hani.co.kr

※ DOI는 디지털 논문 고유식별자입니다. 해당 논문을 인터넷에서 검색할 수 있습니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애니멀피플] 핫클릭

1600㎞ 날아가 날개 부러진 채 발견된 21살 매의 노익장 1.

1600㎞ 날아가 날개 부러진 채 발견된 21살 매의 노익장

노화의 3가지 수의학적 지표…우리 멍냥이는 ‘어르신’일까 2.

노화의 3가지 수의학적 지표…우리 멍냥이는 ‘어르신’일까

새끼 지키려, 날개 부러진 척한다…댕기물떼새의 영리한 유인 기술 3.

새끼 지키려, 날개 부러진 척한다…댕기물떼새의 영리한 유인 기술

아부지 차 뽑았다, 히끄야…첫 행선지는? 4.

아부지 차 뽑았다, 히끄야…첫 행선지는?

서두르지 마세요…반려동물의 ‘마지막 소풍’ 배웅하는 법 5.

서두르지 마세요…반려동물의 ‘마지막 소풍’ 배웅하는 법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