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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생태와진화

서·남해 갯벌서 푸른곰팡이 96종 발견

등록 2019-09-30 16:28수정 2019-09-30 16:31

[애니멀피플]
신종 후보 17종 포함…차세대 항생제 개발, 치즈 생산 등에 활용
우리나라 조간대에서 발견된 푸른곰팡이의 일종이 배지에서 자란 모습. 갯벌과 모래밭에도 육지에서 내려온 유기물을 분해하는 균류가 다양하게 서식한다. 임영운 서울대 교수팀 제공.
우리나라 조간대에서 발견된 푸른곰팡이의 일종이 배지에서 자란 모습. 갯벌과 모래밭에도 육지에서 내려온 유기물을 분해하는 균류가 다양하게 서식한다. 임영운 서울대 교수팀 제공.
꼭 90년 전 알렉산더 플레밍은 깜빡 잊고 뚜껑을 덮지 않은 배지에 날아든 푸른곰팡이가 세균 성장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곰팡이에서 생산한 페니실린 덕분에 제2차 세계대전 때 수많은 병사가 감염에서 목숨을 건졌다.

푸른곰팡이는 새로운 항생물질뿐 아니라 치즈 생산 등 식품업계에도 널리 쓰이지만, 300종 이상이 발견된 육상에서의 탐색은 한계에 부닥쳤다. 바다에서 새로운 푸른곰팡이를 찾으려는 노력이 최근 활기를 띠는 가운데 우리나라 갯벌에서 다수의 신종이 포함된 푸른곰팡이 속 균류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푸른곰팡이의 전형적인 무성생식 구조를 보여주는 분생자와 분생포자. 임영운 서울대 교수팀 제공.
푸른곰팡이의 전형적인 무성생식 구조를 보여주는 분생자와 분생포자. 임영운 서울대 교수팀 제공.
임영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팀은 30일 주기적으로 바닷물에 잠기는 서해 10곳과 남해 20곳에서 갯벌과 모래밭의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세계적으로 처음 발견되는 신종 후보 종 17종과 우리나라에서 처음 보고되는 미기록종 56종을 포함해 모두 96종의 푸른곰팡이속 균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우리나라 조간대에 분포하는 푸른곰팡이에 대한 체계적인 발굴과 이들의 생태적 역할을 규명한 것은 처음”이라며 “발견된 균류 가운데는 난분해성 물질 분해능력이 뛰어난 것도 있어 산업적 응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들 푸른곰팡이는 생태계의 분해자로 강물에 실려 온 셀룰로스와 단백질을 잘 분해했는데, 일부는 좀처럼 분해가 힘든 오염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를 분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 교수는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이 나온 뒤 세균의 내성이 커졌지만, 푸른곰팡이는 새로운 세대의 항생제를 만드는 데 아직도 요긴하게 쓰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푸른곰팡이가 카망베르, 고르곤졸라, 브리 등 다양한 치즈를 만들고 햄과 소시지에 향미를 더하는 데도 쓰인다고 덧붙였다.

노르망디 카망베르 치즈. 치즈 표면에 푸른곰팡이를 발라 숙성시켜 만든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노르망디 카망베르 치즈. 치즈 표면에 푸른곰팡이를 발라 숙성시켜 만든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푸른곰팡이는 토양에 널리 분포해, 그 포자가 숲이든 실내든 어디나 떠다닌다. 오래된 밥이나 빵에 푸른곰팡이가 스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바다에서 이 균류는 어떻게 생활할까. 임 교수는 “육지와 마찬가지로 바다의 푸른곰팡이 포자는 조류에 떠밀려 이리저리 다니다가 적절한 서식지를 만나면 균사를 내려 자리 잡아 증식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이처럼 다양한 균류를 찾아낸 것은 갯벌과 모래를 배지에 넣어 곰팡이를 키우는 전통적인 실험방식에 더해, 시료에서 디엔에이(DNA)를 검출한 뒤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푸른곰팡이를 찾아냈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 19일 치에 실렸다.

이번 연구에서 발견된 17종의 푸른곰팡이 신종 후보의 일부 배지와 분생자 모습. 임영운 서울대 교수팀 제공.
이번 연구에서 발견된 17종의 푸른곰팡이 신종 후보의 일부 배지와 분생자 모습. 임영운 서울대 교수팀 제공.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Myung Soo Park et al, The diversity and ecological roles of Penicillium in intertidal zones, Scientific Reports (2019) 9:13540 https://doi.org/10.1038/s41598-019-49966-5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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