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 활동가들이 25일 (주)우아한형제 사옥 앞에서 이 업체가 벌인 ‘치믈리에’(치킨감별사) 이벤트를 비판하며, ‘피믈리에’(피를 흘리는 닭)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진정으로 우아한 것은 동물을 죽이는 데 있지 않고, 살리는 데 있다”
25일 오후 1시, 비건 동물권 활동가들이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있는 (주)우아한형제들 사옥 앞에서 ‘치믈리에’(치킨 감별사)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참가한 활동가 25명은 검정색 상의를 입고 ‘배민이 말한 닭은 진지하게 죽어간다’는 피켓을 들었다. (주)우아한형제들은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업체다.
얼굴에 닭 분장을 하고 나선 네 명의 활동가들은 흰 옷에 피를 연상시키는 붉은 페인트를 묻혔다. 네 명은 바닥에 널브러져 꼼짝하지 않는 퍼포먼스로 ‘피 흘리며 죽은 닭’(피믈리에)을 표현했다. 바닥에는 ‘닭의 미래는 당신에게 있다’라는 문구가 붙어있었다. 닭 분장을 한 활동가 임성민(19)씨는 “치믈리에 시험에 동원될 뻔 했던 닭이다. 같이 있던 많은 친구들은 죽었다. 불필요하게 우리를 죽인 치믈리에 행사, 이제 그만해달라”며 “우리도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이 다시 모인 이유는 지난 22일 우아한형제가 주최한 ‘제2회 치믈리에 자격시험’ 기습시위 때 묻힌 메시지를 다시 알리기 위해서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지금도 과소비되고 있는 닭들로 인해 공장식 사육이 과열되고, 조류독감이 창궐하는 현 세태에 이를 더욱 부추기는 배달의 민족 측에 항의하기 위해 22일 모였었다”며 “(배달의 민족의 광고 카피는) 진짜 닭의 고통스러운 죽음을 감추고 오로지 맛에 대한 결과만이 닭이 원하는 미래라는 듯 닭의 죽음을 조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죽음이 재밌냐”, “닭은 생명이다”는 구호를 외쳤다.
지난 22일 비건 동물권 활동가 12명은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2회 치믈리에 자격시험’ 행사장 무대에 등장해 피켓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이들은 구호를 외치다 5분만에 제지됐고, 우아한형제 측은 “정당성이나 합법성이 결여된 채 폭력적인 방법으로 시위를 벌인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시위에 참여한 활동가 중 한 명이 애니멀피플과 인터뷰에서 “닭을 희화화하는 것 자체가 옳지 않다고 생각한 독립 활동가들이 이번 시위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치믈리에 자격시험 기습시위 참가자 말 들어보니…’)
기자회견에 참여한 동물권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는 “우리는 조용히 피켓 시위를 통해 메시지를 외쳤다. 우아한형제 측에서 우리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폭력이라는 프레임을 씌워가면서 법적 대응을 시사한 것은 유감”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는 “자발적인 비건 활동가로 이 행사에 참여했다”며 “우아한 형제들이 치믈리에를 없애지 않는다면 언제 어디서나 동물들의 고통과 피를 대변하는 우리 ‘피믈리에’들이 등장할 것임을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이날 애니멀피플에 “경찰에 정식 수사를 의뢰했다. 동물보호 메시지를 알리는 것은 존중하나, 시간과 노력을 들여 준비한 행사장에 침입해 아수라장을 만드는 방법밖에 없었냐”고 말했다. 덧붙여 “그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것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책임을 묻겠다”며 “배달의민족을 사랑해주시는 많은 분들이 모여있었다. 특히 어린 아이들과 가족들이 함께 있는 자리였다”며 시위가 참가자들에게 폭력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사진 안예은 교육연수생 seoulsouljazz@gmail.com, 남종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