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영등포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열린 실내체험동물원 규탄 기자회견에 참여한 동물보호단체 회원들.
“돈 내고 동물 괴롭히는 게 무슨 교육인가!”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는 체험형 실내동물원을 규탄하는 시민단체들이 모였다. 이들은 동물 학대와 질병 전파의 온상인 실내체험동물원의 확장을 멈추고 동물 전시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동물복지연구소 어웨어,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해방물결 등 11개 단체는 24일 서울 영등포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실내체험동물원 ‘주렁주렁’의 개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주렁주렁’은 이틀 전인 22일 일산, 하남, 경주에 이어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네번째 지점을 개장했다.
주렁주렁 영등포 타임스퀘어점의 내부. 한 관람객이 전시된 사막여우를 찍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실내체험동물원 따위의 유사 동물원 및 수족관이 동물 복지에 심각한 위해를 입힌다고 주장했다. 이형주 동물복지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야생동물의 다양한 생태적 습성을 무시하는 유사 동물원 및 수족관엔 최소한의 동물 복지, 사육 환경의 기준도 없다”며 “동물들이 ‘체험’이라는 명목으로 무분별한 접촉에 노출돼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아 이상행동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실내체험동물원을 통한 인수공통질병의 전염 위험성도 제기됐다. 최태규 휴메인벳 대표는 “검역을 거치고도 동물원에서 죽는 야생동물들이 매우 많다. 부검하면 한국에 없는 기생충과 세균이 발견되기도 한다. 인공 포육·사육한 야생동물이라도 어미에게서 새끼로 기생충이 옮아갈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 이런 동물들을 만지게 하는 시설은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24일 서울 영등포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열린 실내체험동물원 규탄 기자회견에 참여한 동물보호단체 회원들.
실내체험동물원의 교육 효과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동물구조 119의 임영기 대표는 “동물원은 ‘교육’과 ‘멸종위기종 보호’라는 두 가지 목적만 갖고 있다. 이 둘과 전혀 관계없는 ‘상업용’ 목적의 동물원은 폐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동물해방물결의 윤나리 공동대표는 “실내동물원은 ‘(동물은) 돈만 내면 만질 수 있다’는 종차별주의를 공고화한다”고 말했다. 카라의 신주은 활동가도 “돈벌이로 야생동물을 이용하고, 스트레스받는 동물을 보는데 무슨 교육의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주렁주렁 영등포 타임스퀘어점의 내부. 진열장 밖을 쳐다보고 있는 프레리도그.
이에 대해 안중태 주렁주렁 콘텐츠기획본부장은 “모든 병의 60%가 인수공통전염병인데, 마치 실내체험동물원을 통해서만 전염되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안 본부장은 또 “방역과 살균, 예방접종을 빠짐없이 했고 새 모이 주기 외엔 동물을 만질 수 없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설이 좁긴 하지만 그건 윤리적인 문제로, 논쟁이 필요한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국회엔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의 개정안 6건이 올라 있다. 그중엔 기존 등록제이던 동물원 설립을 허가제로 전환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현행법은 동물원을 ‘야생동물 또는 가축을 총 10종 이상 또는 50개체 이상 보유·전시하는 시설’로 규정하고 있으며, 운영업자는 지정된 요건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해당 시설을 등록하도록 하고 있다.
글·사진 송주희 교육연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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