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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야생동물

어쩌다 저런 곳에…민통선 철책에 희생된 가마우지

등록 2022-03-23 12:59수정 2022-03-23 15:51

[애니멀피플]
원통 철조망에서 사체 발견돼…먹이활동 중 걸린 듯
“분단 슬픔 담긴 철책에 야생동물 희생돼 안타까워”
지난 21일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민간인통제구역 철책에서 가마우지 한 마리가 원형 철조망에 희생된 모습이 포착됐다. 서경원씨 제공
지난 21일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민간인통제구역 철책에서 가마우지 한 마리가 원형 철조망에 희생된 모습이 포착됐다. 서경원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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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철원군 민간인통제구역 철제 울타리에 가마우지 한 마리가 처참하게 매달린 모습이 포착됐다. 철원 남대천, DMZ생태공원 등에서 월동하는 가마우지가 먹이활동을 위해 오가다 철책에 걸린 것으로 추정된다.

(※ 동물의 사체, 잔혹한 장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안타까운 가마우지의 모습은 지난 21일 지역 농민 서경원 오대벼채종단지협회 회장이 인근을 지나다 발견했다. 서 회장은 “민간인통제선 안에 농경지가 있어 지나다가 가마우지 모습을 발견했다. 철책산 상부의 원형 철조망이 가시처럼 돌기가 나 있어서 빠져나가려고 몸부림치다 더 묶인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21일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민간인통제구역 철책에서 가마우지 한 마리가 원형 철조망에 희생된 모습이 포착됐다. 서경원씨 제공
지난 21일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민간인통제구역 철책에서 가마우지 한 마리가 원형 철조망에 희생된 모습이 포착됐다. 서경원씨 제공

서 회장에 따르면, 그가 거주하고 있는 철원군 동송읍 일대에서는 이맘때 가마우지 50여 마리 정도가 관찰된다. 주로 여름에 이 지역을 찾던 새였으나 최근에는 텃새화된 듯 겨울에도 보이고 있다.

가마우지는 지난 2019년 전세계적으로 개체수가 늘어나며 서식지 경쟁에서 밀린 새들이 우리나라를 찾아 해안뿐 아니라 강, 호수에도 분포하는 중이다. 강원도 횡성, 춘천, 대전 등에서는 늘어난 가마우지 탓에 소음, 배설물 피해, 물고기 과잉 포식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 회장과 오대벼채종단지협회 농민들은 10여 년 전부터 철원 지역에서 월동하는 두루미를 위해 무논조성, 볏짚존치 등으로 보호활동을 하고 있다. 서경원씨 제공
서 회장과 오대벼채종단지협회 농민들은 10여 년 전부터 철원 지역에서 월동하는 두루미를 위해 무논조성, 볏짚존치 등으로 보호활동을 하고 있다. 서경원씨 제공

서 회장의 눈에 새의 처참한 모습이 더 들어온 것은 그가 10여 년 전부터 두루미 보호 활동을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서 회장과 오대벼채종단지협회 농민들은 러시아에서 월동을 위해 철원을 찾는 두루미들을 위해 잠자리와 먹이를 마련해주고 있다.

그는 매년 겨울 무논(물이 괴어 있는 논) 12만 평을 조성하고 추수 뒤 알곡이 남아있는 볏짚을 그대로 둬서, 두루미들의 잠자리와 먹이를 제공하고 있다. 철원 농부들의 상생에 이곳을 월동지로 삼은 두루미가 전세계 15종 가운데 7종이나 된다. 개체수로 보면 두루미 전체의 절반 정도 된다고 한다.

전세계 15종의 두루미 가운데 7종이 철원을 월동지로 삼고 있다. 서경원씨 제공
전세계 15종의 두루미 가운데 7종이 철원을 월동지로 삼고 있다. 서경원씨 제공

서 회장은 “두루미는 우리가 보호해야 할 문화유산이고 후대에 물려줘야 할 자연이라고 생각해 보호 활동을 하고 있다”며 “비록 가마우지가 보호종은 아니지만, 분단의 아픔이 담겨있는 철책이 야생 동물에게도 큰 장애 요인이 되고 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며 제보 사유를 밝혔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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