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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야생동물

세계 6천마리 ‘찐’ 희귀종 저어새, 서천 앞바다에 새살림 차렸다

등록 2022-05-17 12:05수정 2022-05-19 17:49

한국전쟁 때 거의 전멸했다가 생존한 저어새
시민들 보전 노력 힘입어 개체 수 늘며 확산
저어새는 스푼처럼 생긴 부리로 얕은 물을 휘휘 저어 먹이를 잡는다. 저어새가 새끼를 보살피고 있다. 국립생태원 제공
저어새는 스푼처럼 생긴 부리로 얕은 물을 휘휘 저어 먹이를 잡는다. 저어새가 새끼를 보살피고 있다. 국립생태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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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새의 영어 이름은 ‘스푼빌’(spoonbills)이다. 부리가 숟가락처럼 넓적하게 생겨 그런 이름이 붙었다. 이 새는 얕은 물에서 검은 부리를 휘휘 ‘저어’ 물고기를 잡아먹는다. 그래서 우리말로 ‘저어새’다. 부리의 신기한 모양 덕도 있지만, 이 새는 전 세계 6000마리밖에 남지 않는 희귀종으로 유명하다. 그중 90% 이상이 한국 서해안에서 번식한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충남 서천군 유부도 인근의 한 무인도에서 저어새 91마리가 번식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연구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연구팀은 “올해 4월 이곳에서 저어새가 집단 번식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충남 서천, 전남 영광 등 인근의 집단 번식지에서 분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번식하는 저어새는 인천·경기만 일대에 79%인 2914마리가 살고, 나머지는 서천, 영광 일대 갯벌의 무인대에서 산다(2021년 조사). 3월 말부터 7월까지 평균 세 개의 알을 낳아 새끼를 기른 뒤, 중국 동남부와 홍콩, 대만, 베트남 등으로 남하해 겨울을 난다. 올해 1월 홍콩야생조류협회가 주관한 ‘전 세계 저어새 동시센서스’에서 저어새는 6162마리가 사는 것으로 추산됐다.

최태영 국립생태원 복원연구실장은 “저어새는 한국전쟁 이후 거의 전멸했지만, 북한의 무인도와 비무장지대 등에서 살아남은 개체들이 인천, 강화도 갯벌로 삶터를 옮기며 확산했다. 인천저어새공존협의체 등 지역 사회의 노력으로 성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생태원은 서천 인근 갯벌의 새 번식지를 대상으로 정밀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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