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윤순영의 자연관찰 일기
일부 사진가 둥지 주변 가지치기 등 ‘조류 학대’ 촬영 당연시
‘둥지 팔이’, 비닐하우스 세트장 연출 등 상업화 추세
동물 학대법은 반려동물만 대상, 보호종 아닌 야생동물은 무방비
일부 사진가 둥지 주변 가지치기 등 ‘조류 학대’ 촬영 당연시
‘둥지 팔이’, 비닐하우스 세트장 연출 등 상업화 추세
동물 학대법은 반려동물만 대상, 보호종 아닌 야생동물은 무방비

수정구 위에 꿀과 혼합된 애벌레를 놓고 감금된 동박새를 이용해 어색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가평, 독자 제보)

한 사진가가 전지가위를 들고 오목눈이 둥지로 다가선다. (서울, 사진가 촬영·제보)

관목 숲에 숨겨졌던 오목눈이 둥지가 서서히 드러난다. (서울, 사진가 촬영·제보)

촬영에 방해되는 주변 모든 나뭇가지를 남김없이 잘라낸다. (서울, 사진가 촬영·제보)

주변의 나뭇가지를 모두 잘라내자 밖에서는 보이지 않던 오목눈이 둥지가 훤히 드러났다. 둥지가 외부에 고스란히 드러난 사진을 보면 사진 내용에 감탄하기에 앞서 비윤리적인 촬영인지 의심해야 한다. (서울, 사진가 촬영·제보)

일부 사진가가 꾀꼬리 둥지의 가림막 구실을 하던 나뭇가지를 잘라내 갓 태어난 새끼들이 주변에 고스란히 노출됐다(왼쪽). 5마리였던 새끼는 2마리로 줄었고 노출된 둥지에서 비를 피하지 못한 새끼가 빗물에 흠뻑 젖었다.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사진가 촬영·제보)

나뭇가지 꿀을 발라 동박새를 유인한 세트장의 모습. 조류 학대에 많이 이용되는 새다. (가평, 사진가 촬영·제보)

나무에 사는 동박새는 이끼가 있는 곳은 좋아하지 않는다. 이끼가 깔린 곳의 동박새 사진은 세트장에서 촬영한 학대 사진으로 보면 된다. 목이 말라 물을 마시는 동박새 곁에 엉뚱한 밀화부리까지 함께 있다. (가평, 사진가 촬영·제보)

번식지로 돌아가야 했을 겨울 철새 되새가 여름 철새가 되어 외롭게 하늘을 바라보며 세트장에 갇혀 있다. (가평, 사진가 촬영·제보)

세트장에 갇혀 있는 유리딱새. 지금쯤 바깥에서 짝을 만나 번식할 시기다. (가평, 사진가 촬영·제보)

세트장 장독 위에 애벌레를 먹이로 주었다. (가평, 독자 제보)

세트장을 버젓이 광고하는 글. (독자 제보)

동박새 세트 촬영장. 광고 문구가 보인다. (양평, 사진가 촬영·제보)

사진 찍기 편하게 가지치기를 하고 낚싯줄로 나뭇가지를 묶어 직박구리 둥지를 끌어내린 모습. 새끼를 포기할 수 없는 어미가 먹이를 먹이지만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깃털 없이 갓 태어난 새끼는 결국 일사병으로 죽기도 한다. (경기도 김포시 고촌 읍, 지역 사진가 촬영·제보)

훤히 보이는 흰눈썹황금새 둥지. 암컷이 거미를 물고 와 주변을 살핀다. (경기도 팔당 인근, 사진가 촬영·제보)

흰눈썹황금새는 몸길이 약 13㎝의 작은 새다. 몸 크기에 맞는 작은 나무 구멍에 둥지를 틀어 천적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둥지는 흰눈썹황금새보다 몇 배나 크고 그대로 노출돼 있다. 어색하게 둥지에 손을 댄 흔적이 이끼에서도 보인다. (팔당 인근, 사진가 촬영·제보)

흰눈썹황금새가 제정신이라면 내 새끼를 다 잡아가라고 둥지를 허술하게 만들었을 리 없다. 알을 품는 시기에 위협요인이 생기면 둥지를 포기하지만 새끼가 태어난 뒤에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 새의 심리를 이용한 것이다. (팔당 인근, 사진가 촬영·제보)

정상적인 흰눈썹황금새 둥지. 몸에 맞는 작은 구멍의 둥지를 튼다. 왼쪽이 암컷 오른쪽이 수컷이다.

얼핏 흰눈썹황금새 부부가 새끼를 기르는 멋진 사진으로 보이지만 둥지 훼손과 연출이 의심된다. (사진가 제보)

위 사진에 대한 다른 사진가들의 댓글.

청호반새 둥지 구멍을 누군가 막아두었다. 인공적으로 만든 둥지 근처 횟대에 부부가 나란히 앉아 안절부절못하며 둥지 앞을 서성인다. (연천, 사진가 촬영 제보 영상 캡처)

호반새가 둥지 속 새끼에게 먹이를 주고 쏜살같이 날아간다. 천적에게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백로류는 다소 굵고 높은 나무에 둥지를 튼다. 무성했던 나무 한 그루의 나뭇가지가 제거되자 쇠백로의 둥지가 훤히 드러났다. 뙤약볕에 노출된 새끼가 처량해 보인다. 주변에 방해되는 나무들도 다 제거되었다. 자연 훼손까지 한 셈이다. (강원도 춘천)

물까마귀는 계류 바위 밑 은밀한 곳에 둥지를 튼다. 그러나 어떤 사진가가 바위 한가운데로 둥지를 옮겨 놓았다. (강원도 홍천군 내면)

땡볕과 천적의 눈에 고스란히 드러난 물까마귀 둥지. 최악의 환경을 극복해가며 새끼를 길러내려는 모정이 애처롭다. (강원도 홍천군 내면)

정상적인 물까마귀의 둥지는 얕은 계곡 물 낙차가 있는 은밀한 바위 구멍에 자리한다. 훤하게 드러난 물까마귀 사진을 내놓은 사진가에게는 어떻게 촬영했는지 반드시 물어야 한다. (강원도 홍천군 내면)

겨울 철새 중 맹금류인 참수리, 흰꼬리수리 등을 촬영하기 위해 메기, 잉어, 바다 생선, 돼지고기 등을 무분별하게 살포하여 생태를 교란하는 일부 사진가들의 무분별한 행위가 극성을 부린다. (남양주시 와부읍 팔당리, 사진가 제보)

정상적인 긴꼬리딱새의 둥지. 나뭇잎이 무성한 가지, 다소 어두운 곳이 최상의 보금자리다. (경기 가평 현리)

나뭇가지를 다 쳐내 벌거벗은 긴꼬리딱새 둥지. (경기 가평 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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