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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야생동물

주말엔 숲으로…놀라운 탐조여행의 시작

등록 2017-09-03 00:15수정 2017-09-03 14:29

[애니멀피플] 이병우의 새 보기 좋은 날
‘철새 장관’ 기사에 혹해 떠난 실패한 새 보기 여행의 추억
동네의 오래된 숲과 하천부터 쌍안경과 도감 챙겨 떠나보자
탐조여행의 첫번째 준비물, 쌍안경. 탐조정보 사이트에서 초보자용 브랜드를 추천 받는 것이 좋다.
탐조여행의 첫번째 준비물, 쌍안경. 탐조정보 사이트에서 초보자용 브랜드를 추천 받는 것이 좋다.
1997년 대학교 4학년 겨울방학, 신문에 ‘강화도에 철새 장관'이라는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당시에 새를 보러 다니지 않았지만 자연을 좋아했기에 기사가 흥미로웠다.

마침 주말 데이트를 어디서 할까 고민 중이었는데, 명쾌한 해답을 찾은 셈이었다.

지금은 사라진 신촌 시외 버스 터미널에서 완행버스를 타고 강화도로 출발! 처음 철새들을 만나는 장면은 당연히 하늘을 뒤덮고 있을 것이라는 너무 앞선 상상을 하는 동안 버스는 강화도로 달렸다. 강화읍에 내려 시내버스를 타고 남쪽으로 이동하는데, 30분이 지나는 동안 보이는 새들이 없다. 버스 기사에게 물어봐도 모르겠다 하고 1시간쯤 더 가다가 무작정 내려 갯벌로 나가 보았다. 저 멀리 갈매기 몇 마리만 보이고 상상했던 그림은 없었다. 괜한 생고생에 여자친구에게 면목이 없다. “그 기사 사기 아니야?” 의심하며 돌아왔다.

그러나 기사는 결코 사기가 아니었다. 아무리 철새가 많고 장관이라도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인 강화도를 꽉 채울 만큼은 널려 있지는 않았을 테니 말이다. 다만 철새들의 습성과 정확한 장소를 알지 못하고 무턱대고 도전했기 때문이었다. 그 일이 있고 5년 정도 지난 후에, 진정한 탐조의 세상을 접하게 되었고 강화도는 사계절 자주 찾는 나의 철새여행 행선지 중의 하나가 되었다.

새 보기,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 막상 말을 꺼내놓고도 잘 정리하기가 쉽지 않음을 새삼 느낀다. 20년 전에 비한다면 인터넷을 통해 탐조 정보를 상당히 많이 얻을 수 있지만, 입문하는 사람이 스스로 시작하기에는 탐조의 저변이 아직 많이 얕은 상황이다. 이를 감안하여 스스로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을 정리해 전해드린다.

어디서 시작할까?

서양에는 ‘정원 새보기’(Garden Birdwatching)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집과 집 주변에서도 새보기를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동네 공원과 학교 숲이 가장 첫 번째 탐조 대상지로 적합하다. 공원은 오래 될수록 새들 뿐만 아니라 다른 생명들도 다양하다. 동네 주변에서 가장 오래된 숲을 찾아보자. 두 번째로 집에서 가장 가까운 작은 하천에 나가보자. 습지는 늘 다양한 생명들을 품고 있으며 새들과의 거리도 적당하다. 서울의 경우, 겨울 중랑천 하류는 정말로 대단하다.

탐조여행의 두번째 준비물, 도감. 많이 알수록 더 많이 보인다.
탐조여행의 두번째 준비물, 도감. 많이 알수록 더 많이 보인다.
무엇으로 시작할까?

새로운 활동에는 새로운 도구가 필요하다. 시작을 위한 최소한의 도구는 쌍안경과 도감이다. 쌍안경은 배율 8배, 구경 30~42mm의 사양을 가진 것을 고른다. 탐조문화가 자리잡지 못하다 보니, 인터넷에서 ‘쌍안경'을 검색하면, 어린이용 장난감급의 쌍안경이 우선 검색된다. 탐조정보 사이트에서 초보자용 브랜드를 추천 받는 것이 좋다. 동네 뒷산에 가도 히말라야 원정대처럼 등산복을 사입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탐조 분야도 그런 경향이 있다. 시작부터 무리하지 말고 10만 원대 쌍안경으로 시작해도 충분하다. 망원경은 쌍안경으로 최소 6개월~1년 정도 경험해보고 정말 필요성이 느껴지면 추가로 투자한다.

쌍안경은 바로 사는데, 도감은 천천히 사는 분들이 간혹 있다. 내가 본 새가 어떤 새인지 바로 알아보려면 도감은 필수이다. 여러 종의 도감이 출판되어 있는데, 필수기초도감은 고민할 필요 없이 딱 한 종류이다. LG상록재단에서 펴낸 <한국의 새>. 다른 도감은 이 책을 보고 나서도 부족함을 느낄 때 사는 것이 좋다.

누구와 시작할까?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이 그것을 경험해본 사람과 함께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나 탐조 인구가 상당히 적은데다가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도 동호회 활동이 인터넷을 통한 정보 교류에 그치고 있어서 막상 현장 활동은 제한적이거나 개별적인 것이 우리나라의 상황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인터넷에서 꾸준히 정보를 축적하고 자신이 참여가 가능한 동호회 또는 프로그램을 찾아서 새를 많이 아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기회를 늘리기를 추천한다.

언제부터 시작할까?

새들은 사계절 모두 있다. 우리나라 전체에 500여종의 새들이 있고 철새와 텃새를 더하여 철마다 100~200 종류의 새들을 만날 수 있다. 관심을 갖고 본다면 놀랍게도 조금씩 새들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다만 한여름에는 새들의 활동이 잘 눈에 띄지 않고, 더위와 벌레 때문에 오래 동안 관찰하기가 힘들다. 이 시기를 제외하고 초가을부터 초여름까지 새들의 생명력을 만나는 것은 언제나 싱그럽다. 더위도 끝나고 이제부터 새보기 좋은 날이 시작된다. 이번 주말 가까운 숲으로 강으로 도전해보자.

글·사진 탐조여행가 이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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