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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바다의 로또’는 준비한 자만이 얻는다?

등록 2017-10-30 04:59수정 2017-10-30 11:38

[애니멀피플] 밍크고래 ‘의도적 혼획’ 논란
김현권 의원 “중복 혼획 34명 이르러…6번 잡은 사람도”
2015년 1월 강원 양양의 한 항구에 죽은 밍크고래가 들어와 몸 길이를 측정받고 있다. 밍크고래처럼 멸종위기종이 아닐 경우 혼획된 고래는 시장에 유통된다. 이 고래는 2000만원에 위판됐다. 해양경찰청 제공
2015년 1월 강원 양양의 한 항구에 죽은 밍크고래가 들어와 몸 길이를 측정받고 있다. 밍크고래처럼 멸종위기종이 아닐 경우 혼획된 고래는 시장에 유통된다. 이 고래는 2000만원에 위판됐다. 해양경찰청 제공
최근 4년 반 동안 ‘바다의 로또’라 불리는 밍크고래를 두번 이상 혼획(우연히 그물에 걸림)하여 획득한 신고자가 34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6번이나 고래를 혼획한 사람도 있었다.

29일 해양경찰청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현권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2013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밍크고래 등 대형 고래 347마리가 혼획됐다. 이 가운데 밍크고래는 334마리로 전체의 96%를 차지했다. 한달에 6마리꼴로 그물에 걸려 죽은 것이다. 다 자란 밍크고래는 수협 위판장에서 최대 3000만~4000만원에 팔려, 혼획한 어민은 연 소득의 절반을 한번에 챙긴다.

그런데 해경 통계를 보면, 이런 쉽지 않은 ‘운’을 두번 이상 누린 ‘중복 혼획 신고자’가 적잖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고래를 우연히 얻은 어민 289명 가운데 10%가 넘는 34명이 이에 해당했다. 올해 초 경북 영덕 앞바다에서 길이 4.7m의 밍크고래를 혼획해 화제가 됐던 ㄱ씨는 2013년 1회, 2015년 3회, 2016년 1회 등을 포함해 같은 지역에서 6번이나 밍크고래를 잡았다. 밍크고래를 5번 우연히 잡은 신고자도 2명이었고, 4회는 3명, 3회 8명, 2회 20명 등이었다.

국제포경위원회(IWC)에 보고되는 밍크고래 혼획량 중 3분의 1 이상이 한국 연안에서 발생한다. 일부 환경단체는 ‘고래가 다니는 바닷길에 일부 어민이 그물을 치고 혼획을 기다리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그물에 걸리더라도 관련 법에 따라 신고하지 않고, 죽기까지 기다린다는 것이다.

국내 연안을 헤엄치고 있는 밍크고래.  고래연구센터 제공
국내 연안을 헤엄치고 있는 밍크고래. 고래연구센터 제공
밍크고래는 한여름 한국과 일본, 중국 사이의 바다에 머물다 겨울에는 따뜻한 동중국해로 가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세부적인 이동경로는 밝혀지지 않았다. 국제포경위원회는 이렇게 오가는 밍크고래 계군을 ‘J-stock’으로 분류하는데, 일본 등 포경 재개를 주장하는 국가와 갈등 속에서 정확한 개체수 결정은 유보하고 있다.

송경준 울산대 고래연구소 교수는 2011년 학술지 <동물 세포와 시스템>에 J-stock 최소 개체수를 5247마리로 추정하고, 한해 53마리 밑으로 인위적으로 포획·혼획되어야 지속가능한 계군이 유지된다고 봤다. 반면 국내 밍크고래가 1600마리로 추정된 적도 있다. 고래연구센터가 목시조사를 토대로 국내 연안 서식분만 추정한 값이다.

환경단체는 밍크고래를 ‘보호 대상 해양생물’(멸종위기종)로 지정해 ‘로또’를 기다리는 행위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면 고래고기를 시장에 유통할 수 없다. 반면 정부는 목시조사를 통한 추정값이라 정확한 자원량 산정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멸종위기종 지정 검토를 위해 밍크고래 자원량을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권 의원은 “해양관리공단과 고래연구센터 등이 조사해 상습적 혼획을 방지하기 위한 어구 설치 규정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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