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의 입구와 출구가 한 줄로 이어져 있을 때 새들은 그곳을 통로로 인식해 날아들 수 있다.
유리창에 천적인 맹금류 스티커를 붙이는 것만으로는 효과적으로 버드스트라이크(새가 유리창에 부딪혀 죽는 것)를 ‘완전히’ 예방할 수 없다고 한다. 맹금류 모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유리창이 있음을 알리기 위해서는 여러 장의 스티커를 붙여야만 한다. 또 가급적 유리창 바깥에 스티커를 붙여야 빛 반사를 깨뜨릴 수 있어 더욱 좋다.
버드스트라이크를 막기 위한 조류 친화적인 건물 디자인은 무엇일까. 국립생태원이 지난 27일 공개한 미국야생조류보전협회와 뉴욕시의 조류 친화적 디자인 등 외국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야생 조류와 유리창 충돌’ 안내서를 참고했다. 조류 친화적 건물 디자인은 건물 전체에 적용하는 것이 원칙이나 도심지 나무의 최고 높이인 16m 부근도 신경 써야 한다.
가정집에 붙여 둔 스티커. 여러 장을 붙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유리창에 밧줄을 늘어뜨리는 것도 충돌을 막을 수 있다.
일단 건물 벽 유리 사용을 최소로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유리창에서 5㎝ 떨어져 방충망을 설치한다. 방충망을 유리에 너무 붙여 설치하면 새가 부딪혔을 때 유리에 부딪히는 것과 같은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방충망 대신 밧줄을 길게 늘이는 것도 좋다. 대신 간격은 10㎝ 정도로 한다. 새들은 일반적으로 구조물 높이가 5㎝ 미만이거나 폭이 10㎝ 미만이면 그걸 통과하려고 날아들지 않는다고 한다. 조류 충돌 방지를 고려한다면 5㎝X10㎝를 기억한다.
유리 벽면을 기울어지도록 설계하면 주변의 비침이 덜 할 수 있다.
직각으로 설치한 유리벽보다는 20~40도 각도로 비스듬하게 설치한 유리가 조류에게 더 안전할 수 있다. 하지만 기울어진 유리는 땅을 반사하기 때문에 주변 조경이 유리에 비칠 수 있어 완벽하지는 않다.
투명한 유리 면적의 최소 5%의 패턴을 넣으면 충돌 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빛이나 열 투과를 줄여주고 미적으로도 효과가 있는 패턴 있는 유리나, 패턴이 되도록 유리창에 세라믹 프릿(유리 위에 세라믹 도료를 실크 인쇄한 뒤 열처리 등을 함)을 부착하는 방식이 있다. 세라믹 프릿은 진한 회색이나 주황색이 가장 효과가 좋았고 흰색은 그 효과가 작았다고 한다.
자외선 반사 또는 흡수 패턴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새들은 사람과 달리 자외선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방법은 조류 충돌 사고 방지에 좋은 대책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이를 활용한 상업적 제품 수가 매우 적다고 한다.
코스타리카 카라라 국립공원의 유리창은 세라믹 프릿이 인쇄된 유리창을 사용했다.
국립생태원의 휴게실이다. 자외선 반사 스티커를 설치해두었다.
야간 조명을 바꾸는 것도 예방법 중 하나다. 새들은 조명의 인공적 빛 때문에 방향감각을 쉽게 잃는다. 조명 효과를 극대화하면서도 조명이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조명 중에서도 녹색이나 파란색 조명보다 붉은 조명, 흰색 조명이 조류에게 미치는 영향이 적다. 외국에서는 새들을 위해 조명을 꺼두거나 깜박거리는 조명으로 바꾸기도 한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전국 야생동물 구조센터에서 유리창 충돌로 구조한 새는 솔부엉이(631마리), 황조롱이(489마리), 멧비둘기(447마리), 직박구리(433마리), 소쩍새(358마리), 집비둘기(320마리), 수리부엉이(228마리), 새매(225마리), 까치(220마리), 큰오색딱따구리(189마리), 말똥가리(187마리), 참새(185마리) 순서였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사진 국립생태원 제공
전면이 유리로 된 건물은 주변 환경을 그대로 비추기 때문에 조류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