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계수 실험을 하기 위해 오스트레일리아 해변에 물새 장난감을 배치하는 연구자들. 재러드 호지슨 제공
야생동물을 보전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그 동물이 몇마리 있고 어떻게 그 수가 변화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러나 한마리, 두마리… 세어나가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새를 집계할 때 쌍안경이나 망원경으로 큰 무리를 하나씩 장시간 세어야 한다. 새들은 가만있지 않고 이리저리 자리를 바꾸기도 하고, 다 세지도 못했는데 무리가 이동하기도 한다.
드론(무인비행장치)은 피곤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야생동물 계수를 손쉽게 해준다.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곳에서 한눈에 전체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 속 동물을 세거나 컴퓨터 알고리즘을 이용해 자동으로 계산할 수도 있다. 그런데 드론의 계수가 얼마나 정확할까.
드론으로 촬영한 큰제비갈매기 번식지 모습. 드론을 이용해 숙련된 관찰자보다 정확하게 수를 셀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재러드 호지슨 제공
고무 물새 장난감 수천개를 늘어놓은 오스트레일리아 애들레이드 해안. 미리 수를 아는 장난감을 대상으로 인간과 드론의 계수 경쟁이 벌어졌다. S. 안드리올로 제공
애들레이드대 등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연구자들은 기발한 방법으로 야생동물 세기를 놓고 인간 대 드론의 경쟁을 붙였다. 과학저널 ‘생태학과 진화 방법’에 실린 논문을 보면, 드론은 숙달된 인간 관찰자를 크게 이겼다. 연구자들은 수천개의 고무로 만든 물새 인형을 해변에 늘어놓고 한쪽에선 숙련된 조류 관찰자가 쌍안경과 망원경으로, 다른 한쪽에선 드론을 날려 세도록 했다. 시민과학자들은 드론이 찍은 사진 속 새의 수를 셌고, 사람 대신 컴퓨터 알고리즘을 이용해 세는 방식도 동원했다. 결과는 드론 쪽이 43~96% 더 정확하게 장난감 새의 수를 센 것으로 나타났다. 당연히 드론을 해변에 가깝게 저공 비행할수록 정확도가 높았다. 연구자들은 “저공비행 쪽이 효과적이지만 드론이 야생동물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컴퓨터를 이용한 계수 방법도 사진을 사람이 판독하는 것과 비슷한 정확도를 보였다.
연구책임자인 재러드 호지슨 애들레이드대 생물학자는 “야생동물을 정확히 아는 것은 개체수의 작은 변화라도 알아챌 수 있어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개체수가 현저히 줄어들 때까지 기다린다면 멸종위기종을 보전하기에 너무 늦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드론을 이용한 야생동물 관측 방법은 펭귄, 펠리컨, 앨버트로스, 군함조 등 무리를 이루는 조류와 물개, 듀공, 오랑우탄, 거북, 고래 등의 관측에 유용하게 쓰인다. ‘생태학과 진화방법’ DOI: 10.1111/2041-210X.12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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