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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야생동물

배낭 멘 제비야, 강남이 어디니?

등록 2018-07-24 10:03수정 2018-07-24 10:18

[애니멀피플] 경남 교사·학생들, 국내 첫 지오로케이터 부착 조사
2010년부터 시작한 제비 번식현황 조사
학생들의 환경·생태 종합적 이해로 이어져
올해는 위치기록장치 실은 제비 기다린다
전 세계 80여종이 사는 제비는 우리나라에서 특히 사람과 가깝게 지냈다. 들판을 날아다니는 제비의 모습.
전 세계 80여종이 사는 제비는 우리나라에서 특히 사람과 가깝게 지냈다. 들판을 날아다니는 제비의 모습.
지난 5월, 삼랑진 시내는 모처럼 교실에서 벗어나 학교 밖으로 나가는 아이들의 조잘거리는 소리로 시끄러웠다. 경남의 제비 생태탐구활동에 참여하는 동아리 학생들의 제비 공동조사 기간이었다. 학생들은 학교 주변의 제비 둥지 조사에 열심이었다.

“선생님! 저기 제비 둥지가 있어요!” “어미 제비가 알을 품고 있어요.” “저 둥지에선 벌써 새끼가 태어났어요. 다섯 마리가 보여요.”

아이들은 교실에서 미리 배운 제비에 대한 지식을 자랑하며, 제비 관찰수첩에 둥지의 위치, 알의 개수와 새끼 수 등을 기록했다.

제비가 있는 집이나 가게의 주인은 제비가 온 시기와 몇 년째 제비들이 계속 오고 있다고 아이들에게 친절하게 설명했다. 이날만큼은 마을의 훌륭한 생물 선생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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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학생들은 제비를 안다

제비는 지구에 약 80여종이 산다. 극지방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발견되는 흔한 여름철새다. 특히 논농사를 지어온 한국·중국·일본의 경우, 제비가 사람이 사는 건물에서 새끼를 기르는 등 야생조류로는 매우 드물게 사람들과 가깝게 살았다. 우리 조상들도 이런 이유로 제비를 아끼고 보살폈으며, 옛이야기나 지명에 제비 이야기가 많이 전해진다.

하지만 논농사 위주의 전통적인 농경문화가 비닐하우스와 같은 시설농업으로 바뀌고, 많은 사람이 도시에 거주하는 등 생활 모습이 달라졌다.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제비 수는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수년간의 조사 결과, 제비 개체수 감소의 원인은 환경변화 외에도 둥지를 부수거나 떼어내는 등 제비에게 위협이 되는 사람들의 행동에도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제비 번식 현황을 조사하고 있는 학생.
제비 번식 현황을 조사하고 있는 학생.
경상남도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제비 생태탐구활동은 2007년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경남교사모임’ 소속 교사들이 점점 사라지는 제비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끼며 시작했다. 2010년부터 본격적인 조사활동을 시작하여, 지금까지 9년째 활동하고 있다. 올해는 82개 학교 101개의 동아리 학생들이 두 주일 동안 각 지역의 제비 번식현황을 조사했다.

이 프로젝트에 참가한 아이들은 제비라는 한 생물종의 특성을 관찰하고 기록하여 공유하게 된다. 제비의 먹이가 되는 잠자리, 하루살이, 모기 등과 같은 곤충들이 우리 주변의 논이나 하천, 수로에서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자기가 사는 지역의 제비를 관찰하고 탐구하는 활동은 지역의 환경과 생태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로도 이어질 수 있다.

제비는 대개 3월 중순부터 4월 초께 번식지인 우리나라에 돌아온다. 이미 짝을 지어 돌아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수컷이 먼저 돌아와 번식 둥지를 차지하고 암컷을 기다린다. 짝이 지어지면 4월부터 5월 중에 1차 번식을 하게 된다. 1차 번식 때 5~6개 정도의 알을 낳고, 14일 정도 알을 품는다.

새끼 제비들이 어미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약 3주일간의 육추 기간이 끝나면, 새끼들은 다 자라서 이소를 한다.
새끼 제비들이 어미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약 3주일간의 육추 기간이 끝나면, 새끼들은 다 자라서 이소를 한다.
부화 이후 알에서 깬 새끼를 기르는 육추 기간은 21일 정도이고, 새끼들이 다 자라서 이소를 하고 나면, 어미 제비들은 2차 번식을 하게 된다. 2차 번식은 1차 번식 때보다 1개씩 알을 적게 낳는데, 장마와 폭염이 겹치는 2차 번식은 1차 번식보다 실패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 특히, 폭염은 제비가 번식에 실패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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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 등에 지오로케이터를 부착한 이유

그동안의 조사활동을 통하여 경남 지역 제비의 도래 시기와 번식현황에 대한 자료가 계속해서 축적되고 있다. 많은 수의 제비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는 않지만, 가락지 부착을 통해 귀소율에 관한 자료도 모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도래하고 번식하는 모습을 조사하는 것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오히려 더 큰 궁금함이 생겼다. 제비가 겨울을 보내는 월동지는 어디일까? 같은 지역에서 번식한 제비들의 월동지는 같은 지역일까? 제비는 어떤 경로를 통해 이동할까? 이동 시간은 얼마나 걸릴까? 수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올해는 처음으로 지오로케이터를 일부 제비에 부착했다.

이 사업은 경남 창녕에 있는 따오기복원센터 김성진 박사의 도움과 경남 제비교사연구회 소속 교사들의 참여로 이루어졌다. 밀양 삼랑진 지역에서 7마리(성조 3쌍+성조 1마리), 진주의 문산 지역에서 3마리(성조1쌍+성조1마리) 모두 성조 10마리를 포획하여 지오로케이터를 붙였다.

지오로케이터를 등에 단 제비. 내년에는 귀한 정보를 들고 올 것이다.
지오로케이터를 등에 단 제비. 내년에는 귀한 정보를 들고 올 것이다.
소형 위치기록장치인 지오로케이터를 제비에게 부착하는 것은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를 위해서 부착하는 지오로케이터는 새의 비행과 이동에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의 최소한의 무게여야 한다. 그래서 이번에 제비에게 부착한 지오로케이터는 0.45g 정도이다. 또 지오로케이터의 광센서가 해가 뜨고 지는 시간을 분석해 위치를 인식하고 기록하기 때문에 제비의 등에 작은 백팩을 메고있는 모습처럼 부착하였다.

내년의 제비는 ‘강남이 어디일까?’ ‘이동 경로는 어떻게 될까?’ 같은 제비에 대해서 궁금하게 생각했던 문제들에 대한 답을 가지고 올 것으로 기대한다. 벌써 내년이 기다려진다.

글·사진 김철록 경남 삼랑진초등학교 교사 sentmarx@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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