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미국 샌프란시스코 동물원 방문기
1929년 문을 연 공영동물원
구조된 동물들 비율이 높아
산 동물 만지는 대신 털만 두거나
죽은 거북이 등껍질로 체험
동물원엔 ‘감금의 이유’ 있어야
1929년 문을 연 공영동물원
구조된 동물들 비율이 높아
산 동물 만지는 대신 털만 두거나
죽은 거북이 등껍질로 체험
동물원엔 ‘감금의 이유’ 있어야
미국 펠리칸이 사는 사육장. 이 펠리칸들은 야생에서 날개를 다쳐 날 수 없는 개체들이다.
부상당한 야생동물 치료해 보호하는 동물원 동물원에서 눈에 띄는 점은 야생에서 구조된 동물들의 비율이 다른 동물원에 비해 높다는 것이다. 해먹과 웅덩이를 오가며 서로 장난을 치는 어린 흑곰 두 마리는 지난해 알래스카 수렵·낚시관리국(Department of Fish and Game)에 의해 영양실조인 상태로 구조됐다가 이 동물원으로 옮겨졌다. 동물원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무부가 겨울잠을 자는 곰의 사냥을 허가하도록 야생동물 사냥 규제를 완화한 것이 최근 알래스카에서 어미를 잃은 ‘고아 곰’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이유로 추측된다고 한다. 사육 중인 바다사자 두 마리도 모두 실명한 상태로 구조된 동물들이다. 이중 ‘사일런트 나이트’는 2010년 캘리포니아 소살리토에서 구조되었을 때 얼굴에 총상을 입은 상태였다. ‘헨리’는 영양부족 상태로 좌초되었다가 구조되었는데 실명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바다사자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는 해양포유류보호법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캘리포니아에서는 어부가 미끼로 사용하는 생선을 노리는 바다사자를 총으로 공격하는 경우가 흔하다. 동물원은 해양포유류 전문구조기관인 해양포유류센터(The Marine Mammal Center)와 협력해 좌초되거나 다친 바다사자의 구조 활동을 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동물원의 바다사자는 얼굴에 총상을 입은 상태로 구조되었다.
흑곰은 어미를 잃어버렸다. 샌프란시스코 동물원의 특징은 야생에서 살아갈 수 없는 동물임을 알리고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과 다른 체험동물원 탐험 지역(Exploration Zone)은 우리나라의 동물체험관처럼 다른 전시관에 비해 관람객이 동물을 가까이 볼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다. 소동물을 전시하는 어린이동물원, 농장동물을 전시하는 가족농장, 곤충관, 미어캣과 프레리도그 사육장, 교육센터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같은 목적으로 조성되었다고 해도 한국의 체험동물원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한국 체험동물원에서 흔하게 ‘만지기’ 용으로 사용되는 마우스, 기니피그, 고슴도치, 거북이 등의 동물이 전시되고 있었지만 관람객이 마음대로 만질 수 있는 동물은 한 마리도 없었다. 동물마다 각각 조성된 야외 사육장의 울타리 안에는 고등학생 자원봉사자들이 배치되어 동물을 관리하고 관람객에게 동물의 생태에 대해 설명했다. 거북이 사육장의 자원봉사자는 “한 번 만져보라”며 살아있는 동물 대신 죽은 거북이의 등껍질을 내밀었다. 고슴도치 사육장의 자원봉사자는 발밑 어딘가에 숨어있는 고슴도치 대신 준비된 인쇄물을 사용했다. 고등학생이지만 ‘고슴도치와 포큐파인은 어떻게 다른지’ 묻는 관람객의 질문에 막힘없이 척척 대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관람객이 손으로 만지거나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동물은 농장동물뿐이었다. 그마저도 정해진 시간에 사육사의 감독하에 이루어지고 있었다. 대신 곳곳에 설치된 안내문 밑에 동물 털을 비치해 동물을 직접 만지지 않고서도 촉감을 느껴볼 수 있도록 했다.
이형주 어웨어 대표가 죽은 거북의 등을 만지고 있다.
살아있는 양을 만지는 게 아니라 양의 털만 모아 두고 만지게 하고 있다.
프레리도그 사육장. 한국의 동물원보다는 환경이 좋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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