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아쿠아리움의 벨루가. 벨루가는 수질 관리가 생명이다. 수족관은 관리를 잘 하고 있다고 하지만 동물보호단체는 이를 믿지 않는다. 2016년 4월 벨루가 한 마리가 패혈증으로 폐사했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수족관 해양포유류는 어떤 질병에 취약할까.
애니멀피플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이 서울시 동물보호과에 제출한 ‘질병 관리 계획’을 살펴보았다. 중장기 계획을 통해 수족관에 사는 해양포유류가 걸릴 수 있는 질병을 파악해보니 지류증(발바닥이 세균에 감염되거나 염증이 생기는 질병), 비만 등 실내 생활의 ‘어려움’이 느껴졌다.
물속과 물 밖 생활을 모두 하는 바다사자와 참물범은 모기에 물리지 않아야 한다. 물 밖에 있을 때 모기에 물렸다가는 자칫 심장사상충에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아쿠아리움은 해충 구제에 신경 쓴다. 바다사자와 참물범은 11월까지 심장사상충 예방약을 먹는다고 한다.
펭귄은 조류 발바닥이 부풀어 오르는 ‘지류증’에 자주 걸린다. 지류증은 조류의 발바닥에 지나친 자극이 있을 때 걸릴 수 있는 피부병이다. 현재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펭귄도 지류증 치료 중인데, 이는 바닥 환경이 좋지 않다는 방증일 수 있다.
먹이를 많이 먹고 움직이지 않아 체중이 증가할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아쿠아리움 관계자는 3일 “훔볼트 펭귄 중 일부가 살이 쪄서 다이어트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 “지류증인 펭귄들도 치료하고 있다. 다른 동물들은 건강하다. 심장사상충이나 지류증은 야생에서도 동물들이 걸릴 수 있는 질병”이라고 답했다.
수질 관리는 동물의 생명과 직접 연결된다. 아쿠아리움 쪽은 물에 있는 병원균이 벨루가의 입이나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 것을 가장 경계한다. 아쿠아리움 쪽은 서울시에 “사육사가 일일이 하루 한 번 수질검사하고 주 1회 대장균 검사, 월 1회 수조 세균 배양 검사 등을 한다”고 밝혔다. 이미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쪽은 2016년 4월 패혈증으로 벨루가 1마리(벨로)를 잃은 적이 있다. 보통 패혈증은 수족관 사육환경이 좋지 않을 때 발생할 수 있다.
동물보호단체 동물을위한행동 전채은 대표는 “수족관에 사는 동물들은 꾸준한 관리를 받아야 할 운명이다. 비만과 모기에 물리면 안 된다는 것 등 동물에게 생길 수 있는 질병을 알고 관리 계획을 세우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이다. 수의학적 인력과 예산 투입을 계속해 더욱 동물의 건강에 신경써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에 따라 동물원과 수족관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보유 생물의 질병 관리 계획을 제출할 의무가 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벨루가 2마리, 참물범 4마리, 캘리포니아바다사자 3마리, 훔볼트 펭귄 28마리, 작은발톱수달 10마리 해양포유류를 사육하고 있다. 아쿠아리움이 밝힌 전문인력은 상근수의사 1명, 촉탁수의사 1명, 수산질병관리사 5명, 사육사 21명이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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