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서울 시내 한 음식점 CCTV에 포착돼
생태계 교란, 인수공통전염병 위험 외래종
어웨어 “라쿤카페 금지법 빨리 통과돼야”
서울 시내 한 음식점 CCTV에 포착돼
생태계 교란, 인수공통전염병 위험 외래종
어웨어 “라쿤카페 금지법 빨리 통과돼야”
서울 시내 한복판을 배회하는 외래종 라쿤이 발견됐다.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한 음식점의 CCTV에 포착된 해당 라쿤은 식당 테라스 바닥과 식탁을 코로 훑으며 먹이 찾는 행동을 했다. 라쿤카페가 밀집한 서울 마포구 서교동 일대에서 발견된 이 라쿤은 개인이 기르다 유기했거나 라쿤카페에서 탈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라쿤은 현재 포획되지 않았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와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유기된 라쿤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용득 의원실이 환경부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충남, 9월과 지난해 11월 제주에서 유기된 라쿤이 구조됐다. 지난 4월에는 수원의 한 라쿤카페에서 탈출한 개체를 119안전센터가 구조해 야생동물고조센터로 인계한 후 카페에 반환했다. 충남에서 구조된 라쿤은 서울대공원으로 옮겨 자리를 잡았지만 제주에서 발견된 두 마리는 모두 안락사됐다. 9월에 발견된 라쿤은 다리가 절단된 상태로 발견돼 치료가 불가능했고, 지난해 11월에 발견된 라쿤은 공격성이 높아 보호 치료 중인 다른 야생동물을 공격해 안락사된 것으로 밝혀졌다.
어웨어는 “유기되거나 탈출한 라쿤이 번식할 경우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의 경우 1970년대 애완용으로 들여온 라쿤이 유기돼 야생화하면서 농작물 및 목조 건물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
지난 5월 이용득 의원은 카페, 음식점 등 동물원이나 수족관으로 등록되지 않은 시설에서 야생동물 전시를 금지하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라쿤카페 금지법)을 발의한 바 있다. 외래종인 라쿤은 생태계 교란의 위협도 있지만 라쿤회충 등 인수공통전염병을 야기할 우려도 있다. 어웨어 이형주 대표는 “국회가 하루 빨리 라쿤카페 금지법을 통과시킬 뿐 아니라 개인이 사육할 수 있는 야생동물 종을 법으로 지정해 라쿤 같은 생태계 교란 위험 종은 애완용 사육을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한 라쿤카페에 방치돼 있는 라쿤들. 어웨어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