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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야생동물

도요새는 왜 해변 모래밭 내달리나

등록 2019-01-31 10:40수정 2019-01-31 16:17

[애니멀피플]윤순영의 자연관찰 일기
갑각류 등 모래 파고들기 전 사냥, 세가락도요는 해변 줄달음 꾼
바닷물이 물러난 바닷가 모래에서 세가락도요가 먹이를 찾고 있다.
바닷물이 물러난 바닷가 모래에서 세가락도요가 먹이를 찾고 있다.
하얀 비행군단이 해변을 가로지른다. 배의 흰색이 빛을 받아 유난히 돋보인다. 등과 배가 번갈아 보일 때는 마치 카드섹션을 하는 듯 색깔 변화가 현란하다. 물결치는 평평한 바위 위에 60여 마리의 세가락도요 무리가 자리 잡는다. 물결 따라 움직이며 먹이를 찾는다.

비행하는 세가락도요 무리.
비행하는 세가락도요 무리.
세가락도요가 먹이터로 날아든다.
세가락도요가 먹이터로 날아든다.
파도가 치지 않는 바위는 쉼터이자 부근의 먹이터로 향할 채비를 하는 곳이다.
파도가 치지 않는 바위는 쉼터이자 부근의 먹이터로 향할 채비를 하는 곳이다.
암초 주변에는 다양한 생물이 산다. 세가락도요 무리는 이곳을 찾아와 먹이 먹기에 여념이 없다.

파도가 밀려오면 슬쩍 몸을 날려 피한다.
파도가 밀려오면 슬쩍 몸을 날려 피한다.
큰 파도가 밀려오면 자리를 뜬다.
큰 파도가 밀려오면 자리를 뜬다.
다리가 짧기 때문에 큰 파도를 견딜 수는 없다.
다리가 짧기 때문에 큰 파도를 견딜 수는 없다.
세가락도요는 주로 바닷가 모래밭에서 먹이를 찾는다. 파도가 흰 포말을 일으키는 물과 뭍의 경계가 그곳이다. 물결을 따라 정신없이 모래밭을 달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바닷가 모래 속에 숨어있는 등각류, 모래 파기 게 등의 무척추동물이 도요새의 주 먹이이다. 이 무척추동물은 파도가 밀려오면 구멍 위쪽으로 올라와 물결에 실려 온 플랑크톤이나 유기물 조각을 먹고, 바닷물이 빠져나가면 모래 깊숙이 숨는다.

도요새가 노리는 건 이들이 모래 깊숙이 들어가기 직전의 순간이다. 바닷물이 빠져나가는 경계선을 향해 도요새들이 돌진하는 까닭이다.

세가락도요 무리는 정신없이 먹다가도 물결 따라 정확히 움직이고 큰 파도에 놀라 자리를 옮기기도 하면서 아주 노련한 솜씨로 먹을거리를 찾아낸다. 이미 월동지 환경에 잘 적응한 모양이다.

바닷물과 해변의 경계 부근에 몰려 먹이를 찾는 세가락도요 무리. 파도가 덮치기 전에 사냥을 마쳐야 한다.
바닷물과 해변의 경계 부근에 몰려 먹이를 찾는 세가락도요 무리. 파도가 덮치기 전에 사냥을 마쳐야 한다.
세가락도요가 파도 위로 날아오른다. 바다비오리가 이 모습을 물끄러미 보고 있다.
세가락도요가 파도 위로 날아오른다. 바다비오리가 이 모습을 물끄러미 보고 있다.
종종걸음으로 모래 위를 빠르게 달려가 부리로 쪼아 사냥하다 저녁이 되면 목욕을 즐기는 일도 빼놓을 수 없는 일상이다. 물로 날개 깃을 털어내며 손질하고 그 자리에서 빠른 날갯짓으로 상승하면서 날개를 말리기도 한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세가락도요의 비행 모습은 넋을 놓게 한다.

세가락도요가 목욕하는 모습을 홍머리오리가 뒤에서 보고 있다.
세가락도요가 목욕하는 모습을 홍머리오리가 뒤에서 보고 있다.
저녁 무렵이면 목욕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저녁 무렵이면 목욕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북극해 주변에서 번식하는 세가락도요는 우리나라의 동해 연안 모래 갯벌과 낙동강하구 지역에서 주로 볼 수 있다. 2~3마리의 작은 무리, 또는 200~300마리의 큰 무리를 이루어 봄, 가을 이동 시기에 흔히 통과하며 일부는 해안, 하구, 갯벌 등지에서 월동한다. 물이 고인 곳에 흩어져서 먹이를 찾는다.

목욕을 마치면 깃털을 말리기 위해 바로 상승비행을 하는 것이 세가락도요의 특징이다.
목욕을 마치면 깃털을 말리기 위해 바로 상승비행을 하는 것이 세가락도요의 특징이다.
몸길이 20㎝, 여름철은 전체적으로 적갈색을 띠며 이마에 검은 갈색의 축이 되는 반점이 있다. 배는 흰색이며, 귀 깃, 뺨, 턱, 목에 검은 갈색의 반점이 있다. 겨울철은 몸 윗면이 회백색이다. 조개류, 갑각류, 지렁이, 곤충류 등을 먹는다.

글·사진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겨레 환경생태 웹진 ‘물바람숲’ 필자. 촬영 디렉터 이경희, 김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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