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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야생동물

붓으로 그린 듯, 외모만 로맨틱한 게 아니었네

등록 2019-07-10 13:43수정 2019-07-10 13:47

[애니멀피플] 미바튼 호수의 기적
4. 우아한 북방흰뺨오리의 생태
북방흰뺨오리는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한다. 어린 수컷은 일본의 예술가가 붓으로 선의 미학을 담아 그린 듯한 예술적인 흑백의 무늬가 몸통을 덮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북방흰뺨오리는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한다. 어린 수컷은 일본의 예술가가 붓으로 선의 미학을 담아 그린 듯한 예술적인 흑백의 무늬가 몸통을 덮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미바튼 호수와 락사우 강에 사는 특별한 새를 들라면 단연 북방흰뺨오리를 빼놓을 수 없다. 북방흰뺨오리는 미바튼 호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이 새들은 용암의 초원에서 부화를 하지만 때로는 사람들의 집에 머물면서 특수하게 제작된 부화상자를 이용한다. 미바튼에는 오래전부터 사람과 북방흰뺨오리들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북방흰뺨오리는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한다. 어린 수컷은 일본의 예술가가 붓으로 선(禪)의 미학을 담아 그린 듯한 예술적인 흑백의 무늬가 몸통을 덮고 있다. 북방흰뺨오리는 목, 가슴, 옆구리만 흰색이고 다른 부분은 모두 검은색이다. 검은 머리는 부리와 눈 사이에 붓으로 찍어놓은 듯한 물방울 무늬가 독특하다. 양 뺨에 커다란 흰점이 하나씩 있고 활처럼 굽은 작은 흰무늬가 날갯죽지 양옆으로 여섯 개씩 있다. 수컷의 노란 눈동자는 강렬한 인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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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내내 ‘로맨틱’

수컷 북방흰뺨오리는 커다란 머리로 위용을 자랑한다. 두개골의 경부가 궁형을 이루고 있어 이마는 높고 경사졌으며 이 때문에 북방흰뺨오리는 크고 위협적으로 보인다. 뒤쪽 머리의 무성한 깃털은 강하게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내고 있다. 북방흰뺨오리의 원래 학명은 부케팔라 이스란디카(Bucephala islandica)인데 사실은 물소 머리, 정확히 말하면 아이슬란드 물소 머리라는 뜻이다.

새끼를 돌보는 암컷 북방흰뺨오리
새끼를 돌보는 암컷 북방흰뺨오리
수컷에 비해서 암컷은 회색 몸통 때문에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리고 암컷은 목둘레에 흰색 띠가 둘러져 있다. 암컷은 카카오갈색 머리에, 날갯죽지 깃털은 하얀색이며 노란색의 눈에는 녹색 점이 찍혀 있다. 암컷은 수컷에 비해 훨씬 작지만 깊은 구멍 속에 사는 북방흰뺨오리들에게서 볼 수 있듯이 둥지 안에 있을 때 공간을 덜 차지하는 장점이 있다.

암컷은 가을에 짝을 찾는데, 이때 중요한 것은 우아함이다. 암컷은 화려한 깃털이 있는 수컷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이 새들은 가을에 짝을 지어 겨울 내내 로맨틱한 분위기 속에서 지낸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이 새들은 지속적으로 짝짓기를 한다. 인간 외에 섹스를 하면서 쾌락을 느끼는 동물은 돌고래가 유일하다 알고 있었는데 북방흰뺨오리 역시 여기에 속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북방흰뺨오리 수컷
북방흰뺨오리 수컷
겨울의 끝 무렵인 3월과 4월이 되면 날씨는 점점 화창해지고 짝을 지은 북방흰뺨오리는 서서히 일정한 호수의 구역을 자기 영역으로 만든다.

미바튼에 서식하는 오리들의 성비를 보면 경우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약 1,200마리의 수컷과 800마리의 암컷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바튼에 암컷보다 수컷이 훨씬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날씨 때문에 서식조건이 아주 안 좋은 해에는 수컷의 개체 수가 암컷보다 적은 적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암컷은 알을 낳고 부화로 인한 고단한 삶 때문에 수컷보다 수명이 짧다. 이 알들의 무게는 암컷의 몸무게와 거의 맞먹는다. 암컷이 알을 낳은 후 부화를 하고 새끼를 열심히 돌보는 동안 수컷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밖으로만 떠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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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구역’ 건드리지마!

겨울의 끝 무렵인 3월과 4월이 되면 날씨는 점점 화창해지고 짝을 지은 북방흰뺨오리는 서서히 일정한 호수의 구역을 자기 영역으로 만든다. 영역 차지는 5월 말에 정점을 이루고, 거의 모든 새들은 짝을 지어 호수의 일정 구역을 자기 것으로 만든다.

이 새는 봄에 자기 영역을 차지할 때면 다른 새에 비해 단호하다. 수컷은 자기 영역을 고집스럽게 지키면서 북방흰뺨오리는 물론 다른 새들이 범접하지 못하게 한다. 자기의 영역을 마치 물 위에 경계선이라도 그어놓은 듯 엄격하게 구분하고, 이 경계선은 누구도 침범할 수 없다.

북방흰뺨오리는 낯선 새가 자기 영역을 침범하면 거세게 반항하면서 침범자를 사정없이 공격한다. 이에 반하여 잘 알고 있는 이웃 새일 경우에는 위협적이긴 하지만 엉뚱한 모습을 보인다.

수컷들은 곧바로 공격하지 않고 물 위에 납작 엎드려 서로 위협한다. 이 싸움은 대부분 자기 밑으로 깊이 들어온 상대 수컷에게 다리를 물리기 전에 한 놈이 멀리 달아나는 것으로 끝난다.

전체 새 집단의 30~40%가 해마다 알을 부화한다. 그리고 나머지 60~70%의 새들은 안전한 둥지를 틀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새의 공격으로 인하여 부화가 되자마자 죽거나 어른 새로 성장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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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함을 벗어던지고…

암컷이 2주 정도 알을 품고 나면 수컷은 화려한 깃털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어 날개깃을 바꾼다. 또한 얼굴에 있던 흰무늬가 없어지고 머리 전체가 검은색으로 변한다. 수컷의 옆구리에 있던 흰색 깃털도 빠지고 가슴의 흰 깃털도 점점 어두운색으로 변한다.

암컷이 2주 정도 알을 품고 나면 수컷은 화려한 깃털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어 날개깃을 바꾼다. 또한 얼굴에 있던 흰무늬가 없어지고 머리 전체가 검은색으로 변한다.
암컷이 2주 정도 알을 품고 나면 수컷은 화려한 깃털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어 날개깃을 바꾼다. 또한 얼굴에 있던 흰무늬가 없어지고 머리 전체가 검은색으로 변한다.
날개 깃털이 빠진 수컷은 이제 날지를 못한다. 수컷들은 다시 평상시의 모습으로 돌아가 여름이 되면 보통사람에게는 암수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그 특징이 눈에 잘 띄지 않게 된다.

자기 영역에 있던 수컷들은 점차 경계를 풀고 이제 호숫가에 무리를 지어 다닌다. 말하자면 일종의 수컷만의 모임을 즐기는 것이다. 이 시기에는 물속에 있던 모기유충이 성장하여 물 밖으로 사라지고 호수 바닥에 있던 모든 먹잇감이 호수 밖으로 나오기 때문에 자기 영역을 차지하려던 다툼은 현저하게 줄어든다.

글 운누르 외쿨스도티르 <미바튼 호수의 기적> 저자, 번역 서경홍

사진 출판사 ‘북레시피’ 제공, 그림 아르니 에인아르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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