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거제씨월드 사태로 본 고래류 체험 문제’ 토론회

22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거제씨월드 사태로 본 고래류 체험 문제와 향후과제’ 토론회에 참여한 해양포유류학자 나오미 로즈 박사는 “벨루가를 밟고 올라서는 행동은 동물에게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거제씨월드 누리집
“체험 프로그램은 고래 신체에 충격” 22일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양이원영 의원, 정의당 강은미 의원, 동물권행동 카라, 핫핑크돌핀스, 환경운동연합은 ‘거제씨월드 사태로 비춰 본 고래류 체험 문제와 향후 과제’를 주제로 온라인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는 고래류의 생태와 습성을 연구해온 해양포유류학자, 수족관 시설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이야기해온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 국내 고래류 수족관 관련 정부부처 담당자 등이 참석했다. 이날 첫 발제자로 나선 동물복지기관(AWI·Animal Welfare Institute) 나오미 로즈 박사는 “벨루가나 큰돌고래 등에 타는 것은 비자연적인 행위로, 동물의 신체에 큰 충격을 주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특히, 로즈 박사는 거제씨월드의 ‘벨루가 서핑’을 두고 전 세계 어느 수족관에서도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벨루가의 등에 올라탄 조련사. 핫핑크돌핀스 제공

로즈 박사는 이날 화상회의프로그램 줌(Zoom)을 통해 토론에 참여했다.
돌고래 쇼·체험 관리할 법령 전무 ‘수족관 고래류 법령 제도 개선방향’에 관해 발표한 전진경 카라 이사는 “현재 고래류 전시와 사육에 관한 법적 장치는 매우 미흡한 편이다. 2013년 장하나 전 의원의 발의로 동물원법이 마련됐지만 2016년 법안이 통과하기까지 논의 과정에서 중요한 내용은 모두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토론회 또한 동물의 쇼 체험 문제로 모이게 됐는데, 현행 동물원수족관법은 행정운영 중심의 내용만 담고 있어 동물복지에 관한 부분을 관리하고 제재할 방법이 하나도 없다”고 토로했다.


국내 수족관에서 폐사한 20마리 돌고래들의 주된 폐사원인은 패혈증, 폐렴, 신장 질환 등이었다.
“다음 팬데믹, 돌고래에서 오지 말란 법 없다” 정부 쪽 토론자로 나선 장성현 환경부 생물다양성과 과장은 “고래류 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심각성과 문제의식에 많이 공감하고 있다. 전시용 돌고래의 경우 현재 CITES 2급으로 수입이 금지되어 있다. 남아있는 수족관 돌고래들의 처우와 관련해서는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안 공청회를 통해 현행 등록제를 허가제로 전환하고 전문 검사관제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거제씨월드의 감독기관인 경남도청 이종하 해양수산과 과장은 “최근 해수부와 함께 3차례 현장점검을 통해 시설을 점검했고, 추후 협의체 구성을 통해 동물학대 부분은 계속 점검할 예정이다. 다만, 시설폐쇄와 체험 중단의 경우 현실적인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거제씨월드 연 매출 22억원 가운데 4억원이 체험 수입으로, 당장 체험을 중단할 경우 이 부분의 손실 보전이 문제가 된다”고 전했다. 이날 토론의 좌장을 맡은 이항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다.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은 다음 팬데믹은 언제 어디서 올지 모른다는 것이다. 돌고래도 포유류다. 다음 인수공통전염병이 돌고래에서 오지 말란 법이 없다. 고래류 체험 금지는 단순히 동물복지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 국가안보의 문제다. 야생동물과의 접촉을 줄이고 국가차원에서 철저히 관리해야 할 이유”라고 말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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