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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한국판 ‘통곡의 벽’ 지하철 참사 흔적 씻는다

등록 2006-02-14 21:28수정 2006-02-14 21:31

대구지하철 참사 3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중앙로역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참사 추모벽은 참사 당시의 처참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지하철 참사 3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중앙로역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참사 추모벽은 참사 당시의 처참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존-이전’ 팽팽히 맞서 방치됐던 30여m 추모벽
시민안전 파크로 옮기고 그 자리엔 예술품 설치키로

2·18 대구지하철 참사 후 3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사고가 난 중앙로 역은 말끔히 새 단장을 끝냈지만 역사 한켠에는 참사 당시의 처참함을 보여주는 한국판 ‘통곡의 벽’이 여전히 먼지 속에 자리잡고 있다. 칸막이를 세워 시민들의 출입을 막고 있는 이곳은 유족들의 요구에 따라 당시 중앙로역 복구 작업에서 제외됐던 길이 30여m의 추모벽이다.

칸막이 안 쪽 그을음이 가득한 벽면과 시커먼 재로 뒤덮인 현금 지급기, 물품 보관함, 공중전화 부스 등을 보노라면 지하철 참사 당시의 기억이 고스란히 되살아난다. 화염에 녹아 내려 형체를 알아 보기 힘든 공중전화 수화기는 사고 당시 뜨거운 불길에 휩싸였을 중앙로 역을 떠 올린다. 3년 전 한 추모객이 가져다 놓은 말라 버린 꽃다발에도 먼지가 소복히 앉았다.

‘우리 지은아. 엄마가 너무 미안하다.’, ‘고통 없는 곳 가소서.’ 등 희생자 유족들과 추모객들이 써놓은 글귀들도 시커멓게 타들어간 벽면 곳곳을 메우고 있다.

그동안 중앙로 역 사고 현장에 원형대로 추모벽을 보존하자는 요구와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 추모벽이 먼지속에 방치돼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지하철공사는 최근 추모벽에 적힌 글귀와 이곳에 보존된 현금 지급기, 공중 전화기 같은 물건들을 팔공산에 들어설 시민안전 테마파크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현재 추모벽 자리는 공모를 통해 당선된 예술품으로 아름답게 꾸미기로 했다.

대구지하철공사 김욱영 시설처장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쯤 완공될 시민안전 테마파크로 잔존물들을 옮기고, 이곳은 예술적인 조형물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하철참사 희생자 대책위 윤석기 위원장은 “안전과 추모를 상징하는 조각이나 그림 등 예술품으로 추모벽을 되살렸으면 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부상자대책위 이동우 위원장도 “중앙로 역사를 쾌적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당시 잔재물들을 안전 테마 파크로 옮겼으면 좋겠다”고 환영했다.


구대선 기자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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