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제38회 졸업식이 열린 공동경비구역(JSA) 안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조산리 대성동마을 대성동초등학교에서 유일한 졸업생인 구제원(오른쪽)군이 한복을 입은 채 재학생 후배들과 함께 졸업식 노래를 부르고 있다. 파주/임종진 기자 stepano@hani.co.kr
대성동초등, 바깥마을 학생 유치 추진
파주 교육청 ‘영어특성화’ 등 지원 나서
파주 교육청 ‘영어특성화’ 등 지원 나서
우리나라 학교 가운데 유일하게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대성동초등학교가 학생수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교 이래 처음으로 마을 바깥에서도 학생을 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968년부터 남북 대치상황의 최전방 마을인 대성동(파주시 군내면 조산리)의 초등교육을 맡아온 대성동초등학교의 38번째 졸업식이 15일 열렸다. 올해 졸업생은 구제원(13)군 한 명 뿐. 구군의 졸업을 축하해주는 후배들도 8명이 고작이다. 작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것이 불안한 부모들이 아이들을 문산 등 다른 지역으로 ‘유학’을 보내면서 몇년 전까지 15명 수준을 유지하던 학생수는 최근 10명 아래로 떨어졌다. 새학기에는 6학년으로 진학하는 학생이 아예 없어 다음해에는 졸업식도 못 치를 전망이다. 이에 학교는 마을 바깥에서도 학생을 받기 위해 파주시 공동학군으로 지정받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휴전협정 이후 유엔군사령부가 마련한 ‘민사규정’에 따라 외지인이 대성동에 전입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동안 대성동초교는 대성동 주민들만 다닐 수 있었다. 보통 학군지정은 교육장의 권한이지만, 이곳은 유엔군사령부의 동의를 얻어야만 한다. 파주교육청은 최근 공동학군 지정에 협조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유엔사에 보내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교육청은 또 지난 13일 대성동초교를 영어특성화학교로 지정했고, 우수 영어교사를 공모해 새학기부터 발령할 계획이다. 교육청은 대성동초교가 공동학군으로 지정되면 문산읍에서 20여명의 초등학생들이 전학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주교육청 관계자는 “대성동초교는 역사적 특수성과 훌륭하게 보존된 생태환경을 가지고 있고, 규모가 작은 만큼 학생들이 담임교사와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등 여러 장점이 있다”며 “여기에 학생수가 어느 정도 확보되고 우수교사까지 배치된다면 훌륭한 학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53년 휴전협정 뒤 북한의 기정동 마을과 마주보며 ‘자유의 마을’이란 이름으로 조성된 대성동은 초기에는 학교가 없어 후방에서 교사를 초빙해 6년 과정을 마친 학생들에게 금촌초등학교 졸업장을 수여했다. 그러다 지난 1968년 5월 대성동초교가 문을 열었고, 지금까지 모두 146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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