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노올림픽 모굴 동메달리스트
한국계 입양아 출신으로 토리노 동계올림픽 남자 모굴 종목에 미국대표로 출전해 동메달을 딴 토비 도슨(Toby SC Dawson·28) 선수의 친아버지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부산에서 시외버스 운전을 하는 김재수(52)씨는 20일 “신문에 난 사진을 보고 20여 년 전 잃어버린 내 큰아들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며 “친자 확인을 위해 유전자 검사도 기꺼이 받겠다”고 밝혔다. 김씨에 따르면 토비 도슨 선수는 1978년 부산 남구 문현3동에서 태어났으며, 본명은 김봉석이다. 봉석군은 1981년 어머니 위아무개(51)씨를 따라 시장에 갔다가 부산 동구 범일동 중앙시장 부근에서 행방불명됐다. 김씨 부부는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채 직접 아들을 찾아다녔으나 결국 실패했다. 이들은 아들을 잃어버린 문제로 불화를 겪다 둘째아들(23·군 복무)이 태어난 직후 이혼했다. 한편, 토비 도슨 선수는 1981년 9월23일 부산 동구 범일동의 길거리에서 발견돼 부산 남광일시보호소에서 ‘김수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지내다, 다음해 3월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미국으로 입양됐다. 그의 이름 가운데 있는 ‘SC’는 ‘수철’에서 따온 것이다. 그는 네 살 때부터 스키를 타기 시작해 12살 때 모굴로 전향했으며, 1998년부터 미국 국가대표로 활동하며 월드컵시리즈에서 여섯 차례나 우승했다. 김씨는 “오른쪽인지 왼쪽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봉석이 눈썹 바로 위에는 어릴 때 서랍장 모서리에 부딪혀 생긴 흉터가 아직 남아있을 것”이라며 토비 도슨 선수가 자신의 아들임을 확신했다. 하지만 토비 도슨 선수가 친부모를 찾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곳곳에서 친부모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어 김씨가 그의 친아버지라고 확신하기는 아직 이르다. 친부모를 찾기위해 1999년부터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했던 토비 도슨 선수는 다음달 1일 경기도 이천에서 열리는 ‘2006 지산 프리스타일 국제스키연맹 월드컵’에 출전하려고 다시 한국을 찾는다. 김씨와 만남도 이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